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 후보 뽑는 날, ‘목표주가’ 내린 리포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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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대표 후보 뽑는 날, ‘목표주가’ 내린 리포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07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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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KT, 올해 섹터 톱픽 될 수 없는 이유”… SKT는 이통시장 점유율 ‘40%’ 최초 붕괴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최근 사외이사 1명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KT 차기 대표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KT
최근 사외이사 1명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KT 차기 대표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KT

“정부와 여당이 최근 KT 차기 대표이사 인선에 개입… 이 리스크네요. ㅠㅠ”

오늘(7일) 하나증권 보고서가 나오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KT, 올해는 섹터 내 탑픽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증권은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KT(030200)의 목표주가를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내렸습니다. ‘탑픽’(top pick, 톱픽)이란 주식에서 여러 종목 가운데 엄선된 최고의 종목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KT는 왜 톱픽이 될 수 없을까요.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KT 이익 성장을 장담할 수 없고 DPS(주당배당금) 증가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라며 “여기에 KT 취약점인 과다한 고정비용과 잦은 경영 정책 변화로 인한 실적 신뢰도 저하가 ‘멀티플’(실적 대비 기업가치 배수) 할인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정부와 여당의 차기 KT 대표이사 인선 개입과 관련해서는 “언론에서는 KT CEO가 누가 될 것인지를 집중 조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주가 측면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얘기”라며 “가장 큰 문제는 CEO 연임은 물 건너갔고, 경영진 교체로 회사 경영 정책이 달라질 것이 분명해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7일 하나증권이 KT의 목표주가를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했다. /자료=하나증권
7일 하나증권이 KT의 목표주가를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했다. /자료=하나증권

하나증권은 올해 초만 해도 KT에 대해 ‘컨빅션 바이’(Conviction Buy, 강한 매수) 투자의견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것도 1월 10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서입니다. 김 연구원은 당시 “일부에서 지적하는 사법 및 정치 리스크도 없다”라며 “상식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다. 하루라도 빨리 KT 매수를 권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15일 “KT보다 LG유플러스가 월등히 투자 매력이 높다”라며 “LG유플러스와 KT 간 시가총액 격차가 30%는 좁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KT 주가 하락을 감안해도 LG유플러스의 탄력적인 반등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KT의 록보텀(rock bottom, 주가 바닥)으로 2만5000원을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KT의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차기 대표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기 때문입니다. 이날(7일)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 후보군 4명의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합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이강철 전 사외이사가 임기를 남겨둔 채 사퇴한 바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KT의 목표주가 하향조정 이유로 올해 이익 성장을 장담할 수 없고 DPS(주당배당금) 증가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출처=하나증권
하나증권은 KT의 목표주가 하향조정 이유로 올해 이익 성장을 장담할 수 없고 DPS(주당배당금) 증가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출처=하나증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KT의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와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임일이 겹친다며 음모론을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관치 논란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종 후보 결정하는 날에 맞춰 뭔 짓인겨????” “김 연구원은 신뢰감 상실로 확정되어서 아무리 말해도 믿지 않는다” “정치판 XX이들이 한 줌 권력을 가지고 사기업의 대표 선임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니 개인 투자자들이 속이 뒤집어질 만하다. 민영화된 지가 언제인데 지X들이 사기업의 대표 선임에 개입을 하나?” “얼마나 정치적 외압과 압박이 심하면 줄줄이 사의를!? 이렇게 정부가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게 공정과 상식이냐!?” “모두 검사 출신을 임명하면 되겠네?” “저런 무책임한 인사가 사외이사랍시고 목에 힘주고 월급만 축내고 있었으니” “누가 사퇴에 프레스를 주는지 왜 말을 못 하나?”.

올해 1월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3사 체제로는 처음으로 전체의 40%를 밑돌았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올해 1월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3사 체제로는 처음으로 전체의 40%를 밑돌았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3045만403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가입자(7621만5044명)의 39.95%로, SK텔레콤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1년 10월(39.63%)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하고 이동통신 3사 체제로 바뀐 뒤로는 사상 처음입니다.

KT는 가입자 1691만2350명으로 22.19%, LG유플러스는 가입자 1578만6473명으로 20.71%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번 통계는 태블릿PC·웨어러블·사물인터넷(IoT) 기기 가입자를 전부 포함한 수치입니다. 고객용 휴대전화 회선 수로만 따지면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은 41.89%였습니다. 한 누리꾼의 말처럼 영원한 1등은 없습니다.

“20년 넘게 (SK텔레콤) 써도 뭐 하나도 없음. 충성 충성하다 지원금 받고 OO(으로) 번호 이동했는데 이걸 왜 이제 했나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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