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귀싸대기 때린’ 증권사 이자 장사, ‘공시’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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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귀싸대기 때린’ 증권사 이자 장사, ‘공시’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2.20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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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증권사 3% 이자로 빌려 최고 9%대 대출, 유안타증권은 ‘10.3%’… “은행처럼 공시해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자료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자료사진=한국은행

“도대체 여기서 욕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잘 알기에 욕하는 거임?? 저 사람 스펙이랑 커리어만 봐도 우리나라에서 저 사람만큼 경제전문가는 없을 텐데”

오늘(20일) 매도 비둘기도 될 수 있다는 통화당국 수장의 ‘매파’적 발언에 모처럼 누리꾼의 칭찬이 이어집니다. 물론 ‘저 사람’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입니다. 이 총재는 이날 “내년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 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증권회사들의 이자 장사가 ‘폭리’ 수준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마진이 은행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29개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융자를 받는 금리는 3.02%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증권사가 신용융자(대출)를 해 줄 때 받는 금리는 최저 5.55%에서 최고 8.92%였습니다. 금리 마진이 2.53%포인트에서 5.90%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입니다. 같은 달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조달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0, 코픽스가 3.04%로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대출금리(가계대출 기준)는 4.88~5.22%로, 금리 마진이 1.88~2.86%포인트였습니다. 이자 장사를 한다고 당국의 질책을 받았던 은행의 예대 마진, 즉 금리 마진이 증권사의 3분의 1 수준인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돈을 빌려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폭리”라는 표현이 지나침이 없는 것입니다.

증권회사들의 이자 장사가 은행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양정숙 의원실
증권회사들의 이자 장사가 은행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양정숙 의원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월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1.50%의 금리로 모두 8조4865억원을 조달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7조6852억원을 융자받았습니다. 다만,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3.02%까지 올랐습니다. 이렇게 돈을 융통한 증권사가 고객에게 대출해주는 금리는 기간에 따라 9개 구간으로 나뉩니다. 1~7일부터 시작, 180일 초과까지입니다.

이 가운데 1~7일 구간 평균 금리가 5.55%로 가장 낮았고, 151~180일 구간 금리가 8.92%로 가장 높았습니다. 최고금리 구간 기준으로 보면, 29개 증권사 중 21개사 금리가 9%를 넘었습니다. 이어 8%대 4곳, 7%대 3곳, 6%대 1곳이었습니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10%를 넘겼고, 삼성·NH·미래에셋·한국·KB 등 5대 증권사는 모두 9%를 넘었습니다.

9월 말 기준 가장 많은 대출을 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2조6489억원)이었으며, 삼성증권(2조5967억원)과 키움증권(2조4434억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증권사들이 지난 9월 조달한 7조6852억원을, 금리 마진 최저치(2.53%포인트)로 적용해도 연간 수익은 1944억원입니다. 최대치(5.90%포인트)로 따지면 4534억원을 이자 장사로만 챙긴 셈입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의 금리마진율이 은행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라며 "증권사들이 대출해 줄 때는 주식 등 확실한 담보를 설정하면서 이같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도 은행 예대마진 공시와 같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증권사들의 이자 장사에 누리꾼들은 평소 개인투자자들 꾀기에만 급급했던 증권사에 대한 불만을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증권사들의 이자 장사에 누리꾼들은 평소 개인투자자들 꾀기에만 급급했던 증권사에 대한 불만을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평소 개인투자자들 꾀기에만 급급했던 증권사에 대한 불만을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식대여 서비스 취소 등 ‘달걀로 바위 치기’ 같은 집단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맞다. 증권사 스탁론 담보대출 이런 걸로 개미들 꼬드겨서 고금리 장사질 하는 거 진짜 나쁜 X들이다. 거기다가 또 개미들 죽이려고 공매도도 열심히 하는 X들. 철퇴를 내려라. 좀” “언제나처럼 성과급 잔치하겠네? 그러면서 40세도 희망퇴직 접수할 정도로 안 좋다고 뉴스에 떠벌리지 마라. 지금 다른 서민들은 진짜 죽어나고 있다” “금감원은 폭리 하는 것들 영업권 박탈 하라! 영원히 박탈” “증권사들이 저렇게 돈 벌어서 자기들 주머니만 채울까?? 그럼 얻는 것 하나 없는 정부 감독기관들이 몰라서 이런 상황 벌어졌을까?? 알다시피 금피아 모피아라는 말들이 왜 나오나??”.

“은행에서도 주식담보 대출을 실행하게 해줘라. 그럼 금리경쟁으로 금리가 인하된다. 말만 말로만 높다 하지 말고” “도둑X들 신용담보 비율 유지하면서 폭리까지. 고객이 봉인가” “현찰과 같은 주식을 담보로 가지고 유지 비율만 깨지면 지들 맘대로 처분도 할 수 있는 초초초 안전대출 하면서 이자를 저따위로 받아 처먹는 게 말이 되나. 최소한 담보유지비율도 없고 실제로 손해율도 발생하는 주택담보대출보다는 낮아야 정상 아닌가?” “개인들이여 대여 수수료 몇푼 받겠다고 신청하셨나요? 그 수수료율 몇인 줄 압니까? 쥐꼬리에 꼬리 끝!! 내 주식이 주식시장 하락에 이용당하고 있는 겁니다. 대여 신청부터 취소합시다”.

20일치 ‘[속보] 이창용 “내년 물가목표 웃도는 수준…물가 중점 통화정책”’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20일치 ‘[속보] 이창용 “내년 물가목표 웃도는 수준…물가 중점 통화정책”’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11월 금통위 당시 다수의 금통위원이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5%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장과 소통을 위한 것이었지 정책 약속은 아니었다”라면서 “경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돈이 낳은 ‘금리’가 온 국민의 관심사입니다.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경제 상황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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