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적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왜 올랐을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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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적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왜 올랐을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2.02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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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에도 SOX지수 뛰며 이틀째 주가 강세… 증권사 네 곳은 목표주가 하향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미래에셋 등 증권사 네 곳은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했다. /사진=SK하이닉스
미래에셋 등 증권사 네 곳은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했다. /사진=SK하이닉스

“반도체 회사가 투자 줄인다는 게 무슨 뜻인 줄 알죠?” “투자를 줄이는데 기술력이 올라가나?”.

2월 첫날, SK하이닉스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해 집행할 계획”이라며 대신 성장성 높은 서버·PC 시장에서 고성능 제품 개발·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밝히자, 누리꾼들의 반응입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이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발표가 나온 뒤입니다.

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7조6985억7100만원, 영업손실은 1조7011억7700만원을 잠정 기록했습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는 2012년 3분기(마이너스 240억원) 이후 처음입니다. 앞서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SK하이닉스의 같은 분기 영업손실 규모 1조2105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진 것입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4분기 실적이 10년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자료=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지난 4분기 실적이 10년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자료=SK하이닉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불황)이 지속하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라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불황의 늪을 비켜 가지 못한 SK하이닉스 주가가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악의 실적이 나온 전날 3.28% 오른 SK하이닉스는 오늘(2일)도 2.19% 뛰며 9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 지수)가 5.19% 급등한 영향입니다. 관련 지수는 시장보다 석 달 정도 선행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메모리 수요 감소로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라면서도 “3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0년 만의 분기 적자 소식에도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자료=한국거래소
SK하이닉스 주가가 10년 만의 분기 적자 소식에도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자료=한국거래소

역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한 IBK투자증권의 김운호 연구원은 “재고자산평가손실 규모는 예상 대비 크지 않았다”라고 풀이했습니다. 이어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하단에 있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의 폭이 더 클 것”이라며 “공급이 줄어드는 구간에서 주가가 늘 반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 반등 모멘텀은 충분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증권사 4곳은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했습니다. ▲메리츠증권(13만4000→11만9000원) ▲하나증권(12만8000→11만5000원) ▲미래에셋증권(13만3000→12만원) ▲하이투자증권(12만5000→11만5000→11만원)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3개월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평균치도 12만43원에서 11만2913원으로 5.94% 하락했습니다.

특히 올해 두 번이나 목표주가를 내린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적자가 2조4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송명섭 연구원은 “모든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직접, 간접적 감산에 따라 올해 업계 D램 생산 증가율은 마이너스 2%로 사상 최초의 역성장을 기록하고, 낸드 생산 증가율 역시 역대 가장 저조한 6%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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