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톡그랜트 논란’ 포스코 최정우 회장, 사면‘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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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톡그랜트 논란’ 포스코 최정우 회장, 사면‘퇴’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04.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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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1년도 안돼 셀프 자사주식 무상지급
성과급 잔치에 원로까지 안팎에서 퇴진 요구
연임 욕심 노출 땐 외풍 개입 불행 자초 우려
투명경영으로 내부·지역사회 의심 잠재워야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지난해 ‘힌남노 침수’로 실적이 반토막 났던 포스코가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최정우 회장 자신과 일부 임원에게만 거액의 '스톡그랜트'를 지급하자 회사 내외부에서 뒷말이 무성합니다.

최 회장이 지주사 전환 후 셀프 연임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비판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오고 있습니다. 책임경영에 더욱 힘쏟아야 할 시기에 제 잇속 챙기기와 내편 심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게다가 지난달 말 포스코 직원들간에 칼부림 사건이 터지자 최 회장 취임 후 무너진 기업문화를 걱정하는 내부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포스코 노조는 물론 포스코그룹 원로들까지 최정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말 많은 임원 스톡그랜트 왜?=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17일 공시를 통해 최정우 회장과 임원 26명에게 주식 보상으로 2만7030주를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톡그랜트는 기업이 임원들의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활용되는 제도이기는 합니다.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놓은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스톡옵션과 달리 자사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자기주식 처분결정 보고서.
포스코홀딩스가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자기주식 처분결정 보고서.

당시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37만원 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0억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18일 종가 41만4500원으로 계산하면 112억원이 훌쩍 넘어섭니다. 그 중 최 회장이 1812주를 챙겼습니다. 18일 종가 기준 7억5100만원에 달합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 수도 3338주로 늘어났습니다. 스톡그랜트는 받은 뒤 곧바로 팔 수도 있지만 포스코는 퇴임 후 팔 수 있도록 규정을 달기는 했습니다. 책임경영을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운 듯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노조는 물론 원로들의 비판과 원성이 빗발쳤습니다. 힌남노 피해복구를 위해 노동자와 지역사회 시민까지 나서 힘을 보태고 있는데 경영진은 은밀하게 성과급 잔치나 벌이고 있냐는 지적입니다. 또 스톡그랜트를 주려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야지 몇몇 임원끼리 나눠먹기 하는 게 책임경영이냐는 질타가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제철소 침수로 2021년 대비 영업이익이 46.7%나 줄어든 4조9000억원에 불과해 ‘어닝 쇼크’ 수준이었습니다. 

/사진=포스코
/사진=포스코

◆ 최 회장 보수 50% 넘게 올리고 직원 연봉 상승은 저조=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급여 10억300만원, 상여 18억8200만원, 기타 근로소득 800만원 등 28억9300만원을 보수로 받았습니다. 2021년에 받은 보수 18억2900만원보다 58%가 늘었습니다.

반면에 직원들의 1인당 평균 급여는 2021년 1억900만원에서 지난해 1억800만원으로 되레 줄었습니다. 직원 연봉은 깎였는데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 연봉만 올랐으니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임원과 직원의 연봉 차이가 큰 이유가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에 대한 상여금 지급 때문이었다는 설명에도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뒤따랐습니다.

노조는 이달 초 “피해복구를 위한 하청노동자와 지역시민의 피땀은 외면한 채 경영진은 은밀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비윤리 무능 경영진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거액의 스톡그랜트 성과급 잔치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거액의 스톡그랜트 성과급 잔치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 포스코 원로들도 최 회장 퇴진 요구=최 회장과 임원들이 받은 거액의 스톡그랜트가 성과급 잔치로 비난받자 원로들도 최 회장 퇴진요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일 황경로 2대 포스코 회장, 안병화 전 포스코 사장 등 원로들은 ‘포스코에 경영리더십이 절실하다’는 특별성명서를 내고 최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최 회장이 책임경영을 펼치지 않고 제 잇속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원로들은 “스톡그랜트 소식에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낀다”며 “최 회장은 포스코가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을 놓고 최 회장의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합니다. 최 회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면서 포스코홀딩스 내에 자신을 견제할 사람이 없어지면 셀프연임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포스코는 민영화한 기업이기 때문에 감사원의 감사도 받지 않습니다. 최 회장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판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수 있다는 추측과 의심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의 과욕이 포스코에 외풍을 몰고올 수도 있다는 걱정스런 얘기까지 나옵니다. 최근 외부 입김에 백기투항한 KT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특히나 국민기업으로 인식돼온 포스코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흑역사를 상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지분 9.11%를 보유한 국민연금입니다.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내세워 외풍이 개입되는 불행이 또 닥칠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이 내외부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경영능력과 셀프연임 시도에 대한 의심을 지우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동요하는 내부 직원과 지역사회, 원로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욱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영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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