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성자로 튄 공매도 불똥, ‘불법·불공정’ 막아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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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성자로 튄 공매도 불똥, ‘불법·불공정’ 막아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11.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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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불법 의혹 조사와 함께 시장조성자 공매도 금지 검토… 거래소는 “예외 허용” 엇박자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시장조성자로 참여하는 증권사에 대한 공매도 관련 조사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시장조성자로 참여하는 증권사에 대한 공매도 관련 조사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금융위원회

“공매도 제도가 나쁜 게 아니라 불법과 불공정의 공매도를 못 하게 하라는 거다.”(crom****)

어제(9일),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주식 부문을 총괄하는 이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한국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ASIFMA는 틈만 나면 우리나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규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단체입니다.

이처럼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누리꾼들이 요구하는 것은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달라는 것입니다. 이 같은 목소리에 금융당국이 나섰습니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시장조성자로 참여하는 증권사에 대한 공매도 관련 조사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이 ‘시장조성자에 대한 불법 상시 감시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하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시장조성자 공매도 관련) 특이사항이 있는지 조사토록 요청했다”라는 것입니다. 지난 7일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여당 당사 앞에서 ‘예외적 허용 없는’ 공매도 금지를 요구한 지 이틀 만입니다.

2년 6개월여 전인 2021년 4월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점검 모습. 모니터 왼쪽 상단의 코스피지수 3215.42가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사진=금융위원회
2년 6개월여 전인 2021년 4월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점검 모습. 모니터 왼쪽 상단의 코스피지수 3215.42가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은 시장조성자 조사와 함께 공매도 금지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강민국 의원의 질문에 “시장조성자를 막아놓으면 투자자 보호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다시 의견을 들어보겠다”라며 “이 건은 금감원과 함께 여러 가격 변동에서 공매도가 늘어나는 게 있어 적절한지 보겠다”라고 답변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또 강 의원이 ‘공매도 금지가 내년 6월까지인데 연장될 수 있나’라고 질문하자 “내년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지금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내년 6월까지인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추가 연장할 가능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내비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오기형 의원의 공매도 전산시스템 도입 여부 질의에 “적극적으로 당연히 하겠다”라며 “최고 전문가의 목소리가 나오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국회 정무위는 오는 15일 전체 회의 논의를 거쳐 ‘공매도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넘길 계획입니다. 이어 21일에는 1소위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모든 공매도 금지 촉구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모든 공매도 금지 촉구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한편 거래소는 같은 날 보도자료에서 “시장조성자, 유동성 공급자의 예외 공매도가 불허될 경우 시장조성, 유동성 공급 호가 제출이 어려워 해당 종목 투자자들의 원활한 거래가 어려워진다”라며 “예컨대 ETF 유동성 공급자의 매수호가 공급이 줄어들면, 투자자의 매도 기회가 제한되고 기초자산과 가격 차이가 커지는 등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금감원 조사 과정에서 시장조성자의 불법 공매도 정황이 드러나면 ‘예외 없는 공매도 금지’로 갈 수 있는 가운데, 거래소의 공식 입장이어서 투자자들의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반쪽짜리’였다며, 제대로 된 제도 손질을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금지가 아니었네. 왜 이렇게까지 버티는 건지. 그러니 짜고 한다고 소리가 나오지. 확실하게 금지시키고 한 번에 하지 왜 욕을 먹어가면서 하는 건지”(kang****) “애널 X들 매도 리포트 낼 때 공매도와 사전 내통했는지 통화 내역 조사해라”(goal****) “공매도 전산화에 천문학적인 돈 들어간다고 했지? 공매도 놈들이 국민 재산 빨아대는 금액은 억문학적일 것이다”(goal****) “시장조작자까지 금지시키면, 해외 투자금 국내로 돌아온다”(magm****) “제도 취지는 좋은데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문제임. 요 며칠 전수조사해서 기소하고 징벌적 벌금을”(bi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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