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대한민국 부동산시장 ‘꽁꽁’ 얼린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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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 대한민국 부동산시장 ‘꽁꽁’ 얼린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9.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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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1년 만에 최대치… 16주째 떨어진 아파트값 낙폭도 커져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우리나라 집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 아파트촌. /사진=뉴스웰DB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우리나라 집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 아파트촌. /사진=뉴스웰DB

“자산 폭락 확정이네. 집값이든 주식이든 오르긴 힘들다” “한국 경제는 내년부터가 문제이고 부동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그 누구도 방법이 없다. 결국은 망가질 것이고 그 폭락의 속도가 문제일 뿐!”

오늘(20일) 새벽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3.5%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입니다. ‘3.5% 돌파’는 2011년 4월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국채 금리가 이처럼 높이 뛴 것은, 미국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강경 긴축을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기준금리를 논의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하루 전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대폭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한미 금리 역전이 우리나라 집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거래 심리를 가로막고 집값 하락을 부추깁니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집값 약세로 임대 수요가 급증한 데다, 금리가 오르며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자 월세 전환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20일 부동산 중개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는 모두 11만6014건(전세 6만8426, 월세 4만4만758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2011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만8630건과 견줘도 17.6% 늘어난 규모입니다. 특히 월세 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반기별 추이. /자료=직방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반기별 추이. /자료=직방

월세 거래는 1년 전(3만5373건)보다 34.5% 늘었습니다. 금리가 성큼성큼 뛰자 전세보증금 대출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지난 1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전세대출 금리는 3.81~6.06%로 최고 6%를 넘어섰습니다. 대출금리가 지난 6월 전월세전환율(4.2%)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전세 거래 역시 지난해 상반기(6만3257건)와 하반기(6만5787건)보다 각각 8.2, 4.0% 늘었습니다. 지난달 계약이 끝나는 세입자들로 인한 전세대란 우려와 달리, 신규 입주 물량과 금리 인상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셋값이 떨어지거나 금융비용 부담으로 기존 계약갱신 사례가 늘면서 중저가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세 가격대별 거래량 비중은 ▲6억원 초과 30.9 ▲4억원 초과~6억원 이하 29.5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29.3 ▲2억원 이하 10.3% 순이었습니다. 월세 가격대별 거래량은 ▲50만원 이하 37.4 ▲5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30.9 ▲100만원 초과~200만원 이하 21.7 ▲200만원 초과~300만원 이하 5.8 ▲300만원 초과 4.2% 순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전·월세 가격 하향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월세 거래 증가는 가계가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거래를 선택하기 때문”이라며 “매매가 위축되면서 아파트를 사지 않으면 전·월세가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주택 유무에 따라 시장 상황을 달리 해석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서민 울리는 부동산 투기 조장 세력에 대해서는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같습니다.

“아파트란 것이 땅은 좁은데 그걸 활용해서 높이 지은 거 아닌가? 그럼 싸야 되는데” “신박하다. 시골의 1층짜리보다 싸야겠네” “전월세 신고제 의무로 늘어난 효과” “확대 해석이 좀” “300~600만원씩 원리금 상환하면서 버텨라” “중·고생 학급당 학생 수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폐교된 학교도 매년 증가합니다. 이럴수록 영끌하세요. 영끌 하나 더 하심 좋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월세입자들 또 내 집 마련한다고 집값 오르겠지. 정책이 좋아 집값 떨어지는 거 아니고 이자가 감당이 안 되니 안 사는 게 아니고 못사는 거여. 금리 안정되면 또 올라”.

“집값 뭐라 하면서 호갱노노 리뷰 보면 별의별 거를 갖다 대고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 시전함” “아파트는 서민을 위한 공동주택으로 싼 가격에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형 아파트에 무슨 미적 아름다움이 있나? 아래위층 구조가 같고 심지어 같은 브랜드이면 다른 지역이라도 판박이다. 그리고 대부분 내장재 대량생산 가공재인데 갈수록 기술개발과 공법이 좋아져 가격이 내려가야 정상인데 왜 오르나? 땅값 고려해도 이건 서민들 울리는 농간이다. 철저히 조사해서 다 집어넣자”.

유동성이 지역별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단위 %p) /자료=국토연구원
유동성이 지역별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단위 %p) /자료=국토연구원

한편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15개월 뒤 아파트 매매 가격이 최대 5.2% 떨어진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5일 내놓은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때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2.1%포인트 하락 효과가 발생합니다. 또 수도권과 광역시는 각각 1.7, 1.1%포인트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금리와 통화량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영향이 나타났다”라며 주택시장 변동위험 관리 장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택비축은행(가칭), 주택금융 리파이낸싱, 한계 차주(하우스푸어 등) 지원제도 등을 대비책으로 내놨습니다.

2022년 하반기 청약 우려 사항. /자료=직방
2022년 하반기 청약 우려 사항. /자료=직방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반영하듯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오른 최근 아파트값은 하락 추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6주째 떨어졌고 낙폭도 6주째 커지고 있습니다. 아파트값 하락은 분양 시장마저 꽁꽁 얼리고 있습니다. 2009년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청약홈에 따르면, 7월 말 청약저축 가입자는 2701만9253명이었습니다. 한 달 새 1만2658명 줄어든 것으로, 월별 가입자 감소는 처음입니다. 직방이 하반기 청약 계획이 있다는 988명에게 물었더니, 가장 걱정되는 점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39.1%)였습니다.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이 유력한 FOMC 회의가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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