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반대에도… ‘진옥동·임종룡 회장’ 취임 초읽기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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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반대에도… ‘진옥동·임종룡 회장’ 취임 초읽기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2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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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일 신한·우리금융 주총, 선임안건 통과 확실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찬성’ 의견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왼쪽)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에 대한 선임안건이 오는 23, 24일 정기 주주총회 표결에 부쳐진다. /사진=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왼쪽)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에 대한 선임안건이 오는 23, 24일 정기 주주총회 표결에 부쳐진다. /사진=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기업가치 훼손 내지 감시의무 소홀 등의 이유로 반대한다.”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 일주일을 앞둔 지난 16일, 국민연금은 ▲신한금융 사내이사 진옥동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성재호·이윤재 선임의 건에 이같이 의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에 이어서 열리는 나머지 금융지주사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이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KB·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회사의 주총이 오는 23~24일 이틀 동안 이어집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정했습니다. 3년 전인 2020년 당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진옥동 회장 내정자의 선임을 표결에 부친다. /자료=신한금융지주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진옥동 회장 내정자의 선임을 표결에 부친다. /자료=신한금융지주

다만, 이번 국민연금의 의결권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신한금융 지분 7.69%를 가진 최대주주이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62.87%로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진 내정자 선임에 찬성 의견을 냈습니다.

신한금융 주총 다음 날인 24일에는 우리금융이 임종룡 차기 회장 내정자 선임안건을 표결에 부칩니다. ISS는 임 내정자 선임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밝혀 안건 통과가 확실해 보입니다. 다만, 금융정의연대와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 사회단체는 지난 17일 국민연금공단에 ‘임 내정자 선임을 재검토해달라’는 내용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에 국민연금은 임 내정자의 NH농협금융 회장 시절 금융사고와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 의사 결정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2014년 1월 농협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임 내정자와 무관한 것으로 결론 났지만,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붙습니다. 아울러 사모펀드 사태를 불러일으킨 규제 완화를 금융위원장 때 주도했다는 점도 논란거리입니다.

오는 24일 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임종룡 차기 회장 내정자 선임안건을 의결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오는 24일 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임종룡 차기 회장 내정자 선임안건을 의결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진옥동, 임종룡 내정자 선임안건 모두 주총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해마다 주총 시즌 이슈였지만, 결과적으로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을 넘는 데다, 금융지주사 우호 지분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주총이 끝나는 대로 새로운 회장 취임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먼저 신한금융은 주총일인 23일, 조용병 회장 이임식에 이어 진옥동 신임 회장 취임식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우리금융도 임종룡 회장 선임안이 통과되는 대로 우리은행장 인선에 곧바로 착수합니다. 앞서 계열사 인사를 단행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한편 우리금융과 같은 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주총을 엽니다. KB금융은 신임 및 중임 사외이사 각 3명을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합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 전원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 중 6명은 연임을 결정했습니다. 이들 주총에서는 주주 간 의견이 갈리는 안건이 적어 무난히 승인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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