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탈세·불법고용… 포스코 ‘아르헨티나 스캔들’ 대서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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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회사·탈세·불법고용… 포스코 ‘아르헨티나 스캔들’ 대서특필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4.15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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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직 불법 체류자 구금으로 유령회사 설립 의혹 증폭
현지 언론 “세무 회피 의도… 합법 조치·통제 필요” 보도
관광비자 만료 불법 체류자 고용, 15명 체포 과정 소동도
포스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E&C의 아르헨티나 탄산리튬 생산 공장이 ‘유령기업’과 탈세, 근로자 불법 고용 등 각종 혐의로 스캔들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보세스 크리티카스>(Voces Críticas: 비판적 목소리)는 포스코가 살타와 카타마르카 사이의 협력지역인 살라 델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소금 호수)에 2017년 광산 부지를 인수해 이듬해 설립한 ‘포스코 아르헨티나’가 현행 규정을 명백히 준수하지 않은 이유로 광업부의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포스코가 최근 몇 달간 한국 국적의 주주를 활용해 포스코 등 다른 회사들이 기업을 법인화하는 것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으며 해당 분야의 작업과 서비스가 자국 기업을 우선시하는 광업진흥법을 위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포스코 고위직에 있던 불법 근로자들이 최근 구금되면서 유령회사 설립 의혹이 증폭됐는데 이들 유령회사는 광업법을 회피하고 세금 통제 범위를 벗어나 이익을 얻기 위한 의도이며 의심스러운 관행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살타에서 포스코의 상황은 한국과 중국 주주와 관련된 ‘유령기업’이 존재하면서 더욱 악화하고 있고, 광업촉진법 위반과 세무 통제 회피 의도가 있다며 살타 광산 활동의 투명성과 합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보세스 크리티카스'가 보도한 포스코 관련 기사 캡처 화면. /보세스 크리티카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보세스 크리티카스'가 보도한 포스코 관련 기사 캡처 화면. /보세스 크리티카스

또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살타 연방경찰이 노동부, 이민국과 함께 포스코 광산회사에 대한 강력한 개입 작전을 펼쳐 포스코 현지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입국할 당시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않은 외국인 1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관광 비자로 입국했지만, 비자가 만료됐음에도 고의적으로 법을 위반한 채 근무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매체는 당시 아르헨티나 당국의 포스코 공장 현장 급습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단속요원들이 이른 아침 사무실 근처에 배치돼 노동자들의 출근 시간을 기다렸다가 불법체류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산을 넘어 도망치거나 시설 내 컨테이너와 화장실에 숨어 탈출을 시도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는 것이다.

매체는 당국에 체포된 근로자들이 모두 적법하게 입국했고, 범죄 기록이 없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포스코 아르헨티나의 정규 직원은 아니라며 포스코 측이 이민법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고 있고 관계 당국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포스코 아르헨티나는 모든 직속 임직원이 해당 국가의 법규를 준수하는 것을 강조하고 최고의 윤리적, 법적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적법성과 노동권 존중을 침해하는 모든 관행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포스코E&C는 이에 대해 "유령기업이라든지, 탈세 의도 혐의 등은 전혀 사실과 다른 오보가 확실해 현지에서 상황에 강력 대처할 예정"이라며 "외국 기업에 대한 현지 주민의 반발 심리에 편승한 악의적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보세스 크리티카스에 연이어 보도된 포스코 아르헨티나 스캔들 관련 기사 목록.
보세스 크리티카스에 연이어 보도된 포스코 아르헨티나 스캔들 관련 기사 목록.

한편 이번 아르헨티나 연방 당국의 강력한 규제조치는 리튬 광산 주변 주민들의 고발에 따라 지난달 법원이 리튬 프로젝트의 새로운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며, 신규 광업권 발급을 중단할 것을 지방 정부에 명령한 이후 이뤄지는 후속조치로 보여 포스코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 세계 리튬의 65%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르헨티나-볼리비아-칠레로 이어진 ‘리튬 삼각지대’에 자리잡은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현지 주민들은 리튬 광산 개발이 담수 및 염수 사용을 두고 개발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포스코 리튬 공장도 해당 염호에 자리잡고 있다. 광원권을 이미 따낸 포스코는 지난달 판결에 큰 영향은 없었지만 이번 불법 고용과 관련 채굴작업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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