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앉히더니 결국… 미국 법정 피소된 신한금융 진옥동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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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앉히더니 결국… 미국 법정 피소된 신한금융 진옥동 [마포나루]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10.10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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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인, 자금세탁방지 미흡으로 제재 이어 2500만달러 벌금
전 부행장들 “미국 당국에 문제점 알려 부당 해고 당해” 손배소
원고들 “보안 체계 개선 요구 묵살”… 진 회장에까지 불똥 튈 듯
신한은행아메리카 뉴욕 맨해튼 지점. 
신한은행아메리카 뉴욕 맨해튼 지점. 

신한은행 미국 법인인 ‘신한은행아메리카’(Shinhan Bank America, SHAB)가 한인교포 자산가들의 돈세탁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것일까.

SHAB가 최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뉴욕주 금융청(NYS DFS)으로부터 자금세탁 방지 프로그램 미흡으로 총 2500만달러(약 337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FinCEN은 SHAB가 2016년 4월과 2021년 3월 사이에 자금세탁 방지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를 식별해 FinCEN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해 자금세탁·탈세 관련 의심 자금이 은행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방치하거나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SHAB는 FDIC로부터 2017년 6월 감사를 받은 뒤 자금세탁 방지 프로그램이 미흡해 컨센트 오더(자율시정 합의명령)를 받은 바 있다. 이후 SHAB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합의서를 맺고 민간 컨설팅사를 고용하고 전문인력을 대거 충원(2017년 9명에서 2023년 43명)하는 등 프로그램 개선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미국 감독 당국은 여전히 기대 수준에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SHAB 전직 부행장 4명이 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줄소송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돈세탁방지법과 금융보안법 준수 업무를 담당하면서 SHAB의 의심스러운 금융 활동을 지적하고 문제점을 지적했다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소송 피고엔 당시 신한은행장이었던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까지 포함돼 있어 소송 결과에 따라 진 회장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이보다 앞선 2021년 SHAB는 전직 부행장이었던 송구선씨가 같은 사유로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 지난해 말 전격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교민신문인 선데이저널은 해당 사건을 소상히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SHAB는 FDIC로부터 컨센트 오더를 받은 뒤 심각성을 인식해 2019년 본사에서 서태원씨를 새 행장으로 발령하고 송구선 전 부행장을 최고감사담당자에 임명했다.

선데이저널의 지난해 말 보도 화면. /사진=선데이저널 홈페이지 
선데이저널의 지난해 말 보도 화면. /사진=선데이저널 홈페이지 

그러나 금융보안법 담당자가 8개월 새 4차례나 바뀌는 바람에 돈세탁 방지와 관련된 제도적 장치 마련이 계속 미뤄졌고, 당초 유명 회계법인에 맡겼던 리스크 평가도 서 행장 지시로 내부인력으로 대체, 결함 투성이 감사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SHAB는 돈세탁금지법과 금융보안법 위반 사실을 재차 적발당해 제재가 연장됐고, 이후 해고를 당한 송 전 부행장이 소송을 한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의 자료 제출요구에 협조하지 말라는 은행 수뇌부의 지시를 거부해 부당 해고됐다며 2021년 말 50만달러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선데이저널은 송 전 부행장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SHAB 측이 사실상 백기 항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한 측이 지난해 11월초 합의 의사를 표명한 뒤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전직 부행장 4명이 줄소송에 나서자 1주일 만에 송 전 부행장측과 전격 합의했다고 전했다. 선데이저널은 당초 미적거리던 신한은행측이 갑자기 합의를 서둘렀던 것은 진옥동 회장 내정자의 회장 부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데이저널은 송 전 부행장과 유사한 사유로 소송을 제기한 전 부행장들도 돈세탁방지법 위반 사실을 FDIC 등에 제보하고 은행 임원들에게도 개선을 요구하다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SHAB에 대한 미국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전직 부행장 4명은 지난해 말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잇달아 소장을 내면서 “의심스러운 금융 활동을 지적하고 개선과 중단을 요구했지만 당시 진옥동 행장에게 묵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송과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진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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