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집게 손’, 남혐 논란 불 지핀 포스코·GS건설의 무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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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집게 손’, 남혐 논란 불 지핀 포스코·GS건설의 무개념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11.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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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애니메이션 이어 대기업까지 홍보 영상·포스터 노출
‘실수’ 주장에 “2년 전 전국 뒤흔든 상징, 몰랐을 리 없다”
2023 포스코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영상 캡처.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2023 포스코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영상 캡처.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2년 전 GS25의 캠핑이벤트 홍보 포스터에 등장해 전국적인 파장을 빚은 ‘집게 손’이 최근 게임업체는 물론, 포스코 등 대기업 홍보물에 재등장한 사실이 알려지며 ‘남혐’ 논란이 다시 확산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페미니즘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사용되던 ‘집게 손’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구부려 한국 남성의 신체 일부를 가리키며 조롱하는 모양을 흉내낸 것으로 ‘남성 혐오’와 페미니즘의 검증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런 표식 논란이 한국 사회에서 소모적인 갈등과 불화를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업계에선 혹시라도 이 같은 실수를 범할까봐 극도로 조심하고 자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연인지 의도적인지 국내 굴지의 기업들 홍보물에 ‘집게 손’이 잇따라 노출됐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 영상.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넥슨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 영상.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6일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만든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 해당 ‘집게 손’이 나와 남혐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넥슨은 “많은 용사님께 걱정을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던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 대목에서 페미니즘 성향을 지닌 이들은 넥슨이 악의적인 혐오몰이에 동조한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포스코가 3개월 전에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영상에도 문제의 ‘집게 손’ 포즈가 무분별하게 노출돼 비판이 거세지자 비공개 전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영상은 걸그룹의 노래를 개사해 회사를 홍보하는 애니메이션 콘텐츠였지만, 등장인물들이 ‘집게 손’ 포즈를 취하며 흥겹게 ‘우리 함께 포스코 디스코’ 타이틀을 붙이고 춤을 추는 모습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엔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의 비난 글이 쏟아졌다. “신입사원 채용을 뽑는 홍보물에 남혐 상징물을 무분별하게 띄운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또 포스코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우리 회사에 페미니즘이 묻은 거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자칫 그동안 잠잠하던 이성간 갈등이 다시 불 붙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반응이다.

포스코는 논란이 된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집게 손’ 등장 이유와 배경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 설명이 없는 상태이다.

자이가이스트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홍보 포스터.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자이가이스트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홍보 포스터.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GS건설의 모듈러 단독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 홍보물에도 ‘집게 손’이 사용된 것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 23일 자이가이스트 홈페이지 매거진 섹션에 ‘맞춤형 건축 설계 시스템’ 특허 등록을 알리는 뉴스가 포스터와 함께 게재됐다. 해당 포스터에 그려진 삽화에서 여성이 ‘집게 손’ 포즈를 취하고 있어 비난이 거세지자 현재는 사측이 삭제 조치한 상태이다.

자이가이스트 측은 “회사 이미지와 맞다고 생각해 선택했을 뿐 해당 손동작이 남혐 논란이 될 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2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며 한국사회에서 심각한 이성간 갈등 사태를 겪은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는 사안을 기업 홍보팀에서 몰랐을 리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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