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낙하산 논란 속 ‘우리금융 이사회’의 선택은? [사자경제]
상태바
금융권 낙하산 논란 속 ‘우리금융 이사회’의 선택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2.14 1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일(15일) ‘DLF 행정소송’ 대법원 판결 앞두고 연임 향방 관심··· 금명간 이사회 개최 주목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연임을 노리는 손태승 회장에 대해 우리금융 이사회가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연임을 노리는 손태승 회장에 대해 우리금융 이사회가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우리금융그룹

“굴러온 돌들이 박힌 돌들을 빼는구나.”

하나금융지주가 은행과 증권, 신용카드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교체했다는 소식에 달린 댓글입니다. 그룹 내부에서 계열사로 이동한 상황인데도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 정도이니, 최근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평가는 미루어 짐작할 만합니다. NH농협금융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앉으면서 우리금융그룹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금명간 이사회를 열고 손태승 회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15일 ‘DLF(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행정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다음 날 곧바로 회동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0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와 관련,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0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와 관련,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노성태(한화생명) ▲장동우(IMM PE) ▲박상용(키움증권)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신요환(유진PE) ▲윤인섭(푸본현대생명) 등 과점주주 측 추천 인사와 ▲송수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등 모두 7명입니다. 올해 1월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요환, 윤인섭 이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이사회가 확대된 것입니다.

앞서 손 회장이 라임펀드 불완전판매로 ‘문책 경고’ 상당의 제재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1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금 같은 경우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그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당사자(손 회장)께서도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앞서 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이 같은 ‘눈치 보기’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외풍에 비교적 자유로운 신한금융마저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후보 사퇴를 두고 윤석열정부와 교감설 등이 쏟아졌습니다.

또 농협금융은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 일부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어, 정부와 가까운 관료 출신을 낙점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금융 이사회 역시 ‘손태승 연임 카드’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8일 “우리금융의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파다하다”라는 성명서를 냈다. /자료=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8일 “우리금융의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파다하다”라는 성명서를 냈다. /자료=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친정부 인사를 중심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금융그룹 노조는 “금융권의 관치 바람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라며 모피아 인사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금융노동조합 협의회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내고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의 CEO 선임에 관치가 작용한다면 이는 현 정부가 내세운 국정의 대원칙인 ‘법치’나 ‘시장 자유주의 원칙’마저 깡그리 무시하는 것으로 결국 누워서 침 뱉는 꼴”이라며 “결국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국민, 기업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조준희 전 행장 하마평에 대해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맡았던 친정권 인사”라며 “한국개인정보보호협의회 부회장, 기업은행장, YTN 사장의 경력을 가졌을 뿐 시중은행 경험이 전무해 금융인인지 알 수 없는 변신의 귀재로,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마치 대선 승리의 전리품처럼 나누려는 추악한 시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