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물로 본” 삼성전자, 통 큰 투자에도 현실은 ‘5만전자’ [사자경제]
상태바
“주주 물로 본” 삼성전자, 통 큰 투자에도 현실은 ‘5만전자’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3.15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주총회서 주가 관련 쓴소리 터져 나와… 60.1조 지역별 투자계획 내놨지만, 주가 ‘제자리’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5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5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9만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30% 넘게 하락했다” “노태문 사장은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사태 책임을 지고 사내이사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난해 3월 16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쏟아진 주주들의 쓴소리입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간 당시 주총에서 단연 화제는 ‘주가’였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1년 새 214만여명이 늘어난 주주 숫자를 반영하듯 16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그로부터 딱 1년 뒤, 다시 삼성전자 주총이 열렸습니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기관투자가·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4기 주총을 개최했습니다. 삼성전자 전체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581만명으로, 1년 새 15% 늘었습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난해보다 1000명 정도 줄어든 600명이 참석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삼성의 지역별 투자계획.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앞으로 10년간 제조업 핵심 분야에 모두 60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료=삼성전자
삼성의 지역별 투자계획.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앞으로 10년간 제조업 핵심 분야에 모두 60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료=삼성전자

다만, 낮은 주가를 지적하며 경영진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뉴시스에 따르면, 가족 모두 삼성전자 주식을 가졌다는 주주는 “10만원대에 주식을 샀는데 지금 6만원 턱걸이”라며 “주주를 물로 보고 있나, 어떻게 이렇게 주식 관리를 하나”라고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다른 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 주문도 쏟아졌고, 발언 뒤엔 박수도 나왔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한 여성 주주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으로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라며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한 부회장은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시는 주주들께 감사하다”라며 “향후에도 주주 중시 경영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화답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총이 열린 날,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앞으로 10년간 제조업 핵심 분야에 모두 60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충청·경상·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패키지 ▲최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등 지역별 특화 사업을 지정해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맨오른쪽)이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의 협력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맨오른쪽)이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의 협력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위치한 현주소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계획이 따라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집니다.

“tmsc(타이완 반도체 기업)만 확실하게 잡아버리면 삼성은 애플하고 바꾸자고 해도 안 바꿀 만한 지구대표 기업이 될 겁니다. 진심으로 승승장구해서 국보 1호 기업 쭉 이어가세요” “tsmc 따위는 삼성의 상대도 아니었는데” “뭘 상대도 안 돼. 원래 tsmc는 팹리스 최강자였고, 시스템반도체 급격한 성장에 따라서 tsmc가 더욱 주목받은 것인데” “제발 잘 알아보시고 댓글을 쓰세요. 삼성은 비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및 각종 가전까지 모두 만드는 회사이고 tsmc는 반도체만 만드는 회사인데 단순 매출을 가지고 비교하면 안 되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옛날부터 tsmc가 세계 1위였고요,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1위인 거고요. 한 십몇년 전부터 삼성이 비메모리 반도체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최근에서야 tsmc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겁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만 따지면 삼성이 tsmc에 상대도 안 되는 거예요”.

“산학협력을 위한 캠퍼스를 만들 경우는 송도나 평택처럼 특정 대학의 간판만으로 지정하는 대신, 여러 대학의 관련학과 대학원이 입주하는 방식의 합동 캠퍼스를 조성하면 좋겠다” “접근성 떨어지는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이라. 출퇴근길에 앞사바리(대형 트럭) 2대만 지나가도 난리 나는 곳이고, 이제 오산에서 남사까지 4차선 도로 환경평가 예산 경우 받아 놓은 곳인데 반도체 클러스터라. 거기 물이라곤 농사용 저수지 딸랑 하나인데 물 공급은 어찌하려고 하는지 생각은 좀 하자” “미국이고 중국이고 다 투자하지 말고 우리나라에만 투자해라. 당하기만 한다”.

반도체 업종은 올해 큰 폭의 감익이 예상되지만, 재고가 높은 현 시점이 매수 적기라는 투자의견이 나왔다. /자료=대신증권
반도체 업종은 올해 큰 폭의 감익이 예상되지만, 재고가 높은 현 시점이 매수 적기라는 투자의견이 나왔다. /자료=대신증권

한편 대신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와 무관하게 반도체 업계 공급 조절로 업사이클 진입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매수’ 의견과 함께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8만원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1.36% 오르는 데 그쳐, ‘6만전자’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증권사 리포트 제목처럼 ‘뻔하지만 당연한 최고의 선택’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