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가 연 4.52%였다. 한 달 사이에 0.3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0.23%포인트 오른 4.76%로, 2013년 1월(4.84%)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6.24%로, 한 달 전(5.91%)보다 0.33%포인트 상승하며 6% 선에 올라섰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19%포인트 오른 4.35%로, 2012년 8월(4.41%)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은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융채 등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가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 역시 한 달 새 4.12%에서 4.46%로 0.34%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대출금리가 0.39%포인트, 중소기업이 0.29%포인트 올랐다.
반면 지난 8월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98%로, 한 달 새 0.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2.91%)는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0.09%포인트 올랐고,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3.23%로 집계됐다.
한은은 수신금리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지난 8월 25일 기준금리가 인상돼 예금은행은 26일 혹은 29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올렸다”라며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수신금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시장형 금융상품 중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물 비중이 높아진 것도 전체 수신금리를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이를 뜻하는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한 달 전보다 0.26%포인트 확대된 1.54%포인트였다. 예대금리차는 지난 6월 1.49%포인트, 7월 1.28%포인트로 줄었으나 다시 확대로 전환한 것이다.
한은은 “대출금리는 전월과 같은 수준(0.31%포인트)으로 올랐지만, 수신금리 오름폭은 전달(0.52%포인트)보다 많이 축소돼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0.05% 확대된 2.43%포인트로 나타나, 2014년 9월(2.44%포인트)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