수주 뱃고동 ‘조선주’, 동학개미들은 왜 손사래를 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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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뱃고동 ‘조선주’, 동학개미들은 왜 손사래를 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2.08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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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조선사 주가, 올해 들어서만 ‘두 자릿수’ 껑충… 실적 개선 전망에도 “물리면 오래 간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9월 26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DB산업은행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9월 26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DB산업은행

“한화가 대우조선을 2조에 인수한 게 사실일까? 2조는 대우조선 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으로 산은이 가지는 돈이 아니라 대우조선에 남는 돈 = 대우조선 돈 = 대우조선 주인은 한화이므로 한화 돈. =>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하기 위해 2조 냈는데 그 2조가 다시 한화 돈이 되는 마술?”

지난해 9월 26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화그룹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발표하자 여론이 들끓습니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됐는데 지나치게 낮은 매각가격이라는 것입니다. 이날 한화그룹 주가는 일제히 곤두박질쳤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80% 하락, 한화시스템 7.17% 하락, 한화 5.29% 하락’.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13.40% 급등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주가추이. /자료=한국거래소
대우조선해양 주가추이. /자료=한국거래소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빅3 조선사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전날까지 대우조선해양(042660)은 24.54, 한국조선해양(009540)은 13.01, 삼성중공업(010140)은 10.17% 상승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은 지난주만 15.91% 상승,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주간 상승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11.03% 올라 3위를 차지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조선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규모 물량을 수주한 상태에서 원자재 가격까지 하락, 국내 조선사들의 이익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높은 가격에 수주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가 시작됩니다.

삼성중공업_주가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삼성중공업_주가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부가 선박인) LNG선 등 수주에 강재 조달 가격까지 하락한다면, 조선사들의 미래 이익 전망을 또다시 (상향) 수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수주잔고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스선과 컨테이너 선박은 부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영업실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중공업의 (수주) 잔고 증가와 계열사 물량 매출 인식을 감안하면, 올해 8조원 매출 목표도 달성 가능해 보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9조4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발표했는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20% 초과하는 수준”이라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조선해양 주가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한국조선해양 주가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조선 업종과 함께 기자재 업체들의 수혜도 예상됩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자재 업체가 매출 인식까지 12~18개월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자재 업체는 2025년까지 수주잔고를 쌓아놓은 상태”라며 “올해부터 본격 외형 성장과 마진 확대가 기대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조선 업종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내세우며,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선업은 사양산업” “조선주 물리는 순간 오래 간데이. 기본 십년 가지고 가야 한다” “개미들 물리라고? 조선주 몇 년간 투자해봤자 물리기 십상이다” “지난 2년 동안 오를 만큼 많이 올랐다. 지금 들어가는 건 설거지 당하는 거다. OO증권 △△△는 걸러라” “기대는 거품으로 애널들의 주가조작을 위한 연막탄인 듯한 인상. 저가 수주의 문제와 환리스크, 원자재, 인건비 문제 등으로 인해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인데 항시 매년 초기에 장밋빛 청사진을 얘기하여 주가조작에 일익을 담당하려는 애널”.

대우조선이 지난해 3월 인도한 110번째 선박인 17만4000㎥급 LNG선 존 안젤리쿠시스호.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이 지난해 3월 인도한 110번째 선박인 17만4000㎥급 LNG선 존 안젤리쿠시스호. /사진=대우조선해양

한편 대우조선은 지난달 ‘한화조선해양’이라는 상호의 가등기를 신청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HSME(한화조선해양)’라는 상표권도 등록했습니다. 다만, 대우조선 관계자는 “사명을 한화조선해양으로 굳힌 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출항, 1978년부터 ‘대우’로 5대양을 주름잡은 빅3 조선사가 어떤 이름으로 불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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