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은 “시황 보면서”, ‘공매도 금지’는 언급 못 한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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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시황 보면서”, ‘공매도 금지’는 언급 못 한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0.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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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출석 조승환 “HMM 영구채 전환, 해운·증시 보면서 검토”… 김주현은 “공매도 답변 어려워”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왼쪽)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각각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자료사진=해양수산부, 여신금융협회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왼쪽)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각각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자료사진=해양수산부, 여신금융협회

주식시장의 부진 속에 최근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원성을 듣고 있는 정부 부처와 행정기관의 수장이 국정감사장에 등장했습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입니다. 조 장관은 ‘HMM(옛 현대상선) 민영화’와 관련, 김 위원장은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만을 두 몸에 받고 있습니다.

먼저 조 장관은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 인사말에서 “지난해 해운 매출액 50조원,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05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물량)를 기록하는 등 해운산업은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라며 “HMM에 관해서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 하에 경영권 민간이양의 여건 조성에 주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2조7000억원 규모의 HMM 잔여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것인가’라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해운이나 증시 시황을 보면서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정부가 보유한 영구채는 전액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율이 74.1%로 불어나 민영화 작업의 걸림돌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 장관은 이어 “HMM의 민영화 원칙은 많은 분이 동의한다고 생각한다”라며 “HMM이 지속적인 국적선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선복량 등 경쟁력이 충분한지 검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산은이나 해진공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서 HMM을 지속 관찰하고 검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승환 “HMM 영구채 전환, 해운·증시 보면서 검토해야” [2022국감]’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조승환 “HMM 영구채 전환, 해운·증시 보면서 검토해야” [2022국감]’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도대체 HMM을 하루빨리 팔지 못하는 이유가 뭐냐며, ‘호양회’(虎洋會)라는 모임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검토할 게 뭐가 있냐고요? 민간 회사 강탈할 목적으로 영구채를 발행하는 국가기관이 어디 있냐고요? 어려울 때 빌린 돈 이제 돈 벌었으니 갚겠다는데 왜 막냐고요? 이자도 못 주고 원금도 못 받을 때 주식으로 전환이라도 해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취지로 발행하는 게 영구채 아니냐고요? 이자는 이자대로 받아먹고, 나중에 때 되면 주식 전환해서 또 팔아먹고? 이러려고 정부(가) 지원했어요?”.

“호양회의 필두로 나선 앞XX. 국가가 먼저가 아니고 니들 조직의 이득이 먼저냐? 해수부 장관이라는 자가, 정부의 기조도 이해 못 하고, 공기업 해진공이란 곳도 똑같은 X들. 해진공 사장이랑 해수부 장관이랑 같은 사조직에 동기동창이지? 해피아 니들끼리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X말아 드시려고? 이제껏 X말아 넣은 성과급 특검해야 된다. 그리고 당신 한진해운 파산시킨 장본인 아닌가? 이제 HMM까지 말아 드시려고? 이 나라가 니 주머니 위한 나라냐”.

참고로 ‘호양회’는 고려대학교 출신 해운·물류업계 동문 친목 모임입니다. 조 장관을 비롯해 최낙정·김영춘 해수부 전 장관, 홍승용·최장현·박준영·엄기두 전 차관, 김양수 해진공 사장, 유창근 전 현대상선(HMM) 대표, 배재훈 전 HMM 대표, 전기정 위동항운 사장, 이종순 위동항운 특별고문, 배창섭 전 범아해운 대표 등 곳곳에 호양회 소속 인사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주현 “공매도 금지, 시장에 큰 영향…구체적 언급 어려워”’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김주현 “공매도 금지, 시장에 큰 영향…구체적 언급 어려워”’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한편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금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본다’라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시장 조치는 언제, 어떤 식으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언급은 양해해달라”고 답변을 에둘러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매도 관련해선 어떻게 설명하든 자기 입장에 따라 어떤 사람은 곧 할 것처럼 받아들이고, 어떤 사람은 안 할 것처럼 받아들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강 의원이 “위원장은 개인 소신이 없냐”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이건 개인 소신 갖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강 의원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매도 일시 금지 조치가 필요 없다는 거냐”라고 거듭 물었고, 김 위원장은 “이런 공개된 자리에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빠져나갔습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무슨 답변이 그러냐”라며 “위원장님 지금 제대로 일하고 계신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백혜련 정무위원장도 공매도 관련 의견을 밝혔습니다.

백 위원장은 “여기서 금융위원장이 발언 시 시장에 미치는 파장 여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정말 굉장한 하락장이고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난 손해를 입고 있다”라면서 “지금 시점에서는 공매도 금지를 충분히 고려하고 실시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김 위원장 교체론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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