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와 협업에 “ㄷㄱㄹ 장식”… ‘엔하이픈’ 엔진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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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와 협업에 “ㄷㄱㄹ 장식”… ‘엔하이픈’ 엔진 폭발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11.16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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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엔하이픈, 5집 앨범 기념 SPC와 컬래버에 팬덤 분노
“오렌지 블러드, 숨진 여성 노동자 연상시켜… 제 정신이냐”
결국 SPC 관련 문구 지우고 컬래버 타이틀도 바꿔 ‘백기’
수정 전 하이브 엔하이픈 머천다이징 상품 일부. /출처=하이브 머천다이징 소셜
수정 전 하이브 엔하이픈 머천다이징 상품 일부. /출처=하이브 머천다이징 소셜

‘공장에서 노동자가 빵 만들고 죽었는데도 죽은 노동자의 피 옆에서 동료들이 빵을 만들게 하는, 온 국민이 불매하는 기업과 뻔뻔하게 콜라보하는 것도 모자라 피 흐르는 것 같은 메뉴와 오렌지 블러드라는 명칭까지 사용함으로써 소비자 기만이 뭔지 보여주네.’

‘오렌지 블러드라는 네이밍을 사용해서 콜라보를 유지해야 한다면 적어도 협력기업 이미지와 사회적 분위기 등 기본적인 파악을 하고 진행했어야지, 대가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님?’

하이브의 그룹 엔하이픈이 SPC와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준비한다며 올린 안내창에 쏟아진 20대와 30대 MZ세대의 성난 댓글들이다.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기계장치 끼임 사고로 근로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거나 다친 SPC그룹을 향한 MZ세대의 성난 여론이 아이돌 그룹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하이브의 그룹 엔하이픈이 SPC와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추진하다 팬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백기를 들고 SPC 관련 문구를 삭제하고 타이틀을 바꾸는 일이 벌어졌다.

당초 엔하이픈은 미니 앨범 5집 ‘오렌지 블러드’ 발매 기념으로 SPC그룹 베스킨라빈스와 협업해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팬덤에서 SPC그룹과 컬래버레이션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엔하이픈은 일부 상품을 취소하고 문구를 바꿨다.

하이브는 엔하이픈 복귀와 함께 미니 앨범 5집인 ‘오렌지 블러드’ 테마에 맞춰 SPC 베스킨라빈스와 ‘오렌지 블러드 케이크’ ‘오렌지 블러드 아이스크림’을 컬래버레이션 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었다.

엔하이픈이 '올리브 블러드'라는 이름으로 SPC와 컬래버 상품을 준비한다는 사실에 팬덤의 성난 댓글이 이어졌다. 
엔하이픈이 '올리브 블러드'라는 이름으로 SPC와 컬래버 상품을 준비한다는 사실에 팬덤의 성난 댓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엔하이픈 팬덤에서는 SPC그룹과 협업에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지난해 SPC 계열사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사고사 당했는데, 이를 잊고 돈에 눈이 멀어서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사고하는 법을 잊은 집단처럼 이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느냐”는 질책이었다. 또 ‘오렌지 블러드’를 이름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사회적 분위기와 맞지 않는데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누가보더라도 제품의 모양이나 이름이 여성 노동자가 흘린 피를 연상시켜 화가 난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룹 엔하이픈 니키, 희승, 제이크, 성훈, 정원, 선우, 제이가 16일 열린 미니 앨범 5집 '오렌지 블러드'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룹 엔하이픈 니키, 희승, 제이크, 성훈, 정원, 선우, 제이가 16일 열린 미니 앨범 5집 '오렌지 블러드'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이브는 결국 성난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엑스에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공개한지 수시간 만에 해당 안내 게시물을 수정해 다시 게재했다. 수정된 내용으로는 오렌지 블러드 케이크가 삭제됐고, 메뉴 이름도 ‘오렌지 블러드’에서 ‘팝업 스페셜’로 바꿨다. 또 아이스크림은 상품 세부설명에서 ‘BR(베스킨라빈스)’을 지웠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잇단 근로자 사망사고로 기업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고 경영책임자들이 무한 책임 약속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온 SPC에 대한 MZ세대의 인식을 단적으로 반영하는 것 같다”라며 “마케팅과 기업이미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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