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 만에 용퇴 밝힌 손태승, 우리금융 차기 회장은? [사자경제]
상태바
‘69일’ 만에 용퇴 밝힌 손태승, 우리금융 차기 회장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1.19 1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복현 금감원장 “현명한 판단”에 결국 연임 포기… 롱리스트 10명 선정, 유력인사 5명 거론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8일 연임 도전을 포기한다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8일 연임 도전을 포기한다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오늘 저는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어제(18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언론에 돌린 입장문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라임펀드 사태 책임을 물어 손 회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지 69일 만입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관치금융’ 논란에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지만, 예상보다 긴 시간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연임 도전을 포기한 손 회장의 자리를 누가 이어받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다음 회장으로 5명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입니다.

먼저 내부 출신 인사가 거론되는 이유는 그동안 들끓었던 관치 논란과 노동조합의 반발을 함께 잠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원덕 행장은 충남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 수석부사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했습니다.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사진=우리금융·우리은행·금융위원회·기업은행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사진=우리금융·우리은행·금융위원회·기업은행

광주상고를 졸업한 박화재 사장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4대 금융지주 고위 임원에 오른 인물입니다. 1988년 상업은행으로 입행한 박 사장은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과 서초영업본부장, 여신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거쳤습니다. 우리은행은 과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을 통해 출범했습니다.

전북대학교를 나온 장안호 전 부행장은 1985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한 정통 뱅커입니다. 특히 여신심사와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힙니다. 이밖에 영업·IB(투자은행) 등 주요 업무를 두루 맡았습니다. 당초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후보군 자격 조건으로 ‘CEO 경력자’를 내걸었다가 철회한 바 있어 행운이라는 뒷말도 나옵니다.

여기에 맞서 외부 인사들의 선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임종룡 전 위원장은 국무총리실장, 금융당국 수장 등을 두루 거치며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임 전 위원장은 윤석열정부 출범 당시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올랐지만 본인이 고사했습니다.

경북 상주 출생인 조준희 전 행장은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공채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행장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기업은행에서 퇴임한 뒤로 YTN 사장을 지낸 그는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조 전 행장은 대구·경북(TK) 정치권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10일 라임펀드 사태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 회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10일 라임펀드 사태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 회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한편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5일 끝납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전날 1차 회장 후보(롱리스트) 10명을 확정했지만, 대상자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임추위는 이어 오는 27일 2~3명의 후보로 압축한 숏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3월 말 주주총회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달 안에는 차기 회장 내정자를 확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분 4% 이상 투자한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로 이뤄졌습니다. ▲장동우 위원장(IMM PE추천) ▲노성태(한화생명 추천) ▲박상용(키움증권 추천)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추천) ▲윤인섭(푸본현대생명보험 추천) ▲신요환(유진프라이빗에쿼티 추천) ▲송수영 이사 등 모두 7명입니다. 이들은 누구에게 손을 들어줄까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