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도? 북극한파 녹인 이복현발 ‘관치금융’ 논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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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그룹도? 북극한파 녹인 이복현발 ‘관치금융’ 논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2.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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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후보군 선정 앞서 관련 발언 쏟아내… ‘낙하산 앉은’ 농협금융은 계열사 수장 물갈이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중소기업 재도약과 성장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중소기업 재도약과 성장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

지난 21일, 퇴직연금 사업자들과 간담회를 마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입니다. 이 원장이 침이 마르도록 떠받든 인물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입니다. 세 번째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나는 데 대한 치사입니다. 이날 발언에 눈길은 자연스레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옮겨갑니다. 북극 한파에도 ‘관치금융’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는 이유입니다.

관치금융 논란이 지방은행 최초 금융지주회사인 BNK금융그룹까지 번졌습니다. 이번에도 논란의 중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있습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1차 후보들을 간추렸습니다. 지난 13일 선정한 내외부 인사 18명 중 지원서를 제출한 인사들의 서류심사를 바탕으로 6명을 확정했습니다.

관치금융 논란이 지방은행 최초 금융지주회사인 BNK금융그룹까지 번졌다. /사진=BNK부산은행
관치금융 논란이 지방은행 최초 금융지주회사인 BNK금융그룹까지 번졌다. /사진=BNK부산은행

임추위는 이번 1차 후보군 명단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임추위가 선정한 18명 중 외부 후보 9명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제 관료 출신, 정치권 인사, 금융사 전 사장과 임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습니다. 당시 내부 후보군은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등 9명의 이름이 모두 공개됐습니다.

반면 공정한 승계 절차 진행을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는 외부 후보에는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62) ▲안효준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59) ▲이팔성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78)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62)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73) ▲이현철 전 한국자금중개 사장(57) ▲김윤모 전 솔로몬투자증권 사장(63)의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복현 원장의 인선 관련 발언에 따라 이번 외부 후보군이 정리됐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BNK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 중 오래된 인사거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사외이사가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이 원장은 특히 “전임 회장이 물러난 후에도 특정 학교 등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 갈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런 부분을 고려해 외부 인사를 모시겠다고 (BNK금융) 자체적으로 결정했다”라고 말해 논란을 촉발했습니다. 내부 후보를 겨냥했다며 부산은행 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노조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실체 없는 내부 갈등 프레임으로 전·현직 내부 출신 후보를 저격해 낙하산 인사 영입의 당위성을 만들어 준 노골적인 인사 개입”이라며 “차라리 감독원장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밝히고 공개 검증을 받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BNK금융 임추위는 앞으로 면접 평가 등을 거쳐, 다음 달 12일 2차 후보군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친정부 인사 꽂아 넣기’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4대 금융지주고 뭐고 지들 입맛대로 외부 인물로 꽂아 넣겠다는 계획이구나” “노골적으로 자기 사람 미는 거지. 알짜 자리인데” “지역과 금융의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선출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공정, 낙하산 안 하겠다더니” ““Bnk는 누가 뭐라 하든 금융전문가 뽑아 그룹의 발전을 이루면 될 것이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실력을 우선으로 뽑으면 될 것이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석준씨(사진)가 새로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자, 금융권 밖에서조차 “낙하산 인사 신호탄”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윤석열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석준씨(사진)가 새로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자, 금융권 밖에서조차 “낙하산 인사 신호탄”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한편 이석준 회장 체제를 준비하는 농협금융지주는 이날 주요 계열사 수장들 물갈이에 나섰습니다. 연임이 점쳐졌던 권준학 농협은행장 자리는 이석용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이 이어받습니다. 특히 NH벤처투자 대표이사에는 김현진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상무를 내정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농협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1일 이석준 농협지주 회장 내정에 대해 “농협은 대주주가 있는 기관이고 대주주가 결정을 그렇게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라며 “관치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의견을 전달했다면 이게 오히려 관치 아닌가”라고 되물었습니다. 3년 임기에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는 금감원장은 어떤 자리일까요.

‘금융감독원의 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금융위원회의설치등에관한법률 제29조 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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