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 초읽기 애플페이 무서워? 삼성·네이버 ‘페이동맹’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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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 초읽기 애플페이 무서워? 삼성·네이버 ‘페이동맹’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2.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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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네이버페이, 애플페이 출시 앞두고 온·오프 제휴… 누리꾼 “시장 독과점 문제없나?”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애플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이르면 다음 달 초중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애플 누리집
애플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이르면 다음 달 초중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애플 누리집

“통화녹음 안 되어서 그래도 삼페(삼성페이) 쓰련다” “통화녹음 솔직히 개 부럽긴 함. 그래도 내 개인정보 언제 빼내 갈지 모르는 두려움과 2년 지나면 지원 끊기고 성능 저하되고 운영체제 없어서 안드로이드 쓰는 거보단 나은 거 같음”.

기사 댓글 창에서 또 한 번 누리꾼들의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른바 ‘페이전쟁’이 가열되면서 삼성과 애플 휴대폰 이용자들의 케케묵은 말싸움도 버전업(version up)이 되었습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네이버페이 운영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전날 ‘디지털 라이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앞으로 결제와 월렛(wallet, 전자지갑) 부문에서 두 회사가 손을 잡겠다는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55만개에 달하는 네이버페이 온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또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신용카드 오프라인 가맹점 어디서나 삼성페이처럼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폰 태그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 박상진 대표(왼쪽)와 삼성전자 한지니 부사장이 지난 20일 디지털라이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파이낸셜 박상진 대표(왼쪽)와 삼성전자 한지니 부사장이 지난 20일 디지털라이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삼성페이가 그룹 관계사인 삼성카드가 아닌 다른 금융 사업자와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9년을 기다린’ 애플페이가 다음 달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삼성페이의 범용성을 더욱 높여, 애플페이의 경착륙을 노린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이르면 다음 달 초중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애플페이는 실물 카드나 별도 인증 없이 모바일 기기를 갖다 대는 비접촉식 간편결제 방식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사용하는데, 해당 기능을 갖춘 최신 단말기가 필요합니다.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가 안 됩니다. 단말기 비용 역시 20만원 대로 저렴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애플은 신용카드사에 소비자 사용 금액의 0.1~0.15%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삼성페이는 NFC 방식에 더해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로도 쓸 수 있는 MST 결제방식도 가능합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애플페이가 도입된 초반, 시장의 많은 관심이 쏠릴 수는 있으나 실제로 애플페이로 인해 기기를 변경하는 사람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미 삼성페이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기기를 변경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현대카드로 애플페이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자료=카드고릴라
국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현대카드로 애플페이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자료=카드고릴라

하지만 이러한 전망과 달리 국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현대카드로 애플페이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지난 6~15일 웹사이트 방문자 2082명을 설문한 결과, 57.0%(1187표)는 ‘현대카드(신규 발급 포함)로 애플페이를 먼저 사용하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은 12.2%(255표)에 그쳤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경쟁이 있어야 고객 서비스가 좋아진다면서도 삼성과 네이버의 협력이 독과점 문제는 없는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애플페이 나오니 네이버와 동맹!! 애플폰과 갤럭시폰 대결 넘어서 페이 전쟁이구먼” “그래 이거지!!! 현대랑 애플이 또 진일보하게 만드네. 독과점이 사라지니 이렇게 일 잘하는 거 봐라” “역시 경쟁이 있어야 서비스도 좋아진다니깐. 절대 독과점해주면 안 됨” “애플페이 따라 한다고 결제할 때마다 수수료 받는다면 망하는 지름길이다” “온라인 1위와 오프라인 1위의 동맹인데. 시장 독과점 문제없나? 공정위는 뭐한데?” “삼성이 애플에게 겁먹고 네이버랑 손 잡았다라고 해야지 정확한 표현”.

삼성페이 관련주인 지니틱스가 21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삼성페이 관련주인 지니틱스가 21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한편 삼성과 네이버의 ‘페이동맹’에 관련주도 출렁였습니다. 이날 지니틱스(303030)는 상한가인 2005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면 한국정보인증(053300)은 0.82% 하락 마감했습니다. 지니틱스는 국내 최초로 MST를 이용해 NFC 방식의 반도체를 개발했고, 한국정보인증은 삼성페이를 위한 지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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