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마이너스의 손’, 9월 코스피 2600 탈환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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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도 ‘마이너스의 손’, 9월 코스피 2600 탈환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8.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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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후약’ vs ‘상저하고’ 엇갈린 전망 속 코스피 예상 지수 ‘최저 2300, 최고 2600’ 제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5년여 전인 2017년 오전 11시 10분 코스피지수가 2500.63을 가리키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9월 코스피 예상 지수로 2300~2600을 제시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5년여 전인 2017년 오전 11시 10분 코스피지수가 2500.63을 가리키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9월 코스피 예상 지수로 2300~2600을 제시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관과 외국인한테 이자 몇 푼 받자고 주식 대여해서 공매도 엄청 때리게 하는, 아주 국민 세금을 기망하는 기관.”

이틀 전(29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익률을 내놓자, 주식투자자로 짐작되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882조7000억원의 적립금을 쌓은 투자 큰손이지만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로 뒷걸음질 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외 채권 투자까지 손실을 기록한 것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이후 처음입니다.

9월 주식시장 개막을 앞두고 연기금조차 맥을 못 춘 지루한 ‘베어마켓’ 랠리가 끝날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립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다음 달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큰 폭(0.5~0.75%포인트)의 정책금리 인상이 예고돼 경계감이 짙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다음 달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를 최저 2300, 최고 2600으로 제시했습니다. 먼저 대신증권은 9월 코스피 지수를 2380~2550으로 예상하며 ‘전강후약’ 패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단 다음 달 초반까지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발언으로 인한 충격 이후 반등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로 뒷걸음질 쳤다. /자료=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로 뒷걸음질 쳤다. /자료=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하지만 13일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21일 열리는 FOMC 회의가 글로벌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울 것으로 봤습니다. 이경민 연구원은 “2400~2500선에서는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 위주로 순환매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라면서 “2500선 이상에서는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배당주, 통신·음식료 업종 중심의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반면 삼성증권은 ‘상저하고’를 점치며 2300∼2600을 코스피 예상 지수로 제시했습니다. 김용구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증시의 기술적 반등을 이끈 지배 원리 중 하나는 나쁜 것(경기둔화)과 좋은 것(물가하락)이 모두 좋다(연준 긴축 전망 후퇴)는 기대”였지만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시장은 최악(경기침체)과 좋은 것이 좋다는 쪽으로 급변했다”라고 풀이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 같은 시장 작동원리 변화는 월초 변동성 확대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라면서도 “시장 되돌림 탄력이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8일)과 FOMC를 거치며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형 주도주가 바로 서려면 강달러의 약세 선회와 이에 근거한 외국인의 인덱스·패시브 러브콜 재개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은 다음 달 초반까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 발언으로 인한 충격 이후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준 누리집
국내 주식시장은 다음 달 초반까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 발언으로 인한 충격 이후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준 누리집

교보증권은 코스피 반등 추세가 약해질 수 있다며 예상 밴드로 2400~2600을 내놨습니다.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를 괴롭히는 것은 통화정책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원/달러 환율 불안정이 지속됐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 수출 모멘텀 약화 및 무역적자 지속 우려 등 상승이 제한될 만한 이유가 상존하고 있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당분간 높은 물가 환경이 바뀌지 않아 금융시장을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김 센터장은 “단기 조정이 발생한다고 해서 직전 저점을 위협하는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2차전지·조선·태양광·음식료·바이오 등을 추천업종으로 제안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신한금융투자는 9월 코스피 지수로 2350~2600을 제시했습니다.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로는 ▲연준 통화정책 선회 ▲유럽 에너지 대란 ▲중국 경기 하강을 꼽았습니다. 노동길 연구원은 “내년 실적을 기대할 화학·IT하드웨어·기계·화장품과 통신·필수소비재 등 실적 성장 방어주, 도시가스 중심 유틸리티의 에너지 헤지 방어주로 대응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다음 달 코스피가 2330~2530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습니다. 이재선 연구원은 “2530포인트는 5년 평균 밸류에이션으로 회귀와 2008년 이후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이 매수한 구간에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은 낮은 점을 반영했다”라며 “9월 FOMC 회의 전까지는 지수 레벨에 대한 기대보다 실적 위주 종목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종목들은 올해 들어 대부분 하락했다. /자료=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이 투자한 종목들은 올해 들어 대부분 하락했다. /자료=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한편 국민연금 투자 종목들은 올해 들어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국내 보유 금액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 29일까지 25.2% 빠졌고, SK하이닉스(-29.4%), 네이버(-38.2%), 현대차(-9.8%), 삼성SDI(-12.1%)도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입니다. 해외 투자 비율 톱5인 애플(-7.9%), 마이크로소프트(-20.3%), 아마존(-21.6%), 알파벳A(-23.8%), 알파벳C(-23.1%)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과거 기관과 외국인 공매도 세력 배후로 지목됐습니다. 2015년부터 4년 동안 보유한 국내 주식을 빌려주고 594억원의 수익을 챙겼기 때문입니다. 그 뒤 주식대여는 중단했지만, 머리글의 한 누리꾼 반응처럼 아직도 시장에 각인돼 있습니다. 윤석열정부의 연금 개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리집에 나와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미션입니다.

“지속 가능한 연금과 복지서비스로 국민의 생활 안정과 행복한 삶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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