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과 함께 무너진 ‘2차전지 대장주’ 무슨 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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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과 함께 무너진 ‘2차전지 대장주’ 무슨 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1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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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 코스닥 800 붕괴에 에코프로비엠 5%대 하락… “묻지마 투자보다 옥석 가려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와 관련, 묻지마 투자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시장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와 관련, 묻지마 투자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520억달러(약 68조6000억원)가 증발한 최악의 하루였다.”

간밤에 미국의 4대 은행(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웰스파고·씨티그룹)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실리콘밸리뱅크의 모기업 SVB파이낸셜이 3조원 가까운(22억5000만달러) 주식을 판다는 소식에 동반 하락한 것입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후폭풍인데, 오늘(10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4.50포인트(1.01%) 빠진 2394.59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종가 기준 24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1월 20일(2395.26) 이후 처음입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20.62포인트(2.55%) 급락한 788.6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 8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일(787.19) 이후 6거래일 만입니다.

10일 코스피지수가 2400선이 무너졌다. 지난 1월 20일(2395.26) 이후 처음이다. /자료=한국거래소
10일 코스피지수가 2400선이 무너졌다. 지난 1월 20일(2395.26) 이후 처음이다. /자료=한국거래소

이처럼 양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2차전지 관련주입니다. ‘2차전지’란 전지를 두 번(또는 그 이상) 쓸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1차전지(소재만 연결하면 전지가 되는 것)로 충전시켜 만들 수 있기에 붙은 이름입니다. 리튬이온 전지가 가장 많이 쓰이는데, 내부 물질에 따라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전지도 있습니다.

2차전지 관련주로는 대장주 격인 LG에너지솔루션(032640)과 삼성SDI(006400), 에코프로비엠(247540), 엘앤에프(066970)가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자동차(EV), 에너지 저장 장치(ESS), IT 기기, 경전기차(LEV) 등에 쓰이는 전지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소형 및 중·대형 전지 등의 리튬이온 2차전지를 생산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하는 전자재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또 에코프로비엠은 리튬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과 전구체 등을 만들고, 엘앤에프 역시 양극활물질과 관련 소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10일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들이 대부분 올랐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10일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들이 대부분 올랐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여기에 에스에이티이엔지(351320)와 티라유텍(322180)도 관련주로 떠오릅니다. 에스에이티이엔지는 2015년 물적분할해서 세운 에코케미칼(에스에이티이엔지 지분 46.6%)이 리튬2차전지·슈퍼커패시터용 전극용 바인더, 분리막용 기능성 바인더 첨가제를 개발해 양산라인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티라유텍은 오는 15일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3’ 전시회에서 2차전지 특화 패키지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소식에 관련주로 묶였습니다. 이번에 공개할 패키지는 2차전지 공정의 IT·OT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로봇 등의 하드웨어 솔루션을 결합한 것입니다. 이 같은 소식에 티라유텍과 에스에이티이엔지는 이날 각각 상한가인 1만3840, 44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앞서 소개한 2차전지 대장주들도 대부분 상승 마감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0.36, 0.68% 올랐고, 엘앤에프도 1.74% 뛰었습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5.56% 하락해 대조를 보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25만원(79%↑)으로 올린 다음 날, 나 홀로 주가가 하락한 것입니다. ‘뉴스에 팔아라’는 투자 격언을 실천한 것일까요.

계속해서 오르던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79% 상향했다. /자료=한국거래소
계속해서 오르던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79% 상향했다. /자료=한국거래소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북미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추가 상승 여력을 점쳤습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에 묻지마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및 소재 기업 간 밸류에이션 편차가 크고(10~50배), 일부 기업의 경우 테슬라보다 고평가된 기업도 있다”라며 “추정치에 기반한 가치평가라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숫자가 증명하거나 쏠림의 완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쉬어야 길게 가는 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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