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대신 진옥동” 신한금융 덮은 ‘관치’ 그림자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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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대신 진옥동” 신한금융 덮은 ‘관치’ 그림자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2.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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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융지주 회장에 예상 깨고 진 행장 추천… “면접 갈 때까지 조 회장 사퇴 전혀 몰랐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사진=신한은행

“덕수상고 출신 흙수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님 앞으로 많은 기대해 볼게요. 전국 상업고등학교, 실업계 고등학생들에게 희망을 주셨네요” “저분이 다니신 상고가 지금 상업계 고등학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어제(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당초 예상을 깨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자, 뉴스 댓글난이 가득 찹니다. 당초 세 번째 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이 전격 용퇴를 결정하고, 상업계 고등학교 출신 진 행장이 깜짝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이은 또 다른 ‘고졸 신화’입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추위는 전날 회의에서 진 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회추위는 앞서 진 행장과 조 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3명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의 개인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회추위를 열고 비밀투표로 진 행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에 이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신한, 우리금융지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왼쪽)에 이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신한, 우리금융지주

당초 3연임이 유력하게 예상되던 조 회장은 개인 면접 과정에서 스스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본인이 직접 ‘세대교체’ 등을 강조하며 비밀투표 대상에서 제외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 행장은 조 회장의 사퇴에 “면접에 올라갈 때까지도 사퇴 사실을 전혀 몰랐다”라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권은 충격적인 반응입니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 설립 주체인 ‘재일동포 그룹’이 약 15%(추정)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후보 사퇴와 진 행장의 선임을 두고 윤석열정부와 교감설 등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더군다나 NH농협금융도 손병환 회장의 연임에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내정으로 차기 구도가 급격히 바뀌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 지난달 ‘문책 경고’ 상당의 징계를 받았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도 ‘빨간불’입니다. 또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후임에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됩니다.

신한은행 회추위의 진옥동 선택지에 대해 언론들이 앞다퉈 ‘세대교체 환영’ 보도를 내놓고 있지만, 달갑지 않은 이유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윤석열정부의 관치금융 시대 개막이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신한금융의 펀드 불완전판매 행태 등을 꾸짖고 있습니다.

12월 8일치 ‘금융지주 수장 물갈이 신호탄… 당국은 “관치 없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12월 8일치 ‘금융지주 수장 물갈이 신호탄… 당국은 “관치 없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관치금융 시대의 개막입니다. 모든 권력기관의 사람들은 전부다 윤핵관들 쪽으로 채워지겠네요” “관치금융 없기는 개뿔. 레고랜드 사태 터지니까 5대 은행장 모아놓고 유동성 50조 긴급 공급하라면서 충성 경쟁 유도하던 게 엊그제 일이다” “신한은행이 일본 회사가 아니라고 발뺌을 하더니 이 기사를 보면 신한은행은 일본 자본으로 되어 있는 실질적으로 일본 기업이네”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 하였으니 믿어보겠습니다. 하루속히 헤리티지 전액 배상하세요” “이야 고졸 이자율 높게 받던 은행이 고졸을 행장으로? 재밌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금융사고 사기 사모펀드 기획 판매 금융기관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무책임과 이중성에 경멸을 표합니다. 금융기관은 고객과 약속 신뢰가 중요하지만, 신한은행은 실적만을 위해 내부 검증도 없이 사기 운용사와 결탁하여 부당권유 오류 판매하고 만기 시 판매 조건도 뒤바꾸는 무책임으로 이중적 책임 전가만을 하는 사채업자만도 못한 금융기관입니다. 신한은행 당신들이 고객을 유인하여 판매 조건을 내세운 피델리스펀드 같은 사기 펀드를 언제까지 거짓과 책임 전가를 할지 지켜볼 것입니다. 은행장과 경영진이 동일하게 당했다면?”.

한편 진옥동 회장 후보는 전북 임실 출신으로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법인장을 맡는 등 18년간 일본에서 근무했습니다. 2019년부터 신한은행장을 맡고 있는 진 후보는 “백년 기업으로 가기 위해 직원과 고객, 주주에 책임 있는 기업시민이 될 것”이라며 “재무적 이익보다는 고객과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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