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미워도 서민은… ‘기준금리 3%’ 시대 두 얼굴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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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미워도 서민은… ‘기준금리 3%’ 시대 두 얼굴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0.12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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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통위 ‘0.25%p’ 인상, 14개월 새 1인당 이자 164만원↑… 예금금리는 5% 눈앞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등골 휘는 세입자들… 10명 중 9.4명 전세대출 변동금리 부담↑’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등골 휘는 세입자들… 10명 중 9.4명 전세대출 변동금리 부담↑’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분수에 맞게 살아야지요. 남의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이자 싸다고 빌려서 좋은 집 전세 살면 좋겠지만 이자가 비싸지면 어떻게 될지 생각 안 해보고 돈 빌렸는지. 월급생활자가 몇억씩 빌려서 집 사는 것 보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어떻게 갚을지는 생각 안 하고 사는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까 책임도 져야겠지요. 이런 기사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정부에서 뭐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돈을 빌린 것은 본인들 선택이기 때문에 책임도 본인들께서 지는 겁니다.”

“그래서 본인은 평생 한 번도 빌린 적 없었나 봐요. 그리고 월급생활자가 몇억씩 빌려서 집 사는 거는 영끌이라고 하고 해당 기사와 상관이 없으며,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이렇게 급격하게 오를 줄을 누가 어떻게 알고 있었겠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날 줄은 예상을 어떻게 한단 말인지. 본인 입장에서만 얘기하지 마시고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보면서 얘기를 하세요. 어르신. 전세대출자들은 월세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돈을 아끼기 위한 방편으로 전세를 택했을 뿐이에요.”

어제(11일) ‘등골 휘는 세입자들… 10명 중 9.4명 전세대출 변동금리 부담↑’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앞서 글을 쓴 이는 초저금리에 돈을 빌려 부동산과 코인 투기 광풍을 만든 이들에 대한 불만이 깔렸을 겁니다. 더군다나 나라에서 빚까지 탕감해준다고 했으니까요. 반면 대댓글을 단 이는 기준금리 인상 행진에 남모르게 겪을 서민들의 고통을 걱정한 것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걸으면서, 대출금리 8%, 예금금리 5% 시대가 현실화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입니다. 이에 따라 소득이 많거나 부자들의 통장은 더욱 두둑해지겠지만,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서민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10월 금통위가 201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3% 시대를 열면서,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33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은이 지난 10일 강준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3조3000억원 늘어납니다. 기준금리 인상폭이 0.50%포인트로 커지면 이자 증가액은 6조5000억원입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16만4000원 증가한다. 지난해 8월 이후로 계산하면, 앞으로 대출자 한 사람의 연간 이자가 164만원 불어나게 된다. /자료=강준현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16만4000원 증가한다. 지난해 8월 이후로 계산하면, 앞으로 대출자 한 사람의 연간 이자가 164만원 불어나게 된다. /자료=강준현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8월 이후 모두 2.50%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니, 1년 2개월간 늘어난 이자만 33조원(3조3000억원×10)입니다. 가계대출자 1인당으로 따지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16만4000원 증가합니다. 역시 지난해 8월 이후로 계산하면, 대출자 한 사람의 연간 이자가 앞으로 164만원 불어나게 됩니다.

회사채 금리가 크게 올라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 기업대출 금리는 0.52%포인트 올라 더 내야 하는 이자는 6조125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따라서 지난해 8월 이후로 따지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30조원 넘게 늘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준금리 3% 시대가 다시 찾아오자 누리꾼들은 영끌족들을 비난하면서도, 그동안 투기를 부추긴 언론의 행태를 꾸짖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기준금리 3% 시대가 다시 찾아오자 누리꾼들은 영끌족들을 비난하면서도, 그동안 투기를 부추긴 언론의 행태를 꾸짖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앞서 언급한 댓글처럼 영끌족들을 비난하면서도, 그동안 투기를 부추긴 언론의 행태를 꾸짖고 있습니다. 아울러 추가 금리 인상으로 미국과의 금리 역전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성실하게 노동해서 한푼 두푼 모으는 벼락거지 걱정은 1도 없구나. 끝까지 영끌족 걱정만” “영끌족도 문제지만 언론도 문제 있음. 집값이 문제가 있다는 경고성 기사보다 미리 집 안 사면 바보 된 거처럼 기사 쓴 언론도 문제임” “Imf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했는데 이유는 고물가와 고환율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기준금리를 올려서 물가와 환율을 떨어뜨려야 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빅스텝으로 금리 격차는 0.25%포인트로 축소됐지만 미 연준이 연내 1.25%포인트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한 만큼 한미 금리 역전을 줄여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 정기예금 가입을 좀 더 기다리리라”.

“집값 폭등 원인은 1차로 코로나로 인한 금리 인하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여기에 dsr 없는 집값 한도에 80% 기본, 신용 10%, 마통 10%) 2차로 집값이 2008 리먼 사태 이후로 저점 찍고 올라오는 상황. 3차로 사실 투기와 상승 조건을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엄청난 화력을 불어넣은 언론+건설사. 대형 투기꾼들. 마지막 4차로 지자체와 정부(lh) 함께 투기하고, 투기로 오른 땅값을 요때다 싶어 투기로 올린 거품 시세 토지값을 건설사에 팔아넘기고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여기도 모자라 아예 정부와 지자체가 아파트 판매하여 고분양”.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2조3330억원어치의 상장주식을 순매도하고, 9800억원의 상장채권을 순회수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2조3330억원어치의 상장주식을 순매도하고, 9800억원의 상장채권을 순회수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2조3330억원어치의 상장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같은 기간 상장채권도 9800억원 순회수했습니다. 이 같은 ‘바이 코리아’(Bye Korea)는 다음 달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 누리꾼의 말처럼 빅스텝이 아기 걸음마로 느껴지는 날입니다.

“진즉에 금리 좀 올리지. 부동산 투기꾼들 눈치 보다가 기업, 동학개미 다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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