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스톱 없는’ 연준, 부동산PF 부실 괜찮을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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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스톱 없는’ 연준, 부동산PF 부실 괜찮을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2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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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권 PF대출 부실 우려 25% 상승, 새마을금고 자율협약 내달 가동… 파월 “금리 인하 없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진=연준 누리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진=연준 누리집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와 금리 역전 폭을 22년여 만에 가장 크게 벌린 날, 한국은행 부총재의 발언입니다. 23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은행들의 신용 조건이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며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은의 고민이 커진 이유입니다.

이처럼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우리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여전합니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취급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만 최근 한 달 사이 500억원이 넘는 연체 금액이 발생하면서, 부동산발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정상화를 돕기 위한 부동산 PF 대주단협약을 다음 달부터 가동하는데, 여기에는 새마을금고도 참여한다. /사진=뉴스웰DB
금융당국이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정상화를 돕기 위한 부동산 PF 대주단협약을 다음 달부터 가동하는데, 여기에는 새마을금고도 참여한다. /사진=뉴스웰DB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관련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액은 지난 1월 기준 1111억원이었습니다. 한 달 새 84.6%(509억원) 늘어난 것으로, 연체율(0.71%)은 같은 기간 1.8배 급증했습니다. 또 건설·부동산업 대출에서도 지난 1월 9000억원의 연체가 발생, 연체율이 9.23%로 한 달 만에 1.5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새마을금고의 대출연체 증가는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탓입니다. 계속된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가 오르자 아파트 분양가격은 하락했고,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의 PF·공동대출 등은 선순위(우선 상환대출)로, 연체가 발생해도 담보물 매각(공매) 등을 통해 회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한국은행(총재 이창용·사진)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한국은행(총재 이창용·사진)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행안부는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현황을 매주 점검하고, 연체 사유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업종별 여신한도 규제는 부동산업·건설업 관련 여신을 각각 총대출의 30% 이내로 하되, 합계액은 총대출의 50% 이내로 설정하도록 하는 등 다른 상호금융업권과의 규제 기준도 맞출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유동성 위기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다음 달부터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정상화를 돕기 위한 부동산 PF 대주단협약을 가동합니다. 여기에는 전국 1300개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도 참여합니다. 이번 협약에는 PF 사업장 부실 발생 때 정상화 지원을 위한 절차와 요건 등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PF 사업장도 일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금융사 때문에 중단될 수 있기에 대응에 나선 것”이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간을 벌어가면서 전체를 살려가자는 취지로, 부동산 PF가 아니더라도 지역 새마을금고 간 부실 전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은행권이 참여한 PF 사업장의 부실 우려가 1년 9개월 사이 24.8% 높아졌다. /자료=한국은행
비은행권이 참여한 PF 사업장의 부실 우려가 1년 9개월 사이 24.8% 높아졌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한은이 이날 내놓은 <금융안정 상황>(2023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권 전체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1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금융기관별 PF대출 연체율은 ▲증권사 8.2%(2021년 말 3.7%) ▲저축은행 2.4%(1.2%) ▲보험사 0.4%(0.1%)로 뛰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비은행권이 참여한 PF 사업장별 리스크를 평가하고, 리스크 현재화에 따른 복원력을 점검했습니다. 여기서 산출된 종합 리스크 점수를 보면 ▲2020년 말 53.7점에서 ▲2021년 말 58점 ▲지난해 9월 말 67점으로 상승했습니다. 1년 9개월 사이 부실 우려가 24.8% 높아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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