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 봤지? ‘케이뱅크 상장’ 올해 넘긴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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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주가 봤지? ‘케이뱅크 상장’ 올해 넘긴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0.3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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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의 반 토막도 안 되는 카뱅, 시황 부진에 IPO 타이밍 저울질하다 ‘내년 1월’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돌아온 풋백옵션 저주…케이뱅크 상장 못하면 비씨카드 독박’ 기사에 달린 댓글.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돌아온 풋백옵션 저주…케이뱅크 상장 못하면 비씨카드 독박’ 기사에 달린 댓글.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카카오뱅크가 28일 기준 주가로 per(주가수익비율)이 35배다. 업계 2위인 케이뱅크가 비슷한 per라 봤을 때 정상적으로 IPO가 가능할까. 은행주 보통 PER이 3~5 사이라 보면 됨. 현재 4대 금융지주는 배당도 높으나 금리 올라가는데 누가 고PER 인터넷 은행주를 사겠는가. 배당 은행주를 사지. 그 은행주도 현재 올라가지 않고 있음. 혁신적인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전혀 못 하는 1위 카뱅의 현재 주가도 고평가되어 이것의 3분의 1토막이 나도 PER이 10이다. 더한 설명은 안 하겠다. 투자자들은 이 시기를 잘 버텨내시길.”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 첫 문턱을 넘었던 케이뱅크가 올해 안에 상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의 댓글입니다.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통과 당시, 케이뱅크 관계자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증권신고서 제출 시기를 탄력적으로 결정하겠다”라는 발언이 다시 한번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가 상장 시기를 내년 1월로 미뤘다.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상장 시기를 내년 1월로 미뤘다. /사진=케이뱅크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최근 주요 재무적투자자(FI)에 상장 목표 시점을 내년 1월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에서 승인받은 상장예심 유효 기간이 내년 3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카카오 먹통과 레고랜드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가치’를 제대로 받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는,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카오뱅크(323410)는 지난해 상장한 뒤 최고 9만4400원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다 전 거래일인 지난 28일 1만5800원으로 1년여 만에 83% 떨어졌습니다. 공모가(3만9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이날(31일)도 7.89% 올랐지만 1만7100원에 머물렀습니다.

지난해 8월 장중 9만44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뱅크 주가가 ‘먹통 사태’ 이후 급락하며, 31일 오후 1시 32분 현재 1만6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지난해 8월 장중 9만44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뱅크 주가가 ‘먹통 사태’ 이후 급락하며, 31일 오후 1시 32분 현재 1만6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최근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카카오 그룹주가 모두 추락한 탓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케이뱅크가 머뭇거리는 이유입니다. 이날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서 케이뱅크(279570)의 현재가는 1만원입니다. 52주 최고가이자 사상 최고가인 2만2350원의 44.7% 수준입니다. 한때 7조원대까지 거론되다 4조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7.3배에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최근 1.3배로 폭락한 것과 견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만약 케이뱅크를 인터넷 플랫폼이 아닌 은행으로 보고 시중은행 평균 PBR 0.5배를 적용하면, 예상 주당 가치는 2600원대에 그칩니다. 시가총액이 1조원 수준으로 급격히 쪼그라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케이뱅크에 자금을 댄 FI들이 환매를 요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지난해 6월 케이뱅크가 진행한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때 7250억원을 쏟아부은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등입니다. 당시 주당 납입가격은 6500원으로, 공모가가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형성된다면 최대주주인 비씨카드와 어미 회사인 KT에게는 커다란 부담입니다.

31일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서 케이뱅크(279570)의 현재가는 1만원이다. 52주 최고가이자 사상 최고가인 2만2350원의 44.7% 수준이다. /자료=38커뮤니케이션
31일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서 케이뱅크(279570)의 현재가는 1만원이다. 52주 최고가이자 사상 최고가인 2만2350원의 44.7% 수준이다. /자료=38커뮤니케이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인터넷 은행들의 과대 평가된 몸값과 함께 기관들의 IPO 행태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인터넷뱅킹 모든 은행은 주당 7000원이 적당한 것인가” “6500원에 사서 2만원에 팔려 했다고... 이런 사XX들이 있는가! 망해야 한다. 기관들도 잘못된 예측과 투자에 망해봐야 한다” “지금 9천원도 공모 실패할 가능성 높다. 은행 이자가 6~7% 육박하는데 궂이 모험할 필요가 없지” “Fintec 허상이지. 알고 보면 finance는 없고 tech도 허접한” “경쟁업체 떨어질 때 좋아하더니 이 꼴 나는 거다” “모두 꿈에서 깬 거지” “지들 맘대로 기업가치 정하고 돈 놓고 돈 먹기 하려다 눈탱이 못 친단 소리네. 슬픈 건 그게 개미 자유의사가 아니고 미국발 금리 인상이 시초라는 거. 유동성 위기가 확산 안 됐으면 개미는 또 눈탱이 쳐맞았다는 거”.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 마감 결과, 58조원 가까운 증거금이 모였다. /사진=KB증권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 마감 결과, 58조원 가까운 증거금이 모였다. /사진=KB증권

한편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렸습니다. DS투자는 3만6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키움증권도 4만9000원에서 2만원으로, DB금융투자도 2만46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낮췄습니다. 앞서 3만7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내린 삼성증권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영업 5년 3개월이 지난 제2호 인터넷 전문은행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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