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대응” CFD·사모CB 조사 결론은 “명단 공개”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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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대응” CFD·사모CB 조사 결론은 “명단 공개”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7.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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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 이용, 상습 기업사냥꾼 실체 확인… ‘불공정거래 종목·업체’ 공개 목소리 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누리꾼들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와 사모 전환사채(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사건 조사 결과를 보며 한목소리로 “뒷북 대응” 지적과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누리꾼들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와 사모 전환사채(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사건 조사 결과를 보며 한목소리로 “뒷북 대응” 지적과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불공정거래 혐의 의심종목 및 연계 계좌군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통보하였음.”

한국거래소가 2개월 동안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건 ‘특별점검단’을 가동,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의 불공정거래를 집중 점검한 결과물입니다. 26일 거래소에 따르면, 특별점검단이 지난 5월 23일부터 이번 달 21일까지 분석한 CFD 계좌는 13개 증권사에 개설된 계좌 2만2522개(계약자 5843명)입니다.

점검단은 해당 계좌에 대해 2020년 1월 2일부터 올해 4월 28일까지 약 3년 4개월간의 거래 기간을 분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CFD 계좌는 익명성과 레버리지 등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투자자 파악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가 많았으며, 레버리지 특성상 부당이득 규모도 컸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집중 점검 결과, 이상 거래 적출기준 개선과 매매분석기법 고도화 등 시장감시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집중 점검 결과, 이상 거래 적출기준 개선과 매매분석기법 고도화 등 시장감시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또 CFD 계좌로 대규모 매수 후 일반 위탁계좌로 시세를 견인하고, 주가가 오르면 보유물량을 매도하는 등 CFD와 일반 위탁계좌 간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밖에도 외국계 또는 기관투자가의 매수로 오인하게 해 일반 투자자의 추종 매매를 발생시킨 사례까지 있었습니다.

거래소는 “이상 거래 적출기준 개선, 매매분석기법 고도화 등 시장감시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CFD 계좌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시장감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당국의 늑장 대응을 지적하며, 혐의 의심종목에 대해서는 당장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왜 진작 막지를 못하냐!!!” “세력X들 다 해 먹고 뒷북으로 요새 개별종목 작살나는구만. 항상 되풀이 수사는 작전 끝나고 설거지하겠다고 나선 자들 뒤져나지요” “그래서? 카르텔의 정점은 누구?” “한국 증시는 조작과 왜곡으로 얼룩졌으며 감시자 또한 무능력하기 짝이 없다” “그럼 뭐하냐 잡지도 않을 거면서” “종목 개인이 알아야 피해 덜 보는 거 아닙니까. 몸 사리지 마시고 발표하는 게 한번 장이 요동치더라도 바뀌는 계기가 될 것 같은데”.

사모 CB 불공정거래 적발 사례를 보면, 테마사업 신규 진출 또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가장해 투자자들을 현혹한 경우가 40건 가운데 3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사모 CB 불공정거래 적발 사례를 보면, 테마사업 신규 진출 또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가장해 투자자들을 현혹한 경우가 40건 가운데 3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같은 날 금융감독원은 사모 전환사채(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사건 40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 가운데 11건은 형사고발 등 조치를 마무리했는데, 부당이득 규모만 840억원에 달합니다. 금감원은 이에 연루된 불공정거래 혐의자 33명을 검찰에 넘겼고, 조사가 끝난 추가 3건에 대해서는 최종 처리방안을 심의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체 조사대상 40건 중 25건은 상습 불공정거래 전력자나 소위 ‘기업사냥꾼’이 연루돼있었습니다. 사모 CB가 자본시장 중대 교란 사범의 부당이득 편취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적발 사례를 보면 테마사업 신규 진출 또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가장해 투자자들을 현혹한 경우가 40건 가운데 3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백신‧치료제 개발, 진단키트‧마스크 제작 등 코로나19 관련 또는 바이오 허위 신규사업 진출을 발표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또 CB 발행 과정에서 담보제공‧사채자금 이용 사실을 숨기거나, 납입 가능성이 없는 사모 CB 발행을 공시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한 것처럼 가장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금감원은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모든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 CB 합동대응반’을 구성하고, 속도감 있게 기획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불공정거래 카르텔 엄단과 함께 금융위원회와 협업해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CFD 점검 결과와 똑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뒷북 대응” 지적과 “명단 공개”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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