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인적분할 통과 힘쓴’ 국민연금, DB하이텍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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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인적분할 통과 힘쓴’ 국민연금, DB하이텍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24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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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표결 앞두고 또 연기금 ‘역할론’ 주목… 인적분할 재상장 때 ‘소액주주 보호’ 평가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OCI 오너 일가 이우현 부회장(사진)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분할안 통과에 국민연금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사진=OCI
OCI 오너 일가 이우현 부회장(사진)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분할안 통과에 국민연금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사진=OCI

“이래서 한국 주식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거다. 주주 이익은 무슨 개뿔.”

그제(22일), OCI가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이 분노했습니다. 오너 일가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분할로, 주가 하락이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존속법인 ‘OCI홀딩스’와 신설 ‘OCI’로 나뉘는 분할 비율은 각각 68.8, 31.2%입니다. 이에 따른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는 올해 하반기 진행 예정입니다.

앞으로 인적분할 후 재상장 심사 때, ‘소액주주 보호 방안 마련’ 여부를 따질 것으로 보입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자사주 지분율이 평균보다 매우 높거나 ▲분할을 앞두고 자사주 지분을 크게 늘린 기업을 위주로 이 같은 잣대 적용을 검토 중입니다. 최근 인적분할이 대주주 지배력만 강화한다는 비판이 커진 데 따른 것입니다.

OCI 지주회사 전환 후 회사 구조. /자료=OCI
OCI 지주회사 전환 후 회사 구조. /자료=OCI

먼저 거래소는 물적분할과 마찬가지로 인적분할 재상장 심사 과정에서도 사전에 소액주주 간담회 등을 통해 주주 의견을 수렴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이어 자사주 소각, 차등배당, 배당 성향 상향 등의 보호장치를 마련했는지 심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분할 전후로 최대주주 지분율 변경 등 구체적 수치를 증권신고서에 기재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들도 주주 보호 조치를 마련했는지가 승인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소는 현재 대한제강·조선내화·STX 등의 인적분할 및 재상장 신청 건에 대해 심사 중입니다. 인적분할 재상장 신청사는 2019년 3, 2020년 6, 2021년 1, 2022년 상반기 1개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11곳이 신청하는 등 증가 추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대한제강·조선내화(사진)·STX 등의 인적분할 및 재상장 신청 건에 대해 심사 중이다. /사진=조선내화
한국거래소는 현재 대한제강·조선내화(사진)·STX 등의 인적분할 및 재상장 신청 건에 대해 심사 중이다. /사진=조선내화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 결정을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는 선에서 주주 보호를 위해 질적인 심사를 강화하려고 한다”라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추후 심사 승인 케이스를 보고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꼼수 분할’에 나선 기업들을 비난하며, 제도적인 방지 장치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대주주를 위해 다수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회사 경영진들의 배임행위다”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투자로 성장한다. 독버섯 같은 썩은 장사꾼들 꼼수로 주주 피해 주지 말고, 부 세습이나 탐욕 부리지 말고 주주를 소중히 생각해라. 그러려고 회사 만들어 상장했냐. 이런 나라이니 가능하다. 매국노 카르텔 집단아, 선진국 제도 알고 있고 보고 있으면 똑같이 해라. 미래 국가 경제 생각 좀 해라. 공매제도, 물분(물적분할), 인분(인적분할) 제도 모두 공정하게 하든가, 금지하든가 해라”.

“인적분할하고자 하는 기업은 법으로 사전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게 하면 인적분할 후 자회사의 자사주를 넘겨받아 대주주가 지배권을 강화하는 꼼수를 막을 수 있다” “인적분할 직전에 자사주를 소각하면 그 과정에서 주가도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인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정상가격에 팔고 떠날 수도 있다. 지금은 인적분할한다면 주가 폭락으로 팔 수도 없어 울며 인적분할을 당한다” “(소액주주 보호방안 마련) 서둘러 주세요!! DB하이텍 주가조작 조사 착수!! 두 차례 물적분할 공시로 주가 폭락. 지주사 전환 회피 꼼수. 개인 투자자 피눈물~”.

DB하이텍이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 향배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이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 향배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사진=DB하이텍

한편 DB하이텍이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 향배에 촉각이 쏠립니다. 앞선 OCI 주총에서 인적분할이 가결된 데는 국민연금의 찬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DB하이텍의 지분구조는 ▲DB아이엔씨(특수관계인 5인 포함) 17.85% ▲국민연금공단 7.94%입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77.03%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은 “기업공개에 나서거나 매각을 하면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라며 이번 분할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DB하이텍은 “(분할하는) 파운드리와 브랜드의 동반 성장으로 기업가치를 총 6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후 2시 26분 현재, DB하이텍 시가총액은 2조4574억원입니다.

“시총 6조 만드는 것은 분할과 상관이 없다. 100% 자회사 물적분할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 같다. 분할을 해야 시총 6조가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설명이다. 분할 안건이 부결되면 6조 안 만들 거냐.”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입장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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