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CB 주식전환’ 해진공에 쏟아진 분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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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CB 주식전환’ 해진공에 쏟아진 분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0.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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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지난 26일 HMM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꾼다고 밝히자 소액투자자들의 분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HMM은 지난해 현대상선주식회사에서 사명을 바꿨다. /사진=현대상선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지난 26일 HMM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꾼다고 밝히자 소액투자자들의 분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HMM은 지난해 현대상선주식회사에서 사명을 바꿨다. /사진=현대상선

“이게 그렇게 말하던 해운강국으로 가는 길이냐?”

지난 26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HMM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꾼다고 밝히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끓어오릅니다. 반면 주식시장은 차갑게 돌아섭니다. 다음 날, HMM 주가는 장중에 11%나 빠집니다. 올해 3월 29일 이후 열 달 만에 두 자릿수 폭락입니다. 1976년 아세아상선으로 돛을 달고 현대상선으로 대양을 누비던 HMM의 시련기입니다.

처음에는 일반사채로 발행되는 전환사채는 일반사채처럼 정해진 이자와 원금으로 돌려받거나, 원리금 반환없이 주식으로 받는 방법이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처음에는 일반사채로 발행되는 전환사채는 일반사채처럼 정해진 이자와 원금으로 돌려받거나, 원리금 반환없이 주식으로 받는 방법이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 일정한 조건에 따라 발행한 회사채로, 보유자의 의사에 따라 발행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앞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 최대주주의 편법적인 차익 챙기기를 차단하는 장치가 마련됐습니다. 아울러 지나친 전환가액 하향으로 소액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CB 콜옵션 행사에 한도를 둬 최대주주의 지분 늘리기 등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는 CB 콜옵션 행사에 한도를 둬 최대주주의 지분 늘리기 등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금융위원회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증권의발행및공시등에관한규정> 개정안이 전날 금융위 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콜옵션(전환사채 매수 선택권) 행사한도가 CB 발행 당시 지분율 이내로 묶입니다. 콜옵션은 제3자가 미리 정해놓은 가액으로 CB를 사들일 수 있는 권리입니다. 제3자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CB 보유자는 이를 팔아야 합니다.

금융위는 최근 다수의 CB가 콜옵션으로 발행되면서 최대주주의 지분 늘리기 등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발행된 전체 CB 가운데 87%는 이처럼 콜옵션이 부여됐습니다. 개정안은 이에 따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부여하는 콜옵션에 한도를 두고, CB 발행사에 공시의무를 지웠습니다.

금융위는 사모로 CB를 발행할 때 전환가액 상향 조정 근거도 마련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는 사모로 CB를 발행할 때 전환가액 상향 조정 근거도 마련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콜옵션 행사자와 전환가능 주식 수 등을 알려야 하며, 이를 통해 지분 현황 등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모로 CB를 발행할 때 전환가액 상향 조정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전환가액 조정 때 주가 하락에 따른 하향 조정만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주가 희석에 따른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 등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전환가액을 반복적으로 낮추면서 CB 발행 때 공시했던 예정 주식보다 많은 물량이 전환돼 기존 주주들이 손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CB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CB 발행 조건의 행사, 관련 공시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환사채 관련 규정 개정안이 당초보다 달라졌다. /자료=금융위원회
전환사채 관련 규정 개정안이 당초보다 달라졌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규정 개정으로 CB 투자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CB 전환가액 하향으로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이젠 전환가액이 상향될 수도 있다는 고려를 한 번 더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 주식 불공정거래 감소 추이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입니다. 개정된 규정은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되며, 이후 이사회가 발행을 결정한 CB부터 적용됩니다. 금융위는 규정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공시 서식을 다음 달 공개하고, CB 발행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누리꾼들은 바뀌는 전환사채 관련 규정을 HMM 등에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료사진=HMM
누리꾼들은 바뀌는 전환사채 관련 규정을 HMM 등에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료사진=HMM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당국의 늑장 대응이라며 HMM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해양진흥공사와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에 분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바뀌는 CB 관련 규정의 소급 적용과 함께 똑같은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격한 적용도 주문합니다.

“해먹을 X 이미 다 해먹었다” “이 제도를 악용하는 게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라니 이러고도 정부기관이라 할 수 있는가? 무슨 기관이 민간의 피눈물을 빼는 결정을 하고도 잘했단 건가” “참 빠르고 알차기도 하여라. 그동안 잃은 내 돈은 어디서 찾는가? 역시 기업은 일류 행정은 이류 정치는 삼류사회” “오 좋은 소식이구만. 이런 거는 벌써 했어야지” “금감원 전부 다 불러내서 엎드려뻗쳐 시켜야 됨” “이제 리픽싱 때문에 눈물 날 일 좀 줄겠네”.

“기존 CB까지 싹 다 소급 적용하게 해주세요” “물적분할 cb bw 증자 주식의 희소성 낮추는 짓 못 하게 엄격하게 만들어라” “이미 발행해서 리픽싱하고 주가조작 열심히 하고 있는 CB도 소급 적용해야 합니다” “이제 대주주 작전세력들 전환사채로 장난질 못 하겠군. 사채 발행해서 주가 폭락시켜 주식 수 늘리고 급등시켜 수십배 씩 해 처먹던 X들 이젠 못 해 먹겠지. 진퉁만 사채 발행하겠군”.

HMM의 최근 석 달간 주가추이. 28일에도 0.93% 하락해 2만6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료=한국거래소
HMM의 최근 석 달간 주가추이. 28일에도 0.93% 하락해 2만6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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