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도 새마을금고도 다 괜찮다? 9월 위기설과 ‘각자도생’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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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출도 새마을금고도 다 괜찮다? 9월 위기설과 ‘각자도생’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9.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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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느는데 자영업자 대출 상환 도래, 당국 “지원 계속” 불 끄기… 문제는 ‘100조 머니무브’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9월) 위기설 등 과도한 우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9월) 위기설 등 과도한 우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금융위원회

“IMF 터지기 직전까지도 정부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숨겼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어도 금융 문제는 무조건 각자도생임.”

금융당국이 ‘9월 위기설’에 대한 불 끄기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빌려준 대출의 만기가 미루고 미뤄지다 또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 대출금액만 76조2000억원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당국은 대출 상환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이 같은 당국의 자신감은 새마을금고의 상반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어제(31일) 신진창 금융위원회 산업국장이 ‘새마을금고 23년 상반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좋지 않더라도 수년간 이익을 쌓으면 견딜 힘이 있다”라며 “(일부 금고에서) 연체율이 10%가 넘는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1293개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12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료=금융위원회
1293개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12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료=금융위원회

1일 금융위에 따르면, 1293개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12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678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과 견주면, 1년 만에 1조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 그동안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와 대출 연체 발생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후폭풍입니다.

6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290조7000억원으로, 6개월 새 6조5000억원(2.3%) 불었습니다. 총수신도 259조4000억원으로 8조원(3.2%)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총대출은 196조5000억원으로 5조1000억원(2.5%) 줄었지만, 기업대출(111조4000억원)이 8000억원(0.7%) 증가했습니다. 반면 가계대출(85조1000억원)은 5조9000억원(6.5%) 감소했습니다.

건전성 지표인 새마을금고의 전체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5.41%로, 1년 새 2배 이상 뛰었다. /자료=금융위원회
건전성 지표인 새마을금고의 전체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5.41%로, 1년 새 2배 이상 뛰었다. /자료=금융위원회

건전성 지표인 전체 연체율은 5.41%로, 6개월 새 1.82%포인트 뛰었습니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8.34, 가계대출 연체율이 1.57%로 각각 2.73, 0.42%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2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체 연체율은 2.45, 기업대출 연체율은 3.68, 가계대출은 1.12%였습니다.

이 같은 실적에도 당국은 새마을금고가 하반기에는 다시 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봅니다. 신진창 국장은 “순자본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개선돼 손실 흡수 능력이 좋아졌다”라며 “7월 1400억원 흑자 추세가 지속되면 안정적으로 흑자를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규모 인출 사태로) 17조원이 이탈했을 때와 지금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대출 외에도 1년 전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이달부터 100조원이 넘는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온다. /그래픽=이미지투데이
코로나 대출 외에도 1년 전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이달부터 100조원이 넘는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온다. /그래픽=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새마을금고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달 만에 상반기 6개월치 적자를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고? 믿어도 될까?” “주담(주택담보대출) 이자 4%에서 8%대로 올랐다. 당연히 흑자 나지” “그 흑자 난 돈이 대출이자 아니냐” “돈놀이해 1400억 번 게 자랑이냐?” “제가 보기엔 앞으로 새마을금고 중앙회 및 지역 금고의 감독 권한을 행정자치부(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하는 건 무리이며 이제라도 금융감독원으로 이관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네요~~정치권에서는 이문제 심각하게 고민해보셔야 할 것입니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도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9월 위기설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차주에 대한 만기 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자동으로 연장되고 상환유예는 상환계획서 제출 시 1년 거치 후 5년까지 분할상환을 지원한다”라며 “위기설 등 과도한 우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대출 외에도 1년 전 발생한 이는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일명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이달부터 100조원이 넘는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옵니다. 당시 금융시장 불안으로 금융권이 빨아들인 수신 자금인데, 대부분 연 5%가 넘었습니다. ‘머니무브’를 걱정하는 금융권에서 위기가 ‘설’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각자도생이 아닌 상생의 해법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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