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횡령 사고 터져도 ‘최우수 은행’에 뽑혔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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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횡령 사고 터져도 ‘최우수 은행’에 뽑혔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8.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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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농협·경남은행’ 지역 재투자 1등급 선정… 이들 포함 금융권 올해 횡령액 600억 육박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액은 모두 2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각 은행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액은 모두 2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각 은행

“부자 되고 싶으면 공부해서 은행 취직하면 되겠네~~~ 도둑들이 은행권에 많네~~~”

은행 임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이어지면서 올해에만 횡령액이 600억원에 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11개 금융사에서 33건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횡령 금액만 592억7300만원으로, 101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액수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지역 재투자’ 평가 결과를 내놨는데, 최우수 은행에 뽑힌 곳에서도 거액의 횡령 사고가 발생해 ‘지역경제 성장의 지원군’이라는 의미가 바랬습니다. 31일 금융위 지역재투자평가위원회는 15개 국내은행과 12개 상호저축은행의 2023년도 지역 재투자 평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융위 지역재투자평가위원회는 15개 국내은행과 12개 상호저축은행의 2023년도 지역 재투자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 지역재투자평가위원회는 15개 국내은행과 12개 상호저축은행의 2023년도 지역 재투자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올해 평가에서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 ▲IBK기업 ▲NH농협은행이 최우수 등급을 받았습니다. 지방은행에서는 ▲BNK부산 ▲광주 ▲BNK경남은행, 저축은행에서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습니다. 평가는 5등급(최우수·우수·양호·다소미흡·미흡)으로 나뉘는데, 최하 등급인 ‘미흡’은 ▲SC제일 ▲한국씨티은행 ▲OSB저축은행입니다.

지역 재투자 평가는 금융사가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시도 지역에서 자금공급, 중소기업 지원, 서민대출 지원 등을 평가하는 제도로 2020년부터 시행 중입니다. 다만, 지방은행은 본점 소재지 및 인근 지역에서 자금공급 실적 등을 따져 평가합니다. 이에 따른 결과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 금고 선정기준 등에 활용됩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은행들도 횡령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객 자산의 보호라는 기본에도 충실치 못하는데 ‘지역 재투자’는 허울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역 재투자 최우수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은 올해 들어 7월까지 560억원이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터졌습니다.

금융권의 잇단 횡령사고에 누리꾼들은 은행원들의 도덕 불감증과 함께 범법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권의 잇단 횡령사고에 누리꾼들은 은행원들의 도덕 불감증과 함께 범법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밖에 지역 재투자 최우수 은행인 기업은행(횡령액 3억2200만원)과 국민은행(2억2300만원), 농협은행(1억8500만원)에서도 수억 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또 지역 재투자 최우수 저축은행인 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는 지난해 8억원의 횡령 사건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들 최우수 지역 재투자 은행 외에도 횡령 사고는 밥 먹듯 이뤄졌습니다.

지역 재투자 3등급(양호)을 받은 신한은행(횡령액 7억1700만원)과 우리은행(9100만원), 지역 재투자 2등급(우수)인 하나은행(7200만원)에서도 생선을 훔친 고양이가 나왔습니다. 또 지역 재투자 3등급인 OK저축은행에서도 2억5100만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액은 모두 2204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은행원들의 도덕 불감증과 함께 범법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횡령하기 좋은 곳이지. 돈 보관장소니깐 당연한 거 아냐” “100만원 정도 빼먹는 건 일도 아닐 듯” “법 형량이 너무 낮으니 그렇죠. 무기징역 (선고)하면. 사기꾼들 반은 안 생길 듯” “은행에서는 1원만 틀려도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지난 시절 본점 감사, 금감원들은 핫바지였음?” “처벌이 약하니 근절될 리가 있냐. 사형 해 봐라, 이런 일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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