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방송금지’ 롯데홈쇼핑 패소에 “솜방망이 처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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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방송금지’ 롯데홈쇼핑 패소에 “솜방망이 처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2.08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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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부터 6개월간 송출 중단 확정… 유통 계열사 최장수 CEO ‘이완신 리더십’ 최대 난관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가운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이자 마지막 공채 출신 CEO인 이완신 대표(사진)가 6개월 방송 송출 금지라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사진=롯데홈쇼핑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가운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이자 마지막 공채 출신 CEO인 이완신 대표(사진)가 6개월 방송 송출 금지라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사진=롯데홈쇼핑

“스물한 살 청년이 된 롯데홈쇼핑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미디어 커머스, 디지털 사업 등 백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탈홈쇼핑’ 회사로의 도약을 이어나갈 것이다."

지난 5월 24일,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의 창립 21주년 기념사 일부입니다. 1960년생인 이 대표는 2017년 3월부터 롯데홈쇼핑을 이끌고 있습니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가운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입니다. 마지막 공채 출신 CEO이기도 한 이 대표가 가장 큰 걸림돌을 만났습니다.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최대 난관에 부닥친 것입니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의 방송 송출이 앞으로 6개월간 금지됩니다. 내년 2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매일 오전 2~8시로, 하루 6시간씩입니다. 롯데홈쇼핑이 과기정통부가 2019년 5월 3일 내렸던 ‘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데 따른 것으로, 구체적인 날짜는 과기정통부가 정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롯데홈쇼핑 방송 송출 금지와 관련, 이미 상품 편성을 약속한 중소납품기업을 비롯한 협력업체를 고려해 업무정지 처분 시기를 정했다고 밝혔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는 롯데홈쇼핑 방송 송출 금지와 관련, 이미 상품 편성을 약속한 중소납품기업을 비롯한 협력업체를 고려해 업무정지 처분 시기를 정했다고 밝혔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해당 업무정지 처분이 정당하다는 원심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2015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롯데홈쇼핑이 자사 임직원의 금품 수수 행위를 고의로 누락한 데 따른 것입니다. 롯데홈쇼핑은 과도한 처분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영업정지 시간대를 ‘새벽’으로 옮겨 제재 수위를 낮췄습니다.

대법원은 다음 날인 지난 1일에는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습니다. 역시 2015년 재승인 심사 때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혐의입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롯데홈쇼핑의 벌금 2000만원도 확정했습니다. 이처럼 방송 시간이 줄면서 롯데홈쇼핑의 매출 손실과 협력사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재판과정에서 새벽방송 금지 처분으로 매출액 기준 1211억, 영업이익 기준 363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앞으로 방송 송출 중단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 논의할 것”이라며 “중소 파트너사에 피해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2월 7일치 ‘감사원 감사로 혼쭐난 롯데홈쇼핑… 7년 만에 방송중단 현실로(종합)’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12월 7일치 ‘감사원 감사로 혼쭐난 롯데홈쇼핑… 7년 만에 방송중단 현실로(종합)’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보여주기식 제재라며 재방송 시간대 송출금지라 매출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또한 보여주기식. 매출에 큰 영향 없는 결과. 법정 싸움으로 시간은 벌고 재방송 시간대에 방송금지는 롯데홈(쇼핑)의 승리네요.(솔직히 롯데홈쇼핑 라이브 방송 봄 매진된다고 설레발 엄청하더라. 보기 거북함. 마지막 방송이라느니 천명 이상 가져가서 매진일 거라느니. 요즘 방송심의 제대로 일 안 하지!!)” “2시~8시 송출 금지면 대부분이 live 하는 시간은 아니고 전날 했던 방송 재방 편성이라서 매출에 지대한 영향은 없을 듯” “아직도 국민들을 바보로 아나. 실효성 있는 처벌을 해라. 회사원이 하청업체한테 금품 수수했더니 징계로 새벽에 출근하지마라, 이거랑 뭐가 다르냐” “잠자고 있을 때 영업 못 하는데 막대한 피해가 올까?”.

2020년 유일한 공적 마스크 판매처였던 공영홈쇼핑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소비자 상담이 접수된 곳은 사실상 롯데홈쇼핑이다. /자료=홍석준 의원실(한국소비자원 제공)
2020년 유일한 공적 마스크 판매처였던 공영홈쇼핑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소비자 상담이 접수된 곳은 사실상 롯데홈쇼핑이다. /자료=홍석준 의원실(한국소비자원 제공)

한편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최근 3년간 모두 3507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됐습니다. 연도별로 ▲2019년 1383건 ▲2020년 1189건 ▲지난해 935건입니다. 7개 TV홈쇼핑 사업자와 데이터홈쇼핑인 K쇼핑, 신세계TV쇼핑과 비교했더니, 2020년을 제외하고 롯데홈쇼핑이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도 유일한 공적 마스크 판매처였던 공영홈쇼핑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장 많은 소비자 상담이 접수된 곳은 롯데홈쇼핑입니다. 이완신 대표는 지난 5월 창립 기념사에서 ‘탈홈쇼핑’을 모토로 다양한 사업 구상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길을 가기에는 ‘소비자 최우선’이라는 기본부터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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