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경고한 금감원, 공매도 대책 자부한 금융위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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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경고한 금감원, 공매도 대책 자부한 금융위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8.23 14: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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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레버리지 투자’ 등 해외 고위험 투자 주의보… 금융위원장 “국민들 공매도 대책 납득”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허구한 날 횡령, 배임, 상장폐지 뜨는 국내 주식이 더 위험함” “공매도, 채권전환부사채(CB), 물적분할, 거래정지 등 한국증시가 더 개판임” “잘되면 물적분할 안되면 유상증자 누가 사냐 국장을” “고위험에 무지하게 투자할 만큼 한국증시는 개판 5분 전임. 불법 공매도 수수방관 외인 놀이터”….

금융감독 당국이 이른바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게 해외주식 투자 주의보를 내리자, 누리꾼들의 반응입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틀 전 <해외주식 거래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 안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해외주식, 특히 고위험 상품에 투자가 집중돼 손실이 우려되니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최근 3년 사이에 20대와 30대 연령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최근 3년 사이에 20대와 30대 연령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 계좌는 모두 491만개로 집계됐습니다. 3년 전(2019년 80만개)보다 6배 급증한 것입니다. 특히 같은 기간 20대와 30대 연령의 계좌는 각각 101만, 121만개로 초고속 증가했습니다. 서학개미의 증가와 함께 금감원이 주목한 것은 고위험 상품에도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3개는 ‘3배 레버리지형 ETF(상장지수펀드)’였습니다.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등락 폭을 3배씩 따라가도록 설계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의 경우 20억9000만달러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순매수 순위로 테슬라(22억2000만달러) 다음인데, TQQQ는 연초보다 56.12% 급락(18일 마감가)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변동 폭 3배를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 ETF는 순매수액 13억2000만달러로 3위였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 지수의 일간 변동률 3배를 따라가는 몬트리올은행 ‘마이크로섹터즈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BULZ) 상장지수증권(ETN)은 순매수액 2억5000만달러로 10위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3개는 ‘3배 레버리지형 ETF(상장지수펀드)’였다. /자료=금융감독원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3개는 ‘3배 레버리지형 ETF(상장지수펀드)’였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에도 개인투자자 거래 상위 50개 ETF·ETN 가운데 3배 레버리지(인버스 포함) 상품 비중은 60.2%였습니다. 이 같은 비중은 올해 1분기 78.5%까지 높아졌습니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ETF의 경우 수익률 복리 효과와 같은 투자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라며 특히 “등락 폭 제한이 없는 해외 증권시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금감원은 또 해외주식 투자가 환율변동 리스크, 결제일 차이, 거래수수료, 양도소득세 등 측면에서 국내 주식 투자와 다른 점을 알고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해외 투자를 할 때 각종 미디어나 SNS를 통한 간접 정보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업의 재무제표 등 주요 공시를 확인해 투자 판단에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금감원, 서학개미에 경고 “해외증시 3배 ETF 투자 유의해야”’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금감원, 서학개미에 경고 “해외증시 3배 ETF 투자 유의해야”’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국내 주식시장(국장)에서 이탈하는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한 겁주기라고 주장합니다. 설령 해외 주식시장이 위험하다 해도 정직하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공매도를 금지하면 서학개미는 동학개미로 돌아올 거라는 결론은 오늘도 다르지 않습니다.

“국장에서 자금 빠져나가니 겁주는군. 해외 레버리지에서 고수익 나면 국장 자금이 더 빨리 빠져나갈 것 같으니 선수 침. 공매도 기한 설정이나 해라. 양도세 이슈가 남아있어 국장 일부하고 있다만 점점 해외 비중을 높이는 게 그나마 안정적” “해외 3배보다 국장이 훨씬 심각하게 위험함. 해외 3배는 오히려 훨씬 정직하다” “꾸준히 분할 매수하면 국내 주식보다 훨씬 안전하다. 주주를 개떡으로 아는 기업들은 정신 차려야 된다”.

“공매도 싸고도는 국내나 신경 써라” “우리에게 경고한다고요? 당신들이나 잘하시죠. 왜 비싼 양도세 물어가며 거기로 가는지 반성들 하시오” “서학개미 경고 안 해도 알아서 잘한다. 국내 증시 공매도 한시적이라도 금지하거나 외인 공매 상환기한 지정하는 알맹이는 쏙 빼고 개미들은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으면서 그저 외인들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갈까 눈치만 보면서 전전긍긍만 하는 집단이 무슨 서학개미 걱정한다고? 그런 걱정, 경고 필요 없다”.

지난 22일 국회에 출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지난 22일 국회에 출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한편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한시 금지’ 등은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엄중한 처벌 등 불법 공매도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질문에 “공매도와 주가조작·내부자거래 등과 연계시켜 기획조사도 하고 바로 문제가 있으면 검찰과 합동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감독 당국이 조사하는 것과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라며 “이런 의지를 표명하고 실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정부의 (불법 공매도 근절) 의지를 납득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개인투자자 여러분, 당국의 불법 공매도 근절 의지에 대해 충분히 납득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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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2022-08-23 16:31:17
윤석열 정부는 도저히 못믿겄다...이번에는 민주당에서 나서라... 백혜련 정무 위원장은 서민들의 뜻에 따라 나서라!! 이번에 공매도 법안 서민들 뜻대로하면 250석은 충분히 확보한다.... 이번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솜방망이 처벌할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못하게 안하면 하나마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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