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초비상에 캐나다서 골프’ 포스코 최정우, ‘3연임’ 때문?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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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초비상에 캐나다서 골프’ 포스코 최정우, ‘3연임’ 때문? [마포나루]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8.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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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방문” 해명에도 비상 상황서 자리 비워 비난 봇물
일각선 “3연임 기반 다지려 사외이사들과 동반 여행” 의혹
광양제철소 노동자 감전사까지… “안전경영 부실” 비판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3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3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나라 전체가 비상상태를 겪고 있던 이달 초,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해외 골프관광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져 뒷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매체 <뉴스포레>에 따르면 최 회장은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을 동반해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골프와 관광 위주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최 회장 일행은 캐나다 입국 후 6~7일 골프 회동을 갖고 8~10일엔 밴프와 루이스호수 관광, 10~11일엔 골프와 관광을 한 후 11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과 함께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대부분이 참가했고, 회사 내에서 극도의 보안 속에서 골프 관광이 추진됐다는 것이다. 당초 최 회장은 11일 정기이사회를 마친 후 14일부터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일정을 앞당기자 내·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역대급 폭우를 동반한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다는 예보가 잇따르면서 전 국민이 바짝 긴장하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포항시는 주민 대피 행정명령까지 발령해 재해 약자 수백명을 대피시키고 포항제철소 직원들도 차수벽·차수판, 배수로 등 시설을 점검하면서 태풍 피해를 막기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의 최종 책임자인 최 회장이 일정을 앞당기면서까지 휴가를 떠나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3후판공장에 현대중공업이 지원한 소방펌프를 긴급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3후판공장에 현대중공업이 지원한 소방펌프를 긴급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로 조업중단 사태를 겪었으면, 최 회장이 직접 현지에 내려가 직원들을 격려하고 제철소 상황을 살피는 게 CEO의 도리인데 굳이 비상 상황에서 해외로 휴가를 떠나야 했느냐는 지적이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힌남노’ 피해로 고로 3기가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가동을 멈추는 타격을 입었다. 포스코 직원들이 고로 정상화를 위해 135일이 넘게 주야간으로 복구작업을 해야 했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도 태풍 대비기간에 골프와 미술전시를 보러 간 사실이 밝혀져 국감장에 불려나가 부실 대응에 대해 추궁을 받은 바 있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뒤늦게 쏟아질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외유성 관광을 떠난 것을 두고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최 회장이 3연임을 위한 바닥 다지기 차원에서 사외이사들을 모시고(?) 해외 골프를 다녀온 것 같다는 얘기다.

포스코그룹 회장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면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도록 돼있다. 그만큼 사외이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사외이사는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권태균 전 조달청장, 유진녕 전 LG화학 사장, 손성규 연세대 교수, 박희재 서울대 교수, 김준기 연세대 교수 등 7명이다. 이 가운데 김성진, 유영숙, 권태균 사외이사도 내년 3월 8일에 3년 임기가 끝나는데 다시 추천되면 연임할 수도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밝힌 공시자료에 8월 8일 캐나다서 열린 이사회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날 하루 이사회에선 올 2분기 배당실시, 포스코홀딩스 소유 철강 지분이관 및 포스코 자산 매입에 관한 안건을 의결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홀딩스가 밝힌 공시자료에 8월 8일 캐나다서 열린 이사회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날 하루 이사회에선 올 2분기 배당실시, 포스코홀딩스 소유 철강 지분이관 및 포스코 자산 매입에 관한 안건을 의결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홀딩스 측은 골프 외유에 대한 비판과 추측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최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캐나다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비즈니스 목적으로 해외 출장을 간 것이지 관광 목적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또 "포스코는 오래전부터 매년 한차례 해외현장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왔고 이번에도 글로벌 해외현장인 캐나다에서 이사회 멤버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개최한 것으로 외유성 출장이 아니다"라며 "포스코 이사회의 독립성은 국내 기업 중 가장 선진화돼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 회장의 부적절한 해외 출장(?)으로 포스코를 향한 여론이 싸늘해지는 가운데 지난 22일 광양제철소에서 작업 중이던 50대 협력업체 노동자가 감전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DX에 따르면 22일 오전 포스코 광양제철소 1열연 공장 메인 전기실에서 아이컴넷 직원 A씨(53)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포스코DX 하도급 업체 아이컴넷 소속 직원인 A씨는 당시 혼자 지하 컬버트(Culvert)에 들어가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재일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특별대책을 내놓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 왔다. 2018년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질식 사망사고 이후 안전분야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했고 2020년 광양제철소 폭발사고로 3명이 숨졌을땐 3년간 1조원 추가 투자를 약속했지만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태풍 기간 최 회장의 외유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와중에 터진 이번 사고로 포스코의 안전경영 부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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