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드러난 외국인 불법 공매도, 그래도 손 안 봐? [사자경제]
상태바
‘진실’ 드러난 외국인 불법 공매도, 그래도 손 안 봐?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10.16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수 아닌 관행’ HSBC·BNP파리바 560억원대 규모 적발… 제도 개선 없는 당국에 불만 폭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홍콩 HSBC와 BNP파리바 홍콩법인이 불법 공매도로 적발됐다. 사진은 영국 런던의 카나리워프에 있는 HSBC그룹 건물. /사진=픽사베이
홍콩 HSBC와 BNP파리바 홍콩법인이 불법 공매도로 적발됐다. 사진은 영국 런던의 카나리워프에 있는 HSBC그룹 건물. /사진=픽사베이

“공매도는 착오·실수가 아니라 한국의 증시와 금융위·금감원을 물로 보고 작정하고 불법 공매도하는 것이다. 수십·수백억 벌어 고작 몇천만원, 많아야 몇억 벌금 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눈뜬 봉사 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pcs1****)

어제(15일),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를 최초로 적발했다고 발표하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이번에도 실명이 아닌 ‘A’사와 ‘B’사로 보도자료를 내놓은 금감원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칭찬보다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누가 봐도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서는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6일 금감원에 따르면, 홍콩에 있는 IB 두 곳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모두 560억원대의 불법 공매도를 저질렀습니다. 특히 이번 적발이 중요한 점은 단순 주문 실수와 착오가 아닌, PBS(수탁증권사) 업무를 하는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를 잡아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불법 공매도와 관련한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가 점쳐집니다.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불법 공매도를 저질렀다. /자료=금융감독원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불법 공매도를 저질렀다. /자료=금융감독원

먼저 A사로 발표된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차 내역 등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았고, 소유주식을 중복으로 계산해 과다 표시된 잔액을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했다가 적발됐습니다.

특히 매매 다음 날(T+1) 결제수량 부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알았음에도 원인 규명 및 시정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사후 차입 등으로 위법행위를 방치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입니다. 또 B사로 발표된 홍콩 HSBC는 2021년 8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냈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홍콩 HSBC는 2021년 8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불법 공매도로 덜미를 잡혔다. /자료=금융감독원
홍콩 HSBC는 2021년 8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불법 공매도로 덜미를 잡혔다. /자료=금융감독원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스와프 계약을 헤지하기 위해 ‘사전에 차입이 확정된 주식 수량이 아닌 향후 차입 가능한 수량’을 기준으로 계약을 맺고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입니다. 이후 최종 체결된 공매도 수량을 기초로 차입계약을 사후 확정하는 방식으로 내부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위법행위를 방치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저지른 만큼 사상 최대 과징금을 때리겠다는 방침입니다. ‘불법 공매도 과징금’ 제도는 지난 3월 도입했습니다. 오스트리아 금융회사인 ESK자산운용이 2021년 에코프로에이치엔 주식 21만744주(251억원어치)를 무차입 공매도했다가 적발돼 과징금 38억7400만원을 받은 게 지금까지 최고 액수입니다.

금감원은 이들 글로벌 IB의 공매도 주문을 수탁한 국내 증권사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는 “일부 기간만 조사했는데도 560억원 규모의 불법 행위가 발각됐다”라며 “공매도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한 상습적인 불법 행위가 확인된 만큼 유사한 위반 행위에 대해 조사를 확대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불법 공매도가 갈수록 폭증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불법 공매도가 갈수록 폭증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외국 투기 세력들은 하루빨리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에게 불공평한 공매도 제도를 하루빨리 손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시장에서 공매도 치는 애들은 헤지펀드 단기투자자들인데. 한국증시 발전에 전혀 도움 안 됨. 그런 외국인은 하루빨리 내보내야 됨”(kbso****) “제도 개선하면 외인이 빠져나간다는 논리는 근거 있어서 하는 거냐? 헤지펀드 공매들이 그렇게 얘기해서 대변하는 거냐? 걔들하고 친한 거냐? X 웃기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법 개정하고 전산화해라~~~국장을 자기들 ATM기로 빨아대던 외인은 없어도 괜찮아~~~”(tom4****) “공매도를 없애 달라는 건 아니다. 단지 개인과의 형평성. 무차입공매도. 상환기간 같은 기본적인 것을 해 달라는 건데. 뭐가 어렵지? 어느 당이 적극적인지. 내년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다”(leew****).

한편 올해 들어 8월까지 45건의 불법 공매도를 적발, 모두 107억475만원의 과태료와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제재 건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32건)를 넘어섰고, 2020년(4건)과 견주면 11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과태료와 과징금도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지난해(32억원)의 3배를 훌쩍 넘겼습니다. 2020년(7억원), 2021년(9억원)보다는 두 자릿수 넘게 치솟은 것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