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경고 후 추락한 ‘초전도체 관련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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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경고 후 추락한 ‘초전도체 관련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8.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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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99’ 진위 공방 속 상한가 다음 날 일제히 급락… “테마주 허위 풍문 유포 특별단속”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최근 주식시장 급등락과 관련해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의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선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최근 주식시장 급등락과 관련해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의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선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공매도 전산화부터 하자, 그러면 지금 삽질하는 일의 90%는 줄어든다. 그래야 주가 조작범 잡을 인력이 확 늘어난다.”

오늘(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 내용이 보도되자 누리꾼들은 또 공매도 제도부터 먼저 개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원장이 이날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지시했던 발언 때문인데요. 주요 내용은 ‘테마주 허위 풍문 유포’와 ‘은행권 내부통제 혁신방안’에 대한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점검이었습니다.

8일 오후 3시 15분 초전도체 관련주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8일 오후 3시 15분 초전도체 관련주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8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주식시장 급등락과 관련해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의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선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테마주 관련 허위사업 추진 등 불공정거래 행위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원장은 특히 테마주로 인해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차입 투자)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빚을 내어 투자)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나뉘는 서남은 지난 4일 누리집을 통해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 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음을 안내드린다”라고 해명했지만, 사흘 뒤 상한가를 기록했다. /출처=서남 누리집
초전도체 관련주로 나뉘는 서남은 지난 4일 누리집을 통해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 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음을 안내드린다”라고 해명했지만, 사흘 뒤 상한가를 기록했다. /출처=서남 누리집

이 원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테마주 열풍이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LK-99’를 놓고 벌인 진위 공방으로 초전도체 관련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전날 초전도체 관련주로 나뉘는 ▲파워로직스(047310) ▲서원(021050) ▲신성델타테크(065350) ▲국일신동(060480)은 나란히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밖에 ▲덕성(004830) ▲모비스(250060) ▲대창(012800)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29.63, 19.97, 24.60% 오르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 가운데 서남은 지난 4일 누리집을 통해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 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음을 안내드린다”라고 해명했지만, 사흘 뒤 상한가를 기록한 것입니다.

초저온·고압 상태가 아닌 상온·상압에서 이용 가능한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자동차 산업 등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초저온·고압 상태가 아닌 상온·상압에서 이용 가능한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자동차 산업 등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들 초전도체 관련주는 지난달 22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 연구진이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 LK-99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공개한 뒤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구리와 납, 인산구리 등으로 구성된 아파타이트(apatite) 구조의 LK-99가 상온·상압 조건에서 초전도성을 보인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초전도 현상은 전류가 저항 없이 흐르는 상태로, 초저온·고압이 아닌 상온·상압에서 이용 가능한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자동차 산업 등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한국 연구팀의 주장은 화제를 일으켰지만, 실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라며 “여전히 매우 회의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8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는 공식 SNS를 통해 “슬프지만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출처=트위터
8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는 공식 SNS를 통해 “슬프지만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출처=트위터

이날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도 공식 SNS를 통해 “슬프지만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며 “(LK-99는) 상온, 심지어 저온에서조차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른바 초전도체 관련주들은 이날 일제히 큰폭으로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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