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 추구로 오너 일가 왕국이 된’ SPC그룹, 허영인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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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 추구로 오너 일가 왕국이 된’ SPC그룹, 허영인은 구속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4.2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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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적절한 수익배분 구조 필요”
허영인, 노조 와해 주도 혐의로 구속 상태서 재판
검찰이 지난 21일 허영인 회장을 노조 와해 혐의로 구속기소함으로써 SPC그룹이 당분간 경영공백 사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SPC
검찰이 지난 21일 허영인 회장을 노조 와해 혐의로 구속기소함으로써 SPC그룹이 당분간 경영공백 사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SPC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사법 리스크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오너 일가가 그룹 내 주요 기업에서 챙기는 과도한 배당금이 도마에 올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22일 <사익추구로 오너일가 왕국이 된 SPC그룹>이란 제목의 자료에서 최근 5년간 오너 일가가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SPC삼립으로부터 793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겨, 기업 수익이 오너 일가의 배만 불리는 편법적인 부(富)의 이전과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은 오너 일가 지분이 32.8%이지만,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이 40.66%를 갖고 있어 오너 일가의 실질적 지분율은 73%이다. 허 회장이 4.64%, 장남 허진수 사장이 16.3%,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11.91%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오너 일가가 최근 5년간 SPC삼립으로부터 챙긴 배당금은 2018년 16억, 2019년과 2020년 각각 17억, 2021년 28억, 2022년 48억원으로 모두 128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순이익은 26.2%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오너 일가 배당금은 199.8%나 늘었다.

오너 일가는 또 지분 66.7%를 보유한 비알코리아로부터 5년간 474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갔다. 2018년 67억원에서 계속 늘어 2022년엔 127억원을 챙겼다. 이 기간 순이익은 9%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88.8% 늘었다.

SPC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파리크라상은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이 63.3%, 허진수 20.33%, 허희수 12.82%, 허 회장의 부인 이미향씨가 3.54%를 가진 사실상 가족 회사이다. 오너 일가는 파리크라상에서 5년간 190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주권은 “SPC그룹은 그간 주요 기업의 5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율이 69.5%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라며 “이번 조사에서 오너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 과도한 배당을 통해 사익편취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은 또 “SPC그룹이 부당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부정승계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며 “건전 경영을 위해 오너 일가 중심의 과도한 배당을 지양하고 기업공개를 통해 주주들에게 적절한 기업수익 배분,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SPC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해에도 주요 기업 3곳에서 188억여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파리크라상에서 77억8000만원, 비알코리아에서 66.억5000만원, SPC삼립에서 44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았다. SPC삼립의 경우 주주환원 차원에서 8년 동안 지속하던 차등배당제를 2022년부터 갑자기 중단하고, 오너 일가에게 기업수익을 몰아주면서 고배당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파리바게뜨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21일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황재복 대표를 구속 기소하고 전·현직 임직원과 노조 관계자 16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은 평소 반감을 가지고 있던 민주노총 노조 지회장이 근로자 대표로 선출되자 황 대표를 질책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노조를 ‘과반수 노조’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검찰은 허 회장이 그룹 전체를 총괄하며 노조 활동에 대한 대응 방안을 최종 결정하고 지시를 내리는 등 범행을 주도했다고 결론 내리고, 허 회장의 구속 만기일(23일)을 이틀 앞두고 재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검찰의 수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다 지난 2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돼 당시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검찰에 압송돼 조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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