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부와 다르다더니… ‘이석준 낙하산’ 내려앉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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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정부와 다르다더니… ‘이석준 낙하산’ 내려앉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2.13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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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회장에 ‘윤석열 대선 캠프’ 인사… 우리금융·기업은행·BNK금융 차기 수장도 주목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최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최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윤석열정부의 함량 미달 낙하산 인사는 미래를 망치는 행위다.”

어제(12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금융권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 합친 말)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에서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의 발언입니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석준씨가 새로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자, 금융권 밖에서조차 “낙하산 인사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석준씨를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단독 후보로 사실상 손병환 회장 후임으로 내정된 이씨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입니다. 임추위는 “예산·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을 경험했고,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다”라며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자로 추천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석준씨(사진)가 새로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자, 금융권 밖에서조차 “낙하산 인사 신호탄”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윤석열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석준씨(사진)가 새로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자, 금융권 밖에서조차 “낙하산 인사 신호탄”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하지만 임추위의 설명과 달리, 이번 인선에는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소유한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당초 현직인 손 회장의 연임이 유력했으나 막판에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 일부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어, 정부와 가까운 관료 출신을 낙점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합니다.

이에 따라 모피아들의 낙하산 투하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IBK기업은행장 후보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날 1차 후보군을 확정한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이명박정부 시절 ‘4대 천왕’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도 하마평에 올랐습니다.

금융노조의 반발이 더욱 거세진 이유입니다. 전날 낙하산 반대 회견에서 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정은보 전 금감원장은 금융위 부위원장 당시 자본시장을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사모펀드 사태 당시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라며 “정책금융 강화를 중요하게 느낀다면 편법을 통해 기업은행장으로 오려는 행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권희원 BNK부산은행지부 위원장은 “지역과 함께 성장한 공공재인 BNK에는 지역경제 부흥을 위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며 “올드보이들이 외풍을 타고 BNK에 온다면 조직은 도태될 것이다. 부산은행지부는 BNK를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치 ‘NH농협금융 회장에 윤캠프 출신 이석준… 낙하산 본격화’ 기사에 달린 댓글들. 삭제된 댓글도 많이 띈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지난 12일치 ‘NH농협금융 회장에 윤캠프 출신 이석준… 낙하산 본격화’ 기사에 달린 댓글들. 삭제된 댓글도 많이 띈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이전 정부와 다르지 않다며 낙하산은 둘째로 치더라도 ‘전문성’에 물음표를 던집니다. 아울러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때 낙하산이라고 그렇게 비판하더니. 오히려 그래도 기업은행 말고는 은행권은 내부승진자가 리더였는데, 이건 뭐 역행이 따로 없네. 농협뿐만 아니라 민영화된 우리은행에 부산은행에... 신한이 그나마 내부 승진이라 운이 좋은 건가”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 뭐하는 건지”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네” “관치금융. 인사거래의 대가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인가요” “하긴 금감원장도 회계사 자격증 있다고 검사 출신 앉힌 것이니 이해할 만하다” “다음은 KT와 포스코 기대하시라~~ 낙하산 부대” “전문성이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지금 저 인사를 두고 전문성이 있다고 하시는 분들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그러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정권 바꾸면 자기 쪽 인사 앉히는 거 이해한다. 그래도 능력 좀 봐가며 앉히세요”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낙하산은 계속된다. 쭈욱~. 이건 당, 이념과 전혀 상관없다” “검사 출신 앉히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냐” “농협 생기고 농민은 노예 되었다” “농협도 인적 쇄신 필요하다. 불필요한 인력 줄이고 구조 조정 꼭 해서 욕먹는 농협이 아니라 농민을 위한 농협이 되어야 한다!!” “진짜 관치에 끝이 없구나. 농협이 무슨 국책은행이냐 휴 너무하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차기 협회장 후보에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등 3명을 선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명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 여의도 모임 ‘충여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23일, 앞으로 3년간 금융투자협회를 이끌 수장을 뽑는 임시총회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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