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이전 반대” 이동걸에 쏟아진 ‘HMM 책임론’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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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이전 반대” 이동걸에 쏟아진 ‘HMM 책임론’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03 14: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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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해진공, HMM 매각 자문사 선정작업 착수… 주주환원 차원 “하루빨리 매각” 목소리 커져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동걸 전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자료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전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자료사진=KDB산업은행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어제(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국제 금융 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 토론회’ 참석자의 발언입니다. 이동걸 전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5년 가까이 몸담은 산은의 부산 이전을 반대한 것입니다. 강석훈 현 회장이 “1분기 중 지방 이전 대상 기관 지정 프로세스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힌 지 열흘 만입니다.

본점의 부산 이전을 강행하고 있는 산은이 해운업체 ‘HMM’(옛 현대상선)의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했습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전날 HMM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용역 수행기관(자문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HMM은 기업가치 11조원의 국내 컨테이너 선사로, 산은과 해진공이 각 20.69, 19.96%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될 자문사는 컨설팅을 포함해 매각 절차 전반에 포괄적인 자문을 제공하게 됩니다. 산은과 해진공은 매각·회계·법무 분야에서 각 한 곳을 선정해 자문단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자문사 선정이 끝나면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매각 공고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산은이 해운업체 ‘HMM’의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했다. HMM은 2020년 현대상선주식회사에서 사명을 바꿨다. /사진=현대상선
산은이 해운업체 ‘HMM’의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했다. HMM은 2020년 현대상선주식회사에서 사명을 바꿨다. /사진=현대상선

금융투자업계는 HMM 매각과 관련,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메자닌’에 주목합니다. 이탈리아말로 건물 1층과 2층 사이 라운지 공간인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일컫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로, 투자 규모에 따라 가격만큼 주식으로 바꿔 받을 수 있습니다.

HMM은 산은과 해진공을 상대로 2018년부터 3년 동안 모두 2조6800억원의 CB·BW를 발행했습니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CB와 BW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은 74% 선까지 치솟게 됩니다. 금투업계가 매각가격이 그만큼 뛸 수 있기에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언론들도 두 기관이 메자닌의 주식 전환 등에 소극적으로 나선다면, 배임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을 계속해서 제기합니다. 앞서 2021년 6월, 이동걸 전 회장이 3000억원 규모의 산은 보유 HMM CB에 대해 “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익 기회가 있는데 그걸 포기하면 배임”이라고 밝혔다는 팩트도 늘 따라붙입니다.

이날(3일) 오후 2시 50분, HMM(011200) 주가는 0.22% 빠진 2만24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벌크선(석탄·광석·시멘트·곡물 등 비포장 화물 전용선) 운임지수 상승 전망에도 하락 세입니다. HMM의 주요 사업인 컨테이너 운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4일 글로벌 지표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946.68로, 2년 8개월 만에 1000선이 무너졌습니다.

3일 오후 2시 50분, HMM(011200) 주가가 2만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3일 오후 2시 50분, HMM(011200) 주가가 2만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HMM 매각과 관련, 이동걸 전 회장의 책임론과 함께 기관투자가 등 공매도 세력의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을 정상화한 주주들을 위해 배당과 함께 빠른 매각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동걸이 주식 전환해서 주가 이렇게 만들고 산은과 정부, 주주 손해 본 건 배임 아니냐?? 아시아나는 먹을 게 없으니 상환받았지. 정부와 산은·해진공 니들이 무슨 사채업자냐?? 기업 회생 목적의 혈세 투입이면 현금 상환받고 매각해라. 이 XXX들아!!!!” “cb 상환받고 훨훨 날 수 있게 해줘라. 그동안 빨대 꽂고 이자 불려가며 성과급 잔치 했잖아. 그만 놔줄 때다. 아니 늦었다” “전환 안 해서 배임이면 수출입 은행은 배임으로 벌써 걸려 들어갔겠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네”.

“이동걸이 배임 소리도 지겹다. hmm 보유현금이 넉넉히 차고도 넘치는데 그놈의 영구채 주식 전환할 수도 있다는 반복되는 기사는 대체 누가 하는 말장난인지. 그리되면 매각 불가인데 알면서도 반복되는 부정적 기사들. 공매도 푸락치 놈들이냐, 해피아들 장난이냐” “웃긴 게, 주주 때문에 정상화되고 매출이 올랐으면 주주환원이 첫 번째 아닌가?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상장하면서 X주에 투자를 했건만, 잘되니 배당은 쥐꼬리 만큼하고. 적금보다 나쁘면 어떡하냐. 영업이익 14조에 50프로 배당해라”.

일제 강점기 조선식산은행이 모태인 산은은 을지로 노른자위 땅에 있다가 롯데그룹에 팔려 2001년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사진=KDB산업은행
일제 강점기 조선식산은행이 모태인 산은은 을지로 노른자위 땅에 있다가 롯데그룹에 팔려 2001년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사진=KDB산업은행

한편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히 밀어붙이는 대선 공약입니다. 문제는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점 이전을 위해서는 산은법 4조 1항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를 개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당과 경남 지역구 일부 야당 의원을 제외한, 의석 과반수의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산은 본점을 옮기는데 부정적입니다.

여기에 산은 노조도 “강석훈 회장이 산은법 조항을 위반해 본점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직원 45명을 발령내는 등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라며 지난달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식산은행이 모태인 산은은 을지로 노른자위 땅에 있다가 롯데그룹에 팔려 2001년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윤 대통령 공약은 지켜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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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2023-03-03 15:43:15
윤핵관 장제원 지역구 부산 챙기기 산업은행 부산이전 반대다!
대한민국이 장제원꺼냐?
부산만 윤석열한테 표줬냐고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이 백번 맞는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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