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뺨친 증권사 돈 잔치, ‘예탁금 장사’를 아시나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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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뺨친 증권사 돈 잔치, ‘예탁금 장사’를 아시나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2.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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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예탁금으로 4년간 2조4670억 벌어 5965억원 지급… 과거 20년 동안은 아예 안 돌려줘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생색내기에 나선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돈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생색내기에 나선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돈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투·삼성 0.4%p, KB 0.3%p 인하 이어 메리츠·미래·NH투자증권도 검토 중”

증권사들이 잇달아 신용거래융자(신용융자) 이자율을 내리고 있습니다. 은행과 함께 “이자 장사”를 한다는 고객들의 비난보다 금융당국의 압박이 무서워서일 겁니다. ‘신용융자’란 증권사가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지난달 16조944억800만원이던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16일 17조1423억3300만원으로 1조원 넘게 늘었습니다.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생색내기에 나선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돈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2조4670억원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이었습니다.

증권사에 맡긴 고객 예탁금은 다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됩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이 예탁금으로 투자하고, 그 수익금을 증권사에 나눠 줍니다. 증권사는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한국증권금융에 고객 예탁금을 맡기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는 셈입니다.

증권사들의 지난 4년간 고객 예탁금 규모는 ▲2019년 26조6500억 ▲2020년 48조1556억 ▲2021년 68조1898억 ▲지난해 59조7299억원으로, 모두 202조7523억원입니다. 이를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률이 최고 1.94, 최저 0.8%였습니다. 금액으로는 ▲2019년 4513억 ▲2020년 4410억 ▲2021년 5012억 ▲지난해 1조735억원 등 모두 2조4670억원이었습니다.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2조4670억,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이었다. /자료=양정숙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2조4670억,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이었다. /자료=양정숙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이들 이익금은 예탁금 규모에 따라 해마다 똑같은 이율로 증권사들이 나눠 받습니다. 이는 다시 개인별 예탁금 액수와 그해 금리에 따라 고객에게 이자로 지급됩니다. 다만 이자율은 ▲예탁금 50만원 미만일 경우 평균 0.1~0.2% ▲50만~100만원 미만은 평균 0.2~0.3% ▲100만원 이상일 때는 평균 0.2~0.4%로, 전체 평균이 0.2% 수준에 불과합니다.

증권사들이 챙긴 수익률(0.8~1.94%)과 견줘 보면, 고객에게 수익금을 되돌려주는 비율은 4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연도별로 ▲2019년 1739억 ▲2020년 1235억 ▲2021년 1020억 ▲지난해 1970억원 등 모두 5965억원이었습니다. 고객 지급액을 빼고도 지난 4년간 2조원 가까이 되니, 증권사들이 수십 년간 벌어들인 이익은 상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계기로 1998년부터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고도 2018년까지 고객에게 단 한 푼 되돌려주지 않았고, 불로소득으로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했다”라며 “이익 금액을 예탁금 주인인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 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양 의원은 그러면서 “최근 금감원이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성과급을 3년간 나눠 지급하는 ‘증권사 성과급 이연제도’와 손실 발생 때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제도’ 채택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그 진행 과정과 결과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객예탁금 이자장사 소식에 누리꾼들은 그동안 증권사에 쌓아뒀던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고객예탁금 이자장사 소식에 누리꾼들은 그동안 증권사에 쌓아뒀던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그동안 증권사에 쌓아뒀던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다만, 주식투자 여부에 따라 온도 차이는 있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세금 관련 제도 보완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은 서민의 피를 빨고 힘들 때 국민의 혈세를 수혈하는 기생충과 같은 집단이다” “이거 또 소송해야 하나 도적X들” “증권사와 은행에 세금을 더 때려라. 서민들한테 거래세금 뜯어가지 말고~~ 증권거래 자주 하면 1년에 몇천만 원 수수료에 세금 떼어가는 도둑X들아” “증권사 배 불릴 바에 골드 달러 갈아타면서 쟁여라. 남 좋은 일만 시키지 말고” “은행, 증권사, 카드론은 뭐 건설사는 말할 것도 없이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서민 돈으로 떼돈을 버는 기업이죠. 대출이자는 높고, 예/적금(이자)은 쥐꼬리만 하고. 여기에 법도 엉망이죠. 이러니 우리나라는 아직 중진국에도 진입 못 하는 나라죠”.

“몰라서 안 했나? 눈감고 사기 치는데도. 이제는 거래세나 수수료는 없어져야 한다. 거래금액 관계없이 사이트 사용 수수료 고정으로 내면 된다. 손실보전도 안 하는 것들이 수익나면 엎어서 수수료 챙기고 나라에선 세금도 불로소득이니. 이것들이 왜 필요하나?” “일반 국민들 세금 거둬서 재난지원금 메울 생각 하지 말고~~!!! 금융권에서 세금 좀 더 거둬라~~!!! 인센티브 잔치 그만하고” “정유사 한전 코가스 (실적) 마이너스에 성과급(도) 문제여. 거기다 전기세(료) 가스 다 오름. 이거다 국민에게로 (부담)” “세금 미리 떼어가서 연말정산 환급할 때 미리 떼어간 세금 이자는 왜 안 주냐. 정부 네 X들도 이자 환급해라. 그거야말로 이자 장사 아니냐”.

신용융자 잔액은 이번 달 들어서만 지난 16일까지 1조479억2500만원 늘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신용융자 잔액은 이번 달 들어서만 지난 16일까지 1조479억2500만원 늘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한편 지난 13일 유안타증권은 일부 고객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0.05∼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이틀 뒤 DB금융투자도 기간별로 5.76∼9.9%이던 이자율을 6.06∼10.20%로 인상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행 7.10∼9.60%인 이자율을 다음 달부터 7.10∼9.90%로 올릴 예정입니다.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주식담보는 어차피 100% 무위험인데 왜 이자가 10프로냐? 은행보다 더 날도둑X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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