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져 한도 뚝… ‘특례보금자리론’ 그림의 떡?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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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져 한도 뚝… ‘특례보금자리론’ 그림의 떡?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1.3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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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이후 대출 문의 빗발… 우대금리 제외, 대출한도 변동, 실제 산출금리에 불만 쏟아져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 첫날부터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대금리 대상 등을 놓고 벌써 볼멘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 첫날부터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대금리 대상 등을 놓고 벌써 볼멘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대체 다문화 가정이 왜 우대금리를 받아야 하죠? 이게 상식적인가요? 일반 한국인 가정은 왜 차별받죠?” “근데 어떻게 외국 국적의 동포들에게도 세금으로 혜택을 주는 건 너무 말이 안 되잖아. 이건 고금리에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고 부동산 시장 떠받뜨(치)려고 하는 수작이지. 집어치우고 낮은 금리로 필요한 사람에게 해줘라. 특혜인 척하지만 전혀 특혜가 아니다” “1인 가구는 우대금리 받을 게 전혀 없네. ㅠㅠ”.

어제(30일), ‘특례보금자리론’ 접수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달린 댓글입니다. 첫날부터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대금리 대상 등을 놓고 벌써 볼멘소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3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을 온라인 신청하는 주금공 누리집은 이날 오후에도 인증 오류가 발생하는 등 접속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31일 오후 2시 12분 특례보금자리론 로그인을 하자 휴대폰 문자 인증에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뜬 뒤 오류 메시지가 이어졌다.
31일 오후 2시 12분 특례보금자리론 로그인을 하자 휴대폰 문자 인증에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뜬 뒤 오류 메시지가 이어졌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변동·혼합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과 주택 구입자 대상 장기고정금리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1년 한시 상품입니다. 시중 주담대보다 낮은 고정금리로 장기간 이용 가능하며, 자금 용도에 큰 제한 없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집값 9억원 이하 차주라면 소득제한 없이 5억원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안에서 대출 가능합니다. LTV는 최대 70%(최초 주택 구입자 80%)이고, 비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는 5%포인트, 규제지역은 10%포인트 차감됩니다. DTI는 최대 60%, 규제지역은 10%포인트 차감됩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우대금리 혜택까지 더하면, 최저 연 3.25~3.55% 금리로 이용 가능하다. /자료=한국주택금융공사
특례보금자리론은 우대금리 혜택까지 더하면, 최저 연 3.25~3.55% 금리로 이용 가능하다. /자료=한국주택금융공사

허용되는 자금 용도는 ▲구입용(주택 구입) ▲상환용(기존대출 상환) ▲보전용(임차보증금 반환) 3가지입니다. 집을 사려는 차주뿐 아니라 변동금리 주담대를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경우, 임차보증금 반환을 위해 주담대를 이용하려는 경우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일시적 2주택자도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만기는 10·15·20·30·40·50년 등 6가지로 중도 상환수수료는 없습니다. 다만 만기 40년은 만 39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 만기 50년은 만 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금리는 ‘일반형’은 연 4.25(10년)~4.55%(50년), ‘우대형’은 연 4.15~4.45%입니다. 여기에 ‘아낌e-보금자리론(특례)’으로 신청하면 추가로 0.1%포인트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우대형 상품은 ▲만 39세 이하에 집값 6억원 이하 및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 ‘저소득청년’(0.1%포인트) ▲한부모·장애인·다문화·다자녀가구 등 ‘사회적 배려층’(0.4%포인트) ▲결혼예정자를 포함해 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 ‘신혼가구’(0.2%포인트) ▲미분양주택(0.2%포인트 우대금리) 등에 대한 혜택까지 더하면, 최저 연 3.25~3.55% 금리로 이용 가능합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SC제일은행 창구에서도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신청은 아낌e-보금자리론(특례) 금리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자료=한국주택금융공사
특례보금자리론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SC제일은행 창구에서도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신청은 아낌e-보금자리론(특례) 금리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자료=한국주택금융공사

대출 신청은 주금공 누리집이나 스마트폰 앱인 ‘스마트주택금융’ 앱을 통해 가능하며, 주말·공휴일을 포함해 오전 3시부터 자정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크래핑 서비스(서류제출 자동화) 및 행정정보 이용에 동의하면 별도 서류제출 없이도 가능합니다. 오프라인 신청은 SC제일은행 창구에서 가능하지만, 아낌e-보금자리론(특례) 금리 할인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특례보금자리론은 1년간 모두 39조6000억원 공급을 목표로 운영됩니다. 내년 1월 말까지 대출 신청자를 받을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종료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책금융상품 특성상 주택·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되거나, 공급 목표 조기 달성으로 일찍 마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0일치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첫날 주금공·SC제일은행 문의 몰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30일치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첫날 주금공·SC제일은행 문의 몰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금융당국이 홍보하는 것보다, 실제 대출금리는 높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키웁니다. 그러면서 곳곳이 구멍인 정책대출의 허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급자급 아닌 보통 사람이면 신혼부부 받아도 잘해야 4.3프로 금리야~ 3프로대라고 사기 홍보 그만해라” “한 시간 넘게 이것저것 설치하고 입력해서 겨우 산출해보니 4.4프로. 분노조절장애 올 뻔 ㅠ” “2.5 빌렸는데 집값 떨어져서 대출한도가 2.2까지 되네요ㅠ 대환 대출은 부동산 시세 상관없이 빌린 금액을 최대한도로 해주세요” “소득 증빙 서류 못 내면 포기하세요. 건보료 측정은 본인이 무직자여야 가능함” “잔금 2월 말고 3월로 해라 2월로 하면 낭패 본다” “부채비율 다 보던데” “본인 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이 맞는지를 먼저 확인해보셔야 할 거예요. 저도 물어봤는데 주담대로 안 되어 있으면 불가하다네요”.

“LTV는 최고 70%인데 DSR이 낮아 여전히 그림의 떡입니다” “이거 (대출) 받아서 집 사서 집값 더 떨어지면 그때 가서 나라에서 또 구제해주냐? 집값 잡겠다고 국민에게 투기하라는 거 아니야~~~ 왜 그러냐 진짜” “지금 시중 은행권 자체가 고정금리 혼합형도 4프로 초(반)예요. ㅎㅎㅎ” “2억 빌려도 20년 상환하면 이자만 1억이다” “대환 수요나 분양권 가진 입주 수요는 쓸만함. 아마 가능한지 확인하려는 수요가 많을 것임. 근데 이것도 1~2달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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