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철회 케이뱅크 서호성 행장의 ‘작심삼십일’ 이유는 몸값 뻥튀기?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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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철회 케이뱅크 서호성 행장의 ‘작심삼십일’ 이유는 몸값 뻥튀기?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2.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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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 추진” 서 행장 신년사, 한 달 만에 공수표… 마켓컬리 싸잡아 “실제 가치보다 뻥튀기”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케이뱅크의 상장 철회로 서호성 은행장의 신년사 약속이 작심삼십일이 되었다.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의 상장 철회로 서호성 은행장의 신년사 약속이 작심삼십일이 되었다. /사진=케이뱅크

“새해 위기를 기회 삼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겠다.”

검은 토끼의 해인 계묘년 둘째 날,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이 던진 신년 메시지입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 뒤인 어제(2일), 케이뱅크는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수장의 약속이 ‘작심한달’이 되는 순간입니다. 3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이번에 상장을 물린 이유는 “대내외 환경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었습니다.

케이뱅크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시장 상황과 상장 일정 등을 토대로 적절한 상장 시기를 검토해 왔으나, 대내외 환경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의 상황을 고려해 상장 예비심사 효력 인정 기한 내에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 20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케이뱅크의 증권신고서 마감일은 오는 7일입니다.

케이뱅크가 기업가치 비교 대상으로 삼은 카카오뱅크 주가는 3일 2만8850원으로 마감, 공모가(3만9000원)의 73.97% 수준에 그쳤다. /자료=한국거래소
케이뱅크가 기업가치 비교 대상으로 삼은 카카오뱅크 주가는 3일 2만8850원으로 마감, 공모가(3만9000원)의 73.97% 수준에 그쳤다. /자료=한국거래소

케이뱅크의 이번 결정은 무리한 상장이 오히려 손해라는 대주주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IPO 추진 초기 8조원까지 오르내렸던 기업가치가 실제 시장에서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조원 아래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케이뱅크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날 2만8850원으로 마감, 공모가(3만9000원)의 73.97% 수준입니다.

케이뱅크는 다만 성장성과 수익성, 혁신역량을 적기에 인정받기 위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신속한 상장이 가능하도록 IPO를 지속적으로 준비할 방침입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해 IPO를 지속 준비, 적기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상장 철회 이유처럼 ‘대내외 시장 상황’을 또 내세웠습니다.

2일치 ‘IPO 한파에 추락한 몸값… 케이뱅크, 결국 상장철회 가닥’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2일치 ‘IPO 한파에 추락한 몸값… 케이뱅크, 결국 상장철회 가닥’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케이뱅크의 상장철회 이유는 대내외 시장 상황보다 ‘몸값 뻥튀기’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은행 이용 수수료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며 음모론과 함께, 상장 연기가 능사는 아니라고 조언합니다.

“뭔 IPO 한파야? 자기 몸값보다 더 받으려다 실패한 거지” “한파가 아니라 실제 기업가치보다 뻥튀기 해서 공모로 한탕 하려다 걸린 겁니다. ㅠㅠ” “투자하면서 억지로 기업 밸류 높게 잡는다고 해서 그게 실제 기업가치는 아니다. ㅠㅠ” “주식 장사를 정도껏 해야지. 코인 찍듯이 주식 찍어서 돈 복사해감” “적당히들 해 먹어야지. 카카오 sk 상장주식 중 공모가 넘은 게 있나” “수수료 개혁의 시초인데”.

“상장 늦을수록 더 가치 인정 못 받을 텐데. 마켓컬리 봐라. 지금 장외시장에서조차 1조가 안 된다. 지들이 4조짜리라고 떠들어대더니 그래도 지난해에 상장했으면 1조는 어거지로 인정받았을 텐데. 지금 마켓컬리 상장하려면 5천억(원) 수준으로 해야 할 거다. 니들도 똑같애. 상장할 거면 하루라도 빨리하는 게 그나마 나을 거야”.

케이뱅크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및 행사 현황. 2021년 부여 당시 힘들게 버텨온 창업멤버인 직원들보다 뒤늦게 합류한 임원들에게 혜택이 쏠렸다는 비난이 일었다. /자료=케이뱅크
케이뱅크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및 행사 현황. 2021년 부여 당시 힘들게 버텨온 창업멤버인 직원들보다 뒤늦게 합류한 임원들에게 혜택이 쏠렸다는 비난이 일었다. /자료=케이뱅크

한편 케이뱅크는 업계 최초로 모든 임직원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습니다. 다만 은행 출범 후 자본잠식 우려 속에 힘든 시간을 버텨온 직원보다 뒤늦게 입사한 일부 임원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불만이 컸습니다. 2021년 총 300만주의 스톡옵션 부여 당시, 서 행장을 포함한 임원 10명에게 175만주(58.3%)가 집중됐습니다. 상장 이후 이들 주식은 어디로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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