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수수료 2.3조’ 펑펑 쓴 국민연금이 진옥동 반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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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 수수료 2.3조’ 펑펑 쓴 국민연금이 진옥동 반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17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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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연기금 운용 수수료 1조원 가까이 폭증… 신한금융 회장 반대에 “수익률이나 신경 써”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신한금융지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오는 23일 신한금융 주주총회에서 진옥동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사진)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오는 23일 신한금융 주주총회에서 진옥동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사진)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신한은행

“국민연금이 수익 내는 곳이지. 소유분산 이딴 거 신경 쓰는 곳이야? 소유 분산하면 돈 더 버는 건가?” “국민연금 71년생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인구수가 가장 많고, 그 사람들 아직도 연금 넣고 있다. 앞으로 10년 이상을 내야 한다. 근데 그 인구가 타 먹으려고 하면 연금이 고갈? 그럼 그 많은 세대에서 낸 돈은 다 어디로 갔냐?”.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둔 어제(16일), 최대주주(지분 7.69%) 국민연금공단이 진옥동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키로 한 데 대한 누리꾼들 반응입니다. “기업가치 훼손, 감시 의무 소홀 등을 고려했다”라는 게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반대 이유인 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입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62.87%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연기금 운용수익률에 대한 불만이 절정인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자산운용사에 지급한 연간 위탁 수수료가 2조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에 따르면, 2021년 국민연금의 자산운용사 위탁 수수료는 2조342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연도 1조3749억원에서 1년 만에 70.37%(9675억원) 폭증한 것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자산운용사에 지급한 연간 위탁 수수료가 2조원을 돌파했다. /자료=최혜영 의원실(국민연금공단 제공)
국민연금공단이 자산운용사에 지급한 연간 위탁 수수료가 2조원을 돌파했다. /자료=최혜영 의원실(국민연금공단 제공)

해당 수수료는 국민연금공단이 자산운용사에 국내외 주식 및 채권, 대체투자 등 위탁 운용으로 지급한 대가입니다. 따라서 국민이 낸 연금보험료로 조성한 기금에서 나가기 때문에, 수수료가 커지면 수익률이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위탁 수수료가 증가한 것은 연기금이 커지면서 운용사에 맡기는 돈이 늘어난 탓입니다.

실제 국민연금이 기금을 불려달라고 맡긴 돈은 2020년 355조5012억원에서 다음 해 431조7513억원으로 21.4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직접 투자를 포함한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 규모도 833조1000억원에서 948조1000억원으로 13.80% 늘었습니다. 여기에 2021년 당시 운용수익률이 높아 성과 보수가 증가한 것도 수수료 지출이 커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에 따라 연기금 재정에 악영향을 주는 위탁 수수료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됩니다. 다만 해외 주요 연기금과 국민연금의 운용인력을 따져 보면, 위탁 운용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도 나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국민연금 인력의 1인당 운용 규모는 2조원으로, 캐나다(2600억원)나 네덜란드(6500억원), 미국(1조4300억원)보다 큰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급 수수료는 위탁 규모에 연동되는 게 기본적이지만, 성과 보수에 따라 책정되는 게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위탁 수수료가 2조원을 넘은 2021년 국민연금 수익률이 10.77%로 높았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래 가장 낮은 수익률(마이너스 8.22%)을 기록한 지난해 수수료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17일치 ‘국민연금, 신한금융 진옥동 '반대'… 결과 안 바뀔 듯’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17일치 ‘국민연금, 신한금융 진옥동 '반대'… 결과 안 바뀔 듯’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국민연금과 관련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함께 국민의 동의를 얻은 뒤 운용에 나서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연기금을 서민대출 재원 등으로 활용하는 등 국민을 위해 운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운용수익률과 연동해서 위탁 수수료를 지급하라는 제안도 이어집니다.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전에 현재 운용체제의 문제점을 정확히 공개해야 한다. 국민연금 운영조직의 비용도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보험료수익이 얼마인지, 지출 내역들이 얼마인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공개하고 대책에 대해 동의를 얻어서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연금 투자 담당자들 투자 결정과 그 결과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출장 시 중동의 왕자급 대우를 받는다는 썰이 있던데” “회계사들 몇명 뽑고, 그들의 사무보조원 뽑아서 기금 운영팀을 나라에서 관리해보자. 손실 나도 위탁 수수료는 나가지 않겠지 연금 공단 직원에게 맡기니 매년 손실이 나지, 거기에 위탁 수수료 눈먼 돈이냐?”.

“차라리 국민연금을 은행처럼 서민대출(에 활용)해라. 저축은행 (이자가) 11%(로) 많으니 연금은 6% (이자로) 대환 대출. 그럼 기본 손실을 막고 연금 낸 국민들도 좋은 거 아니냐” “이런 방법도 있었네요!!! 손실 나는데 조 단위 수수료라니” “연금으로 주식 투자할 때 예상 못 했나. 연금 운용을 주식 투자 못 하게 막아야 한다. 또 주식 운용하도록 규정 개정 참가한 인간들에 책임 물어라” “위탁 수수료를 엄청나게 주었으면 손실도 보상하라고 하면 안 되나? 손실 책임 없으면 아무나 해도 되겠네” “수수료를 수익율과 연계해서 지급하라.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수수료는 최저로 지급하거나 수수료를 주면 안 된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22%로,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국민연금공단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22%로,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국민연금공단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주식과 채권을 모두 1389억원어치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식 직접 투자분이 294억, 위탁 투자분이 923억원어치였습니다. 채권도 위탁으로만 171억원어치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SVB의 주식과 채권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MZ세대의 국민연금 납부 기간이 너무 길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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