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외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4월 위기설 버텨낼까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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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4월 위기설 버텨낼까 [마포나루]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2.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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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최악의 건설 업황과 수익성 악화로 ‘시련의 계절’
건설 분야 경험 전무한 대표가 어떻게 헤쳐갈지 ‘걱정반 기대반’
/출처=포스코이앤씨
/출처=포스코이앤씨

건설업계가 한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3중고에 중소·중견사들은 물론 대형 건설사들마저 올해 수주 목표를 낮춰 잡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입니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태영건설 사태로 드러난 건설업계의 자금난은 총선 이후 17개 건설사가 무더기로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갈 것이라는 ‘4월 위기설’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시공능력평가 7위의 대형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에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가 선임됐습니다. 엄동설한에 건설사 대표에 올랐으니 전중선 사장께 축하의 말씀만 드리기에는 다소 민망합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여러 가지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에 비해 3계단이나 밀린 7위로 추락했고, 수익성도 크게 악화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빅5 밖으로 밀린 이유는 경쟁사들의 약진 때문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영업이익이 2021년 4409억원에서 2022년 30%나 떨어진 것은 회사의 위기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익성 악화는 회사의 사업구조 때문으로 보입니다. 건축부문 비중이 42.7%에 이르다 보니 부동산경기가 꺾여 분양시장이 냉각되거나 건자재 가격이 급등할 경우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전임 한성희 사장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의 공격적인 수주로 이를 타계하려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최근처럼 어려울 때 수주는 되레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기에 전 사장께서는 신중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 수장에 오른 전중선 사장 개인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있습니다. 최근 건설업계가 업황 악화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건설 분야의 경험이 전혀 없는 전 대표가 어떻게 난국을 타개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입니다.

“건설업은 일반 제조업과 완전히 다른 분야다. 특히 부동산경기는 상승과 고점, 후퇴와 저점, 회복 등으로 순환하므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이 수장을 맡는 게 유리하다”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전중선 사장께서 포스코홀딩스 재임 당시 외국 ‘호화 이사회 출장’ 의혹 건으로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함께 시민단체에 고발당해 피고발인 신분이라는 점도 우려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전 사장과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 등을 포함한 8명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범대위 측은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하루짜리 이사회를 명목으로 전세기를 띄워 7일간 백두산 일대 등을 여행하고 호화 식단과 숙박, 골프 등을 진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라고 주장한다고 전해집니다.

전 사장의 과거 행적과 관련한 고발과 수사가 시작된 만큼 그 결과에 따라 포스코이앤씨의 신뢰도나 이미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습니다. 이에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업의 한계에 도전하는 혁신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도 이미 발표했습니다. 또 2035년까지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해 기업가치를 현재보다 10배 높인다는 경영 목표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에게 2024년은 큰 의미를 가지는 해입니다. 그만큼 이런 시기에 대표를 맡은 전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 보입니다.

전중선 사장이 앞서 얘기한 건설업황의 어려움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회사의 구조적 문제, 무엇보다 개인 리스크로 인한 회사 이미지 실추 등을 어떻게 무난히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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