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오르고 환율 1390원인데… 금리 인상 언제?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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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오르고 환율 1390원인데… 금리 인상 언제?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9.1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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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환율 변동성 확대… 금통위원 다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유지”에도 “빨리 크게” 목소리 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오리온이 오는 15일부터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 가격을 9년 만에 인상한다. 초코파이는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 제품이다. /사진=오리온
오리온이 오는 15일부터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 가격을 9년 만에 인상한다. 초코파이는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 제품이다. /사진=오리온

“초코파이, 조금 지나면 미니샌드 크기 될는지도.”

제과 회사 오리온이 내일(15일)부터 대표 제품 가격을 9년 만에 올린다고 발표하자, 누리꾼들은 국민 간식의 배신이라며 입을 모아 성토하고 있습니다. 가격 인상은 이전부터 이뤄졌다는 한 누리꾼의 주장에는 ‘크기도 줄었다’라는 댓글들이 꼬리를 뭅니다. 이처럼 월급 빼고 모두 오르는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의 ‘기준금리 지속 인상’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 다수는 추가 금리 인상 기조를 강조했습니다. 한은이 전날 내놓은 <제16차(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물가를 조기 안정시키는데 통화정책 주안점을 두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기조 유지를 주장했습니다.

다른 위원도 “물가가 올해 하반기 정점을 보이더라도 둔화 속도가 완만하고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현 전망경로가 유지된다면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다”라며 “내년에도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높여가되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향후 국내외 경제 흐름 변화를 보며 유연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8월 금통위 의사록 일부. /출처=한국은행
8월 금통위 의사록 일부. /출처=한국은행

또 다른 위원도 “기준금리가 중립 범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같은 국내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인플레이션 기대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며 “물가안정 의지와 역량을 대내외에 재확인시켜 시장 신뢰를 확고히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한 위원은 “우리 경제는 소득 대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올라 있어서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고금리 여건과 결합하게 되면 경기둔화 폭이 확대되고 침체 기간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라며 “물가상승 압력에 추가적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더라도 그 속도와 정도를 신중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또 다른 위원도 “미국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고 유럽과 중국경제 또한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한 시점에서 과도한 금리 인상은 대외 리스크 요인과 맞물려 국내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번엔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추후 긴축속도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조절하는 것이 적절하다”라며 신중론에 가세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금통위 의사록은 왜 위원들의 실명이 나오지 않느냐며, 기준금리를 크게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울러 강달러를 만들기 위한 미국의 음모론까지 제기합니다.

“미 연준 이사들은 실명이 나오던데 한국은 왜 실명이 안 나오나요? 금융위원들이 소신이 없어서? 정말 궁금요” “야 지금 미국은 기준금리를 한방에 1% 올린다는 소리까지 나오는데 니들은 겨우 베이비스텝 가지고 뭐하니? 장난 까냐? 환율 오늘 1400원 뚫게 생겼는데 언제까지 베이비 스텝 타령 하나 보자” “미국 애들은 애초에 강달러 만들려고 계획한 거임. 물가 높다면서 수입 물가 관세 내리지도 않고 금리만 올린다(?). 그러니 당연히 물가가 조금밖에 안 내리지. 결국 전 세계 달러 제외한 모~든 국가는 휘청거리게 될 수밖에 없음”.

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 폭과 변동률은 7월 중 5.2원, 0.40%에서 지난달에는 6.2원, 0.47%로 확대됐다. /자료=한국은행
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 폭과 변동률은 7월 중 5.2원, 0.40%에서 지난달에는 6.2원, 0.47%로 확대됐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대응을 위한 추가 긴축을 예고하자,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90원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또 갈아치웠습니다. 이날(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4원 오른 1393.0원에 개장,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2022년 8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종가(1380.8원)로 따져도 7월 말(1299.1원)보다 원화 가치가 5.9%나 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환율 변동성입니다. 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 폭과 변동률은 7월 중 5.2원, 0.40%에서 지난달에는 6.2원, 0.47%로 확대됐습니다.

환율 변동성은 이번 달(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 전망까지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폭 예측치를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울트라스텝 가능성은 ‘33%’입니다. 400원짜리 초코파이 한 개가 450원 되기 전날, 한 누리꾼의 목소리입니다.

“경제부총리 추경호씨, 괜찮다더니! 뭐가 괜찮냐? 한은 총재 이창용씨, 자본유출 바로 시작되는구먼. 금리 역전 버틴다더니 환율 보라고. 임시 금통위 소집해 바로 (기준금리) 2% 올려서 수입 물가 잡아라. 서민들 라면, 초코파이도 못 사 먹는다. 집값 올라 수입차 타는 기득권 지키려 금리 인상 안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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