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한은 보고서, ‘보유세·규제 완화’ 변수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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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한은 보고서, ‘보유세·규제 완화’ 변수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8.0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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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p 오르면 2년 뒤 주택가격 최대 2.8% 하락 전망… 25일 ‘금통위’ 주목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년 뒤 집값이 최대 2.8%까지 떨어진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 아파트촌. /사진=뉴스웰DB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년 뒤 집값이 최대 2.8%까지 떨어진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 아파트촌. /사진=뉴스웰DB

“낚시질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돈 되는 것들은 본인에게 오지 않는 게 상식입니다.”

오늘(4일) 경기도 위례신도시의 아파트 무순위청약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내용을 많이 다루는 해당 경제지 기사는 ‘주변 시세와 차이가 나서(상대적으로 저렴해서) 10억 로또로 불리는 아파트지만, 예전과 같이 수만명이 몰리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라며 안타깝다는 듯한 보도를 이어갑니다.

‘의식주’라는 낱말처럼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주거권이 강해지면서 ‘집값전망’에 눈과 귀가 쏠립니다. 고가 주택을 가졌거나 빚을 내어 집을 산 이들은 올라가기를 바라고, 내 집이 없는 이들은 확 내려가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집값을 좌우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금리’입니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년 뒤 집값이 2.8%까지 떨어진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한 번에 1.00%포인트 인상될 경우, 분석 기법에 따라 1년 뒤 주택 가격(전국 기준)이 0.4∼0.7%, 2년 뒤 0.9∼2.8%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한 번에 1.00%포인트 인상될 경우, 분석 기법에 따라 1년 뒤 주택 가격(전국 기준)이 0.4∼0.7%, 2년 뒤 0.9∼2.8%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4일 한국은행 보고서(BOK 이슈노트) <주택시장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한 번에 1.00%포인트 인상될 경우, 분석 기법에 따라 1년 뒤 주택 가격(전국 기준)이 0.4∼0.7%, 2년 뒤 0.9∼2.8%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은 연구팀이 적용한 세 가지 분석 틀 가운데 ‘선형모형’이 적용된 분석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선 상황을 적용했을 때 1년 뒤 최대 0.25%, 2년 뒤에는 최대 1.4% 떨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은 물가연구팀은 금리 인상뿐 아니라 “2003년 이후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이 2019년을 제외하고 지속해서 5%를 웃도는 점도 주택 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위험 정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자료=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위험 정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자료=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위험 정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 1.0%포인트 인상을 가정해 1년 뒤 ‘주택 가격 상승률 하락위험’(HaR)을 평가한 결과, 전국 17개 지역 중 ▲세종시의 집값 하락이 3.9%로 가장 컸습니다. 이어 ▲대전(-2.4%) ▲경기(-2.1%) ▲대구(-1.9%) ▲인천(-1.6%) ▲서울(-1.2%) 순이었습니다.

반면, 광주와 제주는 각각 0.3, 0.2%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은 물가분석팀의 김대용 차장은 “주택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이거나 최근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한 지역의 하락위험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집값 고점에 대한 시장의 인식, 차입 여건 악화도 하방 작용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소득, 임대료와 비교했을 때 전국의 주택 가격은 과거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있다. 최근 금리가 오르고 가계부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점도 주택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반면 ▲정부의 보유세 완화 ▲정비사업 규제 완화 가능성 ▲신규 공급부족을 집값 상방 압력을 가중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기준금리와 집값 상관 관계 보고서에 누리꾼들은 특정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집값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기준금리와 집값 상관 관계 보고서에 누리꾼들은 특정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집값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집값 하락이 아니라 ‘정상화’라며, 주택 가격이 내리면 큰일 나는 것처럼 호들갑 떠는 분위기를 지적합니다. 특정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집값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늦게 인상한 중앙은행으로 마지막 화살을 겨누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이 왜 위험한 건가요? 그리고, 하락이 아니고 ‘정상화’가 맞는 표현이지요. 집값이 정상화가 되어야, 서민이 살고, 경제도 활성화되고, 결혼 및 출산도 늘어납니다. 그러므로, 금리는 적정수준으로 올라야 하고, 물가도 잡아야 하고, 부동산은 정상화로 가는 게 맞는 겁니다. 집값 떨어지면 나라가 망하나요? 왜 큰일 나는 것처럼 호들갑인지?” “이게 맞지. 왜 오를 대로 오른 곳에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집을 사놓고 이제 와서 빚 못 갚겠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 자신도 집값 올리기에 편승해놓고서는”.

“(관련 기사) 제목 보소. ‘한은 세종(시)이 가장 위험해‘, 이 무슨 소립니까. 그냥 전국적으로 싹 다 거품이 빠져야 되는 거라. 거품 빠지는 건데 그걸 위험하다고 하다니” “굳이 지역을 콕 찍어야겠나? (세종시는) 나라 행정도시 아닌가” “한국은행이 아니고 나라 말아 X먹는 은행이다. 아파트 가격은 서울 세종은 1/3토막, 수도권 반 토막 나야 나라가 산다. 지방에 짜드라(많이) 올려봤자 얼마 올렸노!!” “지난 5년간 올라간 집값 이제는 안정되었으면 합니다” “물가가 당장 두 달 만에 15% 가까이 오르는데 그저 집값 방어만 신경 쓰는 반서민 정책”.

“솔직히 한은 금리 너무 늦게 올렸음. 집값 폭등할 때 조금씩 완만하게 올렸으면 되는데 이제야 부랴부랴 올리고 있는데 한미 금리역전 어쩔 거야! 다른 나라들 자이언트스텝이다, 빅스텝이다, 이러고 올리는데도 또 천천히 올려. 이러다 외국자본 다 빠져나가고 외환보유액 바닥나면 어쩌려고 하는 건지. 대체 한은 업무 처리가 왜이래? 부동산 폭등에 한은의 정책적 무능도 한 가지 이유에 해당한다” “그래? 금리 올려도 얼마 안 떨어지네! 그럼 한은아!! 집값 떨어질 걱정 하지 말고 금리 좀 팍팍 올려라!! 물가 올라서 진짜 살기 힘들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주택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자료=한국은행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주택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이틀 전(2일) 나온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0.50%포인트 인상’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 속도를 놓고는 위원들 간 의견이 갈렸습니다. 두 위원은 ‘적극적’, 한 위원은 ‘점진적’, 또 다른 위원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끝으로 한 위원은 금리 인상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가계 취약차주, 청년층 과다채무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주택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추가 금리 인상 수준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국제 기름값’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빅스텝을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예상한 기조대로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수 있을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마도 유가 수준이 될 것 같다”라며 “10월 이후에 유가가 크게 오른다면 예상 밖으로 물가가 더 올라가고, (통화) 정책 기조도 바뀔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8월 금통위는 오는 25일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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