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 없었다”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 ‘낙하산’ 인사용?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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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 없었다”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 ‘낙하산’ 인사용?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1.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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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제재 다음 날, 이복현 금감원장 해명 주목… 금융노조 “모피아 반대” 성명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라임펀드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라임펀드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20년? 50년도 짧다” “아니 금액을 보시오. 어떻게 20년밖에, 200년도 아니고. 이해 불가” “저런 엄청난 규모를 혼자서 했을 리가 없을 텐데” “완전 사기였고 이를 피해자들에게 판매한 은행에서 100프로 환급해야 합니다”.

오늘(10일) 대법원이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을 초래한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에게 징역 20년을 확정하자 쏟아진 댓글입니다. 천문학적 규모의 사기행각을 혼자서 저지를 수 없고, 그에 비해 처벌도 약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손실은 모두 보전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로 정리됩니다.

이처럼 라임 사태가 종착역에 다다르면서 눈길이 쏠리는 곳이 또 있습니다.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 심판대에 올랐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입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손 회장은 전날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금융감독원에서 똑같은 징계의 제재안을 넘겨받은 지 1년 6개월여 만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이에 따라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의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금융사 임원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의 5단계로 커지는데, 문책경고 이상부터는 중징계에 해당해 현직 임기가 끝난 뒤 3~5년간은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3연임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진 손 회장으로서는 징계 취소 청구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로도 금융당국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지만, 법적 다툼 중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1·2심에서 잇따라 승소하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와 관련,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와 관련,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이를 의식한 듯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10일) “지금 같은 경우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그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당사자(손 회장)께서도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징계와 관련해서는 “정치적 외압이건 이해관계의 외압은 있지 않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당국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 ‘윤석열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우리금융의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파다하다”라며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8일 “우리금융의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파다하다”라는 성명서를 냈다. /자료=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8일 “우리금융의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파다하다”라는 성명서를 냈다. /자료=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편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의 CB(전환사채)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이 굴리는 펀드의 주식 가격이 폭락해 같은 해 10월 이후 환매가 중단된 사건입니다. 이에 따라 해당 펀드에 투자한 700명이 2000억원가량의 피해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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