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SVB 이어 또 물렸다… 국민연금 ‘투자 무용론’ 확산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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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SVB 이어 또 물렸다… 국민연금 ‘투자 무용론’ 확산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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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투자 306억, 퍼스트리퍼블릭 404억원 추가 손실 우려… “영향 제한적”에도 불안 커져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수출투자책임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수출투자책임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국민연금 300억(원) 날린 게 제한적이냐??” “영향이 제한적이라 불확실성이 낮다는 것도 아니고, 영향이 커서 불확실성도 커진다는 것도 아니고, 영향은 제한적인데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잖아~ 말을 참 못 알아듣게 하네.”

오늘(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전망에 누리꾼들 반응입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라면서도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마이너스 8.22%’로 사상 최저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미국 SVB그룹에 투자해 300억원 넘게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또 다른 미국 지방은행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연쇄 파산 불똥이 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국 SVB그룹 지분 10만795주를 보유했다고 신고했습니다.

누리꾼들은 국민연금의 운용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며, 공단의 방만 운영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전주시 덕진구에 자리한 국민연금공단. /사진=뉴스웰DB
누리꾼들은 국민연금의 운용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며, 공단의 방만 운영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전주시 덕진구에 자리한 국민연금공단. /사진=뉴스웰DB

해당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319만6961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6억원 규모입니다. 이는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규모인데, 위탁 운용분을 합치면 2021년 말 기준 3624억원(국민연금 공시)으로 늘어납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전체 보유 지분은 이보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여기에다가 다음 파산 주자로 거론되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지분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SEC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퍼스트리퍼블릭 지분 25만2427주를 보유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평가액 3077만달러, 우리 돈 404억원 수준입니다. 다만, 이마저도 위탁 운용분을 제외한 직접 운용 규모입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부동산 대출에 많이 노출된 중소 지역은행으로, SVB와 시그니처에 이어 파산 가능성이 큰 은행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SBV 파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지만, 가뜩이나 기금 고갈 우려에 연금 개혁까지 앞둔 상황이어서 국민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22%로,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국민연금공단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22%로,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국민연금공단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국민연금의 운용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며, 공단의 방만 운영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침과 저녁에 다른 말을 하는 당국의 대응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경제시스템이 취약한 우리나라에 정말 후폭풍이 없을 건지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연기금 소멸시키는 건 국민이 아니라 운용본부에서 더 빠르게 소멸시키는 중이다. 국민 돈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도박질 하고 있으니, 해외 투자 손실률 어마어마하더만” “국민연금은 우리나라에서도 호구짓 하더니 해외 가서도 호구네. 연금 납부 안 하면 독촉 엄청하더만. 돈 엄청 잃어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네” “연금공단 X들아, 그게 니들 돈이냐? 이X들 월급 40프로 삭감하고 대규모 감원해야 함” “국민연금 직원들 연봉 줄이고 책임자는 책임지고 혈세 그따위로 굴리려거든 때려치우도록. 그리고 운영 거지같이 해서 고갈이 난다는 둥 헛소리하려면 당신들 철밥통 그만두고, 머리 좋은 사람들(로) 물갈이하도록. 국민이 명한다”.

“왜 자꾸만 말이 바뀌냐? 오전까지만 해도 별문제 없을 거라며. 근데 왜 오후에는 말이 바뀌냐? 뭐야? 우리나라도 영향이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일관성이 없어” “한국의 정부도 금융위 은행들 정신들 차리세요. 미국의 금융이 흔들리면. 직접 타격을 받는 한국은 긴축 정책을 펴야 되며 통화 정책도 세심하게 해외자본이 빠지지 않도록 국내시장 금리도 잘 다스려야 해외자본들이 나가지 않을 겁니다” “우리나라도 부실 스타트업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궁금한 게 미국이 작년 말부터 여러 회사가 파산 내고 있고 코인에서 금융회사로 번지는데, 금융경제가 훨씬 취약한 한국 은행들은 정말 멀쩡한 거 맞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SVB 사태에 대해 단기 불확실성은 커지겠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SVB 사태에 대해 단기 불확실성은 커지겠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편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도 이번 SVB 사태에 대해 단기 불확실성은 커지겠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타 대형 금융업종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며 “한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한 후 SVB 사태 변화와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융주의 주가 하락은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현재는 적정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라면서 “민감하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경계감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금리 인상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 국면 전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데, 달러화 등락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 압력은 여전하며 추가 금리 인상 우려는 성장 기대를 약화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한다”라면서 “또 중국 경기 회복 기대 약화는 추가적인 원화 약세와 외국인 매도 압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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