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윤종규’ KB금융 차기 회장, ‘외 2인’서 나온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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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윤종규’ KB금융 차기 회장, ‘외 2인’서 나온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8.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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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출신 ‘박정림·양종희·이동철·허인’ 외 2인 숏리스트 확정… 베일에 가린 ‘외부 인사’ 주목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 네 번째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 6명이 확정됐다. /사진=KB금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 네 번째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 6명이 확정됐다. /사진=KB금융

“그때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대학 갈 형편이 못되니 상고에 진학해서 은행이나 대기업에 들어갔지. 국회의원 다음으로 은행이었고 상고 출신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했음” “뭔 3번이나 연임을 했냐??” “무슨 용퇴한다고. 그간 이미 할 만큼 다했고 비난도 나올 만큼 나왔는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네 번째 연임을 포기하자 경제지를 비롯한 언론들이 꽃길을 놓아주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상고 출신 천재’라며 ‘아름다운 용퇴’라는 꾸밈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일반 독자들의 평가는 ‘장기집권’에 쏠려 있습니다. 어찌 됐든 그가 9년이나 누렸던 ‘회장님’ 타이틀과 헤어질 결심을 하면서, 누가 그 자리를 물려받을지 눈과 귀가 모입니다.

9일 KB금융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자로 모두 6명을 확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내부 출신은 박정림 KB금융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사), 양종희, 이동철, 허인 KB금융 부회장(가나다순) 등 4명입니다. 회추위는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 인사 2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2차 숏리스트(3명) 발표 땐 이름을 밝힌다는 방침입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자로 모두 6명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내부 출신은 박정림 KB금융 총괄부문장, 양종희, 이동철, 허인 KB금융 부회장(가나다순, 사진 왼쪽부터) 등 4명이다. /사진=KB금융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자로 모두 6명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내부 출신은 박정림 KB금융 총괄부문장, 양종희, 이동철, 허인 KB금융 부회장(가나다순, 사진 왼쪽부터) 등 4명이다. /사진=KB금융

내부 출신 후보 중 KB금융 부회장 3명은 모두 1961년생 동갑내기입니다. 먼저 양종희 부회장은 2020년 KB금융이 10년 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직의 첫 주인공입니다.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이끈 뒤,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세 번 연임했습니다. KB손보는 지난해 557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동철 부회장은 2000년 국민·주택은행 합병, 2003년 인도네시아 BII 인수 등 주요 인수합병(M&A) 실무를 담당한 뒤,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이끈 M&A 전문가입니다. 2018~2021년 KB국민카드 대표를 지내면서 실적 증가를 이끌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허인 부회장은 2017~2021년 KB국민은행 최초로 은행장을 세 번 연임한 뒤 부회장에 올랐습니다. 허 부회장이 이끌었던 당시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는 성과도 냈습니다. 그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80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합니다. 이상 3명은 KB금융이 ‘CEO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으로 공들여온 인물들로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박 총괄부문장은 KB국민은행 자산관리 그룹 부행장 출신으로 ‘자산 관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2019년 KB증권 대표로 취임하면서 국내 증권업계 사상 첫 여성 CEO로 주목받았습니다. 여기에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 여성 최초 금융지주 수장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됩니다.

누리꾼들은 KB금융 차기 회장에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KB금융
누리꾼들은 KB금융 차기 회장에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KB금융

이번 1차 숏리스트 선정과 관련, 업계에서는 베일에 가려진 외부 후보자 2명이 부상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른바 ‘모피아’로 불리는 전직 관료 출신이 포함돼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지주 역시 관료 출신 인사가 수장 자리를 꿰찼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외부보다는 내부인사가 되어야 한다. 외부 비공개로 하는 거 보니 캠프에서 몸담았던 비리로 얼룩진 인물을 낙하산으로 검토하는 듯하네. 인사 검증 제대로 해라” “어느 지주처럼 관료는 사절하시길~~~지금 꼴찌랍니다~~” “왜 외부는 비공개인가,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나? 혹 특전사 훈련생이 낙하산으로 오나” “유능한 분으로 잘 선출하시길. 잘못 선임해서 OO금융짝 나지 마시고” “금융의 생명은 정직 투명성입니다. 미공개 2명 감점으로 탈락시킵시다. 전통 있는 금융으로 성장 적극 응원합니다”.

한편 회추위 관계자는 “내·외부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이 충분한 후보자들”이라며 “내·외부 후보 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이기도 한 ‘공정’이라는 게임의 룰이 잘 지켜질지 KB금융 주주들은 지켜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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