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환율 1400원 돌파… ‘빅스텝’으로도 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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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 환율 1400원 돌파… ‘빅스텝’으로도 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9.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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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3연속 자이언트스텝에 이창용 ‘0.5%p 인상’ 내비쳐… 10월 환율 최고 ‘1434.2원’ 전망 나와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6일 중견기업 오찬 강연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6일 중견기업 오찬 강연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그만큼 외쳤건만,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다고. 늦었다 많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디딘 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발언에 누리꾼 반응입니다.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추 부총리는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고 성장 전망이 큰 폭 하향 조정되면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라고 밝혔습니다.

22일 새벽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추 부총리의 발언과 달리, 이번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은 시장의 예상대로였습니다. 일각에선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도 조심스레 점쳤지만, 대부분 전문가는 0.75%포인트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다시 역전됐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다시 역전됐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이번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미국의 정책금리는 우리나라(2.5%)보다 0.50~0.75% 높아졌습니다. 한미 금리역전이 다시 이뤄진 것입니다. 이에 한국은행의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10월 14일) 보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추 부총리와 함께 참석한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가 끝난 뒤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 총재는 회의 직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기조가 아직 유효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수 개월간 드린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에는 전제조건이 있다”라며 “포워드 가이던스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파월 의장이 얘기했듯 4%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한은)는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라며 “다음 금통위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더 빨리, 더 크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율’이 심상찮다는 겁니다.

“이 지경을 만들어놓고도, 0.5 올릴까 말까 눈치 보고 있냐? 최소한 미국보다는 높아야 될 것 아니냐? 뭐 저런 매XX들이 있나?” “1프로 더 올려라. 미국보단 더 올려야” “현재로선 이게 맞지. 나중에 확 내리더라도” “영끌 X들 살려주겠다고 서민경제 나라 경제 박살 내려고 하냐?? 0.5포인트가 아니라 최소 0.75부터 시작해야지. 영끌은 지들이 선택한 걸 왜 일반 시민들까지 볼모로 잡고 경제를 망치는 건데” “무능, 무책임. Fed가 0.75 올릴 거 이제 안듯이 말하네. 한심하기는” “다른 나라에서는 다 (미국 최종 정책금리를) 4.4에서 4.5 말하는데 왜 자꾸 4프로래”.

“환율 무너지는데 저리 팔자 좋은 소리 하고 있네. 저번에 기회를 놓쳤으면 이번 기회는 살려라. 좀” “달러 환율 1400원이 뭘 뜻하는지. 당장 금리 안 올리면 기업도산 곧 시작된다” “선제적으로 올리고 환율 방어했어야 했지. 이제 늦었다. 환율 초고속으로 올라갈 거다. 무정부다” “미국이 빅스텝 이상으로 갈 거 온 국민이 알았는데 왜 한은 총재만 몰라서 환율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 “한은 정신 차려. 환율 1500 후반까지 갈 가능성 있다. 눈치 보면서 월급만 받고 나라 경제 망해도 당신하고는 상관없다 이거 아냐. 사표만 내버리면 끝”.

한미 금리역전으로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1434’원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미 금리역전으로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1434’원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편 한미 금리역전으로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1434’원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나 빅스텝을 밟더라도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0.125(빅스텝 가정)~0.375%p(베이비스텝 가정)로 금리역전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전년 동월 대비)이 우리나라보다 1%p 커질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8.4%p 추가 상승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10월 금통위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 기준금리 변동 폭의 격차는 1%p 만큼 벌어집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환율 상승률은 1년 전(14.0%)보다 8.4%p 더 뛴 1434.2원(22.4% 상승)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반면 금통위가 빅스텝을 밟는다면, 한미 금리 인상 폭은 0.75%p 벌어집니다. 이에 따른 다음 달 환율 상승률은 20.3%로 달러당 ‘1409.6’원입니다.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한 날, 이창용 총재는 “환율이 물가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이를 잡기 위해 어떤 정책을 해야 하는지가 (한은의) 큰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그 ‘의무’를 지킬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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