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리딩방 문자’ 주의보에 “청년 영끌족 지원 반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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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리딩방 문자’ 주의보에 “청년 영끌족 지원 반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2.27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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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 사칭 “투자손실 보상” 피싱 급증… 청년 지원대책 놓고 세대 내 갈등 심각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청년세대 안에서도 집값 등 투기 열풍을 부추긴 영끌족에 대한 미움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청년세대 안에서도 집값 등 투기 열풍을 부추긴 영끌족에 대한 미움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빚 탕감은 절대로 정답이 아니다. 나도 개인회생 중인 아들의 아버지이지만 이 사회가 너무 돈 돈 돈 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빈부격차를 감당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스포츠도박, 코인 등 재테크가 아니고 불법 등은 관계없고 돈만 벌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땀 흘리는 일은 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만연해있다. 그리고, 일자리가 없고 그 돈 받아서 평생 집을 살 수가 없다. 이런 실정인데 결혼을 어떻게 하며 애를 어떻게 나을 수 있나? 곧 정부에서 출산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하는 데 우선 첫째가 주택문제다.”

오늘(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가 소개되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청년 미래의 삶을 위한 자산 실태 및 대응 방안>(곽윤경 외)에 따르면, 19~39세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2021년 기준 8455만원이었습니다. 9년 전인 2012년(3405만원)보다 2.48배 불어난 것입니다. 이들 청년층의 빚이 급증한 것은, 집값 급등과 투자 열풍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집값 급등과 투자 열풍 영향으로 청년 가구주들의 부채가 급격히 늘었다.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집값 급등과 투자 열풍 영향으로 청년 가구주들의 부채가 급격히 늘었다.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처럼 청년층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 기관이라 속이고 유사 투자자문 서비스 피해보상을 도와준다는 안내 문자와 전화가 나돌아 주의가 요구됩니다. 2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정부 기관 사칭 유사 투자자문 서비스 피해보상 안내’ 관련 상담은 11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상담 사례를 분석해보니 ‘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법원·한국소비자원 등으로부터 피해보상 명령을 받았다’라는 내용으로, 주식리딩방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안내 문자는 피해보상까지 언급하며, 한국소비자원 직원의 위조 명함까지 붙여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기관이라 속이고 유사 투자자문 서비스 피해보상을 도와준다는 안내 문자와 전화가 나돌아 주의가 요구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정부 기관이라 속이고 유사 투자자문 서비스 피해보상을 도와준다는 안내 문자와 전화가 나돌아 주의가 요구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이어 관련 내용으로 문의를 하면 사칭범들은 “환급받지 못한 주식리딩방 회비나 투자 손실금을 코인, 주식 등으로 보상하겠다”라며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또 소비자가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 입금하면 금전적 가치가 없는 코인·주식 등을 지급한 뒤 연락을 끊는 수법으로 2차 소비자피해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식리딩방 피해보상 안내 문자는 발송하지 않는다”라며 “문자메시지나 전화에 응답했다면 입금, 신분증·신용카드 번호 요구 등에 응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면 경찰청 사이버수사국(ecrm.police.go.kr, 국번 없이 182번)과 불법스팸대응센터(spam.kisa.or.kr, 국번 없이 118번)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8월 2일까지 지역별 주요 키워드 검색 분포를 보면, ‘주식’과 ‘코인’은 전국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 투자 열풍을 짐작할 수 있다.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8월 2일까지 지역별 주요 키워드 검색 분포를 보면, ‘주식’과 ‘코인’은 전국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 투자 열풍을 짐작할 수 있다.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편 앞서 소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 평균 부채(8455만원) 가운데 79%인 6649만원은 금융기관 담보대출이었고,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은 1342만원이었습니다. 용도별로는 주거 마련을 위한 부채가 69%인 5820만원이었고, 사업·투자 용도가 1398만원이었습니다.

특히 청년층 20명을 집중 면담 조사한 결과, 정규직 종사자는 예금·적금 같은 전통 방식뿐 아니라, 펀드, 달러·엔화 등 외화 투자, 코인, 주식, 채권, 펀드, 부동산 등 매우 다양하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자산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경제가 좋아지면, 금융자산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특히 주식시장에서 활발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또 면담 대상자들은 특정 소득계층만 지원해 주는 청년 지원 대책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청년이 세금을 납부하는 만큼, 일부 청년만 특정 사업 혜택을 주고 기회를 주는 것은 형평성과 공정성에 어긋나고, 오히려 청년의 근로 동기를 저해하고 청년세대 내 갈등을 조장한다고 보았습니다.

27일치 ‘빚투·영끌에 청년 4~5명 중 1명은 소득 3배 이상 빚더미’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27일치 ‘빚투·영끌에 청년 4~5명 중 1명은 소득 3배 이상 빚더미’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주식리딩방 문자·전화 주의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속는 사람이 문제라며, 굳이 도와줄 필요가 있냐는 매몰찬 반응을 보입니다. 집값 등 투기 열풍을 부추긴 미움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입니다. 이 같은 미움은 ‘청년층 빚더미’ 기사에서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청년 지원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하루에 10통 이상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일을 제대로 못 보겠어요. ㅠㅠ” “피해보상을 해준다며 입금을 요구했대. 당하는 게 사람인가” “저걸 믿는 게 신기하다” “바보들 천지인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거지” “이익을 보려고 위험 감수하고 하는 게 투자인데. 손실 보상한다는 말 자체가 이상한 거다” “대한민국에서 좋은 거는 물어봐도 안 알려준다는 진리만 알고 있으면 됨” “정부가 할 일 없냐? 니들 도와주게” “왜 내 세금으로 저 XX 것들을 도와줘??? 누구 맘대로??”.

“자기 수입과 재산 등 능력에 따라 집을 장만하면 절대로 빚질 일 없습니다. 그리고 만일 능력이 안 되면 집을 사지 말고 전세로 들어가야지요. 능력도 없이 허영심만 가득하니까 결국 빚지게 됩니다. 이번 기회에 정신 차리고 고생 좀 해야 합니다” “세금으로 다 탕감해주니 나라 전체가 빚 무서운 줄 모르고 일단 빌리고 보는 거임” “세금 지원 필요 없어요. 집을 팔면 돼요. 매물 많아지면 올랐던 집값도 내려가요” “누군 할 줄 몰라 빚투 안 하나. 무리수로 감당 못 할까 봐 참는다. 이익 나면 떵떵거리며 으스대며 살 거면서 손해 나니 어쩌라는 거냐. 책임은 스스로 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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